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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자나깨나 가스조심

모처럼 한가한날이라 밀린 가사일을 해야 하건만
봄날은 조래 포근하고 바람은 살랑이는데 ~~~~
들꽃내음를 맡을수 있는 좋은 곳이 인근 면단지에 생겨 죽향이랑 만났다

점심시간이 좀 늦어 일단 민생고를 해결키 위해
맛나고 부담없는 칼국수 샤브샤브집에 들렀다
주문후 막 나오기 시작하는중 걸려온 전화 한통
평소의 우아한 목소리완 반대로 급하고 빠른 부르짖음은

너 지금 집에 있니
울집에 가스 켜놓고 나온것 같다
열쇠집 불러 얼른 가서 문 따고 가스 좀 봐라
나온지 한시간이나 됐는데 아이구 야야 정신이 하나 없다
오후강의가 있어 늦게 나왔다가 지금 막 생각 났다<평소 잘 알고 있는 언니는 대학교수이다>
아이구 언니 알았어요 저도 지금 밖인데 관리실과 경비실 전화 할께요

부리나케 관리실에 전화하니 아직 불났다는 주민 신고도 없고
아파트엔 이런 전화가 하도 많이 오니 관리실 아가씨도 느긋하다
불이 날것 같으면 벌써 났을 시간이고..
<불이 나 소방차가 엥엥거리며 오기도 했다 몇번 이나 >
나만 급해 동동 거리며 확인해 달라고 하고
아파트 라인 가스를 열었다 잠글수 있지 않느냐고 방법도 이야기 했다
그런데 요런 경우 대다수 가스를 잠그고 외출 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이
확실하다로 굳어지고 와보면 잘 잠겨진 상태가 허다하다
다시 전화 걸어 언니 관리실에 연락했고 경비아저씨가 현관앞에 가보니
불났는것 같지 않다고 하니 안심하셔요~~~
언니는 신랑 직장으로도 전화 해놓고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나이 먹어가면 갖는 건망증인가 급하게 외출할땐 정말 가스불 확인 확인 해야 한다

왜 이렇게 열을 올리나

지난 가을에 이몸이 몸소 겪은 일 이 아니던가~~~
시엄니랑 천안에 가기로 해 일박을 해야 하니 식구들 먹거리 준비 해놓고
엄니는전날 철야기도회 가셨는데 갈아 입을 옷 새로 가져 오라기에
짐을 다 실어놓고 차로 집으로 또 미장원 가신다기에 모셔다 드리고
여러가지 일을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다가 드뎌 출발
고속도로에 올라 김천을 지날 정도가 되니 물끓인다고 주전자 올려 놓은 것이 생각 났다

분명 가스불을 켠것은 확실한데 도무지 끈 기억이 없다
바로 그때 부터 제정신이 아니다 김천 톨을 지났으니 돌아가시도 넘 멀고
그 시간 동안 불이 났을것 같아 관리실에 전화하고 옆라인 친구에게 전화하고
신랑사무실에 전화해 빨리 집에 가보라고 하고~~~
고속도로를 한손으로 운전하며 전화걸고 전화받고~~~~식은 땀이 흐르고
우와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추풍령까지 왔다
옆라인 정미가 전화왔다 걱정 하지 말라고~~일단 전체 가스를 껏다고~~
연기도 타는 냄새도 아무것도 없다고
울집 라인 경비실에 경비 아찌들 몰려 섰고 아줌니들도 여러명 나와있다나
납품으로 일이 바쁜 신랑이 집에 와 보니 물은 얌전히 다 끓여 녹차로 준비해
한통 가득 담겨져 있고 가스는 물론 다 잠겨져 있고 중간 밸브도 완벽하게 다 잠겼있단다
근데도 잠그지 않은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 그쪽으로만 생각이 마구 몰려 가던걸 뭐

신랑에게 일주일 정도 기 죽어 지내고
외출시엔 반드시 가스를 확인하고 나가는 버릇을 가지라고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다
정말 외출시엔 반드시 가스확인~~


그래도 들꽃은 구경하고 돌아왔다

200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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