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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축복

춘천가는길

남편의 회사가 창립 기념일이라서 쉬게 되어
월요일이 낀날이 되어 사흘을 내리 놀게
되었다
크리스찬은 주일성수를 해야 하기에
정말 금 싸라기 같은 귀한 연휴가 되었다=월 그리고 화요일


어머님께 거짓말을 약간 보태 아이를 맡기고
소유하고 있는 봄옷중 가장 예쁜 옷으로 단장을 하고
의복에 신경을 쓰지 않는 신랑은 대충 걸치고 (그래도 워낙 잘생겨서 멋있음)
계란도 삶고, 과자도넣어, 묵지룩한 여행가방을 들고 룰루 랄라 집을 나섰다



목적지로 잡은 곳은 호반의 도시 춘천
연고가 없어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
박경리 선생이 사신다는곳....


이곳 남쪽내륙 땅에서는 멀고 먼 천리길이라.......
전자공단인 구미를 거쳐...
마늘산지인 의성을 지나.....
하회마을,도산서원이 있는 안동을 휙 지나....
예천 ,영주를 지나니 아 고속도로가 끊겼네
그래서 어지러이 빙빙도는 죽령재를 넘어 단양에 겨우 도착했다
몇년전 여름휴가을 왔던 곳이라 제법 아는척도 하고....
도담 삼봉이 어쩌구..온달 동굴이 저쩌구..
제천에선 새로이 연결된 중앙고속도로를
마구 달려 원주에 닿았네
어릴적에 원주에 잠시 들렸던 기억을 가다듬기도 전에
그 유명한 홍천 뚝배기로 점심을해요라는
마누라의 애교성 발언에
발 쉴틈도 없이 우리 신랑 홍천으로 내리 달렸다
아니 근데 왜 홍천엔 그 뚝배기집이 이리 안보이지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붙잡고 물어봐도 모르신다니....
모를일이로다
역시 현인 (?)들은 향리 사람들은모른다더니
허명이었나?


홍천읍 일주을 한후 겨우 찾아낸
허름한 조립식 건물
시장이 찬인지 잘 모르지만
하여간 맛은 아주 일품이었다

지도책을 보니
이곳에서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고속도로,국도.국도들
홍천과 춘천 사이는 약30분거리가 채 안된다
개나리가 비죽이 웃기 시작하는 남쪽가는 달리
이곳은 산과 산사이엔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고
시린 바람으로 아직도 해동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춘천 가는길 내내 센 바람이 불고 또불었다


그러나 마침내 도착한 아름다운 도시춘천
정겨운 강원도말씨
도시전체를 감싸고 흐르는 맑은 호수 ,호소
시베리아 소양호 그리고 유람선
냄새만 맡고 온 춘천 닭갈비....
너무 추워 차에서 내리지못한 춘천 일주...
후다닥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춘천행 이야기 ....

구랑과 구부가 아닌 20년전의 연인으로
돌아간우리 부부
당신이 즐거워 하니 나도 기쁘다란 하늘 같은 남편
무조건 행복하세요라는 엄명을 감히 내리는 마누라
이 작은 여유 그리고 사랑
세상에 나만큼 행복한 사람 얼마나 될까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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