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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소꼽친구

초딩 친구를 찾은날...

잃어버린,잊어버린 동네 소꿉친구를 찾았단다..
통화도중 울고 불고....
이름이 부르고파 다시 전화하고...
또하고...


느이들은 이런 기분 모를거야
중학 2학년때 타 지역으로 전학을 해버린나와..
고1때 서울로 전학 가버린 친구랑 ..
근 30년이 다 되어 만나게 되었단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경찰청과 공무원을 동원하고,
옛날 살던 동사무소를 뒤지고, 서울사는 노처녀친구가 고생했단다
한동안은 미국에서 생활했단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만큼 많은 친구들이 생기고 없어지고 했지만
마음한켠에 늘 남아있던 친구 였단다
이것이 이뿐 얼굴만큼 평탄하게 살아가기나 할까
영화배우를 하다 말았다는 소식을
끝으로 모든친구들과도 소식이 두절~~`
살아가면서 나이 들수록 날마다 생각나던 아이였단다

앞 뒷집 살면서 초딩땐 한반도 여러번
둘다 많은 친구를 사귀지도 못하면서 ~`늘 붙어다니다가,
으레 맏이인 개네집에 모여 살았단다
다투면 한사날 말도 안하고~~~
내가 전학을 하고 편지를 주고 받다가
우리집도 이사를 하고 그시절의 열악한 통신탓으로
영 못보고 살았잖아

혹 나만 그리워한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맘은 서로을 확인한 전화로
그만 둘다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단다
서울과 구미 넘 멀다~~
유월에 있을 초딩 동창모임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담주수요일 중간 기점인 천안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친구들아 나 행복하다 축하해주라 ....
그리고 기다려라...

* * *

옥이: 너 지금 어디쯤 왔니
선아: 여기 수원지나고 한 10분후면 도착할거야...

옥이:누가 지금 날 보면 어디 초상집가는줄 알거야
왜 이렇게 눈물이 자꾸나니..
선아:그런 말 하지마 나두 눈물이 날것만 같아..

..............
중간정도인 천안에서 만남이 서울로 갑자기 바뀐것은
막연히 낯선곳에서의 만남보다 좀더 긴 시간을 보낼수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서로의 소재를 확인한 8일 이후부터 만나기로 한 17일까지
거의 몽롱한 꿈상태로 보낸것 같다
눈을 뜨면 전화가 오고,갑자기 생각나서 전화를 하고
하루 대여섯번이 넘게 전화가 오고갔다
저녁이면 나뉘는 가족과의 대화가 그애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그시절 이웃들 가까운 집안처럼 산것같아
앞 뒷집으로 살면서 갠 나보다 10센치는 더 큰키에
언제나 나를 동생처럼 잘 보살펴 준것 같아
잘 사는 집의 맏이 답게 옷도 이쁘게 입고,
까매서 별로 표나지 않는 이뿐얼굴, 모든점이 큰 언니같다고나 할까

영등포까지 오는 세시간 10분이 조금도 지겹지 않았단다
_12시 24분 도착_
앞뒷집 살던 친구포함 세명이 역에서 기다리는 환대를 받으며
<두 친구는 작년 강릉 동창회서 이미 만났음>
그냥 안고 울었단다
나두 몰래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니
살아오면서 많은 친구를 만나고 헤어지고..
지금도 외롭지 않을정도인 친구를 서로가 가지고 있는데..
왜 눈물이 나도록 찾고 싶었는지 나이탓인지..뭔지..모르겠다

옥이:가는 세월만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아직도 피부가 곱구나..
근데 너 참 많이 컷다...고맙다...만나게 되어 고맙다..
선아:그때도 이뿌더니 아직 이뿌네...길거리에서 만나면 난 몰라
볼 것 같아
나만 세월따라 불어서 뚱땅한 아짐이 되었는데...

기사로 자처한 우리 앞집 <그땐 말도 안한> 윤이머스마랑
옥이의 단짝인 덕분에 자동으로 나하고도 친한 희야랑...
라이브카페가 즐비한 백마라나...점심을 들고..
장흥을 지나 멀리 임진각까지 한바뀌 돌았단다
차안은 조잘조잘 재잘재잘...
이름난 가수의 좋은 노래 듣는것보다 우리의 조잘댐이...기쁘고 즐거웠다
창밖의 남녁엔 지나버린 아름다운 사월이 아직도 한창이고
흐른세월만큼 제각기 제자리서 한몫을 하는 나의 소중한 소꿉동무들..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저녁을 희야가 거하게 쏘고...
중1부터 서울유학파인 용이가 마침 윤이에게 전화가 와
다섯명이 한자리에 앉았단다
용이만 술을 쪼개 해 , 독실한 교인인 윤인 한잔도 못하고,
우린 술을 잘못해 ...물에다 소주 한방울 탄것 왜 그리 맛없니

옥이네 집에 우루루 갔다
이웃하여 사신 옥이 친정엄니께 인사드리려고..
, 강원의 백금녀둘째아들요,단짝이던 희야 아시죠,
앞집살던 침쟁이 아줌마딸 선이에요 구미에서 떡을 해가지고 왔어요..
세월따라 연로 하신 엄니가 다 기억해내는것은 무리..


옥이랑 희야랑 선이는 그날 밤을 새다시피 했다
헤어진 그많은 시간을 우리 앞으로 차곡차곡 채우며 인생을 보내리리
........
뒷날 구미에 오기 위해 나선 영등포역에선
동네아이들의 배웅과 함께한 따스함과
윤이가 여자애들 모두에게 선사한 화장품 한세트를 들고
돌아온 시간은 오후 다섯시였다


* * *

옥이랑 희야랑 이곳에 온단다
만났다 헤어진지 한달이 채 안돼
살고 있는 모습이 ,가족들이 어떤 모양으로 살까 궁금 해
내려 온단다

물론 내가슴은 그때부터 붕붕 떠오르고
어떤 맛난걸 대접할까
어딜 다니며 보여줄까...........


철이랑 자야도 불러야지
윤이도 내려 온다는데~~~`

김치도 세가지나 담궈났고
집안도 반짝반짝~~~~~~
육개장도 한솥 ,은행과 밤과잣을 넣어 영양밥도 보슬보슬~~
요런 조런 전도 부치고
요맛조맛 나물도 무치고~~~~

저녁에 신랑들이랑 동네 주막에서
잔을 기울기도 하고~~~~

2002.5
[ 친구 ] 윤이는 어린아들 둘만 남기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20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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