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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사월에~

한아름 웃음을 내뿜던
벚꽃들이 꽃눈이 되어
난분분 휘~~ 날리던
금오 저수지길을 돌고 왔다네

가뭄이 심하다고 해도
경파정까지 차오른 물은
오리배를 띄우기엔 넉넉하다

몇몇 젊은 아낙들이
유모차에 아이들을 싣고
꼬불꼬불 도로를
재잘재잘 걷는 모습이 너무 이뿌다

우리네보다 중년인 아줌니들이
벚꽃아래 꽃보다 환한 웃음으로
카메라를 향해 사월의 하루를 동여맺네
아이들은 자라 저희들끼리
세상을 나뉘고
함께 늙어가는 서방의 허락을 받은
아마 오늘은 자유로운 나들이겠지
얼굴들이 알딸딸해 보이고
타지 관광지이니 저렇게
몰려나와 좋아하겠지

저수지에서 돌아 굽이굽이
시내로 나오는 맨발로 걷는 그길가엔
대낮이라선가 몇몇의 사람들뿐...
벚나무의 꽃눈아래엔
조금씩 푸른잎이 돋아난 개나리
그리고 사이사이 노란 산수유꽃
봄을 안은 아름다운 산
그 속에 우리가 있네

절기 모르는 사월의 바람은
만개의 시기를 앞질러 잘라버리고
겨우 몇날 황홀한 사월이 되고 말것만 같아....
삶 속에 늘 묻어나는 아쉬움..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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