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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금붕어 기르기

햇살이 눈부신 주말
한나절이 조금 지났는데 아파트앞 난전은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누군가 딱 정해진 자리는 아닌듯 날마다 미리오는 사람들이 전을 펴나보다

오늘은 나이 지긋하신 영감님이 도자기 전을 펼쳤다
항아리 뚜껑이라든가 작은 자배기류와 각종 컵나부랭이이고
옆 전은 상종류가 자리 잡았다


도자기 전에서 한참을 구경했다
지난번 두어달 도자기 배운다고 깝죽대다가 팔 관절이 탈나 아직도 애를 먹는중이고
두번을 굽고 유약을 바르는 그 과정의 어려움이 조금은 짐작되
팔천원이라고 부르는 항아리 뚜껑이 비싸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울집 새 식구 금붕어 일곱마리가 살아가기 아주 마촘해 뷘다
칠천원에 가격 에누리해 안고 들어 왔다

맑은 물에 싹싹 씻어 자잘한 자갈을 몇개 놓고
아스파라거스로 멋들어 지게 수초도 만들어 주고
새 보금자리로 다 옮겨주었건만~~


약 3주전 이마트에서 수족관점 오픈기념으로 선착순 구매고객 500명에게
금붕어를 무료로 나뉘어 주었다
어찌 내 차례가 와 일곱마리를 희희낙락 하며 비닐 봉지에 얻어 왔다
물론 지금껏 살아오면서 키워본 경험은 전무
먹이를 한통 사면서 간단한 주의 사항을 들어오고~~~먹이 넘 주지 말고
수돗물 하룻밤 앉였다가 갈아주고 등등....

식구들 반응은 첨엔 무덤덤 ..비린내 날것인데~~~~어디다 키울꺼야~~~
첨엔 유리 화채그릇을 염두에 두고 왔는데
두군데로 분산해 놓으니 어쩐지 썰렁해 뵌다
집에 있단 수반에 옮기니 밖이 보이지 않아 불편할듯해
목이긴 유리 수반에 옮겨 주니 오르락 내리락 잘 헤엄친다

나중에 보니 전부 위로 동동 떠 주둥이만 내밀고 있어서
인터넷에 찾으니 산소 부족이라나~!~~
해서 조금 큰 장독 뚜겅에 자갈 넣고 셀렘잎 하나 넣고 넣어주니
그중 나은듯 해 보기 좋다
그러나 웬걸 금이 갔나 아침에 보니 거실에 물이 흥건하다
다시 수반에 옮겨 좁은 집에 살게 해주고 어항을 구해야지 하는중 이었었다

무릇 살아 있는것을 기르노라면 정이 절로 생기는가
식구들 들여다 보는 횟수도 늘고 요리조리 움직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야 적절할까
이리저리 옮겨야 함이 애틋해지고
밤엔 어찌 자나 살짝 들여다 보니
잎새 아래 숨었나 보이지 않는다
아슴한 새벽녁에 깨는 중이나 헤엄치니라
촐랑이는 물결 소리가 잔잔히 들리고.....


근데 이게 웬일 새로 산 항아리가 너무 독한가
하루 묵힌 수돗물이라 수질은 괜찮을것인데
주일 낮에 보니 가장 작은 한마리가 배를 보이고 죽어 있다
어머니왈 잿물에 만든 독이 아직 독이 덜빠진 탓이라
거기다 염소가 섞인 수돗물이랑 합쳐져 그럴거라 짐작되
다시 좀 작은 수반으로 옮기고~~신랑이 약숫물 새로 퍼다주어
지금은 좁은 거기서 여섯마리로 줄어서 놀고있다

항아리 두껑은 며칠 물에 담궈 독소를 빼는중이고~~
내일쯤 이마트에 들러 몇가지 공부 더해야 겠다


토끼를 거쳐 금붕어라 ~~~
04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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