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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오월의 한복판에서

하늘은 한없이 맑고, 바람은 상큼하다
여름이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온 동네 아니 도시 전체가 향긋해져버렸단다..
......아카시아 꽃은 피었다, 지고 ....
기차가 지나가는 길 옆 아파트단지에
장미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면서...
눈에띄는 담장마다 붉고 희게 장미가 손짓 한다
꽃중의 왕 장미의 계절이 왔느니라

아!!!
잔치를 앞두고 이곳 작은 도시는 날마다
술렁술렁 길가를 파헤치고
인도에 요렇게 조렇게 모양을 맞추더니
어느틈에 단장한 도보로 둔갑하고
거리벽화는 시민들과 더불어 완성에 이르렀느니라
그리고 지금은 잔치 중이니라
타 지방의 많은 선수들이 보다
나은 기록을 위해 땀을흘리리라
대도시에선 늘 볼수 있는 이런 작은것도
이곳은 의식있는 시민들만의 관심거리지<?>

이렇게 거리도 눈부셔지고 계절은 아름답건만
딸내미는 사흘씩이나 치르는 중간고사를
겨우 마쳤느니라

겨우를 잘 이해해주셨으면......
시험임박하면 막 졸려서 펑펑 자고,
끝나자 동시에 두눈이 초롱초롱해지는
나의 딸내미니라.....

하교시간에 맞추어 데리러 갔다
한무리 우루루 나오는 아이들중에서도
나안 0.1 교정0.7인 내눈엔 그냥 팎 띈다...
내 눈엔 그냥 이뻐 보이니~~~~~
시험마침 기념으로 점심을 한끼하기로 했지
쌍칼질을 좋아하는 딸내미지만 어버이날 선물대신
뽀뽀만 한 죄로 냉면집으로 갔지

(우린 많이 토닥거린다 딸년 왈 엄마는 친구 같아요, 정신연령이 낮아요)

북한빈대떡과 평양식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이 엄마의 특별 서비스로 드라이브를해주기로 했단다
빨리 집에 가서 멜 확인해야 된다는
말도 강압적으로 무시하고

산업도로를 지나 D백화점앞을 경유해서
금오산 산책도로로 접어들었단다
초여름에 접어든 도립공원....
별로 높지 않지만 약간은 험하기도 한곳
시민의 휴식처, 멀리 친척들이 방문하면 한번정도 모시고 가보는곳
별달리 가볼만 한곳이 없어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곳
손질이 잘되어 있느니라......
시내에서 올라오는 4차선도로의 벚나무 행진,
맨발로 걸을수 있는 지압도로,
모퉁이를 돌며서 보여지는 그 깊이를 알수 없는 금오지...
남쪽에서 올라오면서 찾을수 있는 산속의 꼬불 도로,
봄이면 영산홍이 그 붉은 빛을 자랑하느니라
그길을 걸어 산을 찾는 우리네 많은 이웃들....

단풍나무, 벚나무 ,상수리 나무 ,소나무,떡갈나무,그냥 기억도 못할 나무들로
산은 연초록으로 계절을 수용하고 있었다
사계절을 읽어주는 우리의 아름다운산, 오솔길,내리막길, 언덕길

금오저수지를 굽이 돌아 나오며 말했느니라 ...
엄마는 교양만 있는게 아니라
이렇게 분위기 있는 여인이라고...
영원히 철이 들지 않는 엄마의 끝없는 교만에
딸내미는 집에 빨리 가자고 독촉을 하고....
(인정머리 없는가시나)


퇴근한 신랑에게 뻐겼단다
사춘기를 막 지나 엄마랑 새로 대화의 문을 열어
오늘 둘만의 데이트를 가졌다고...
당신은 나로 인해 딸을 두었으니 늘 감사하라고....
..

2001년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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