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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사십대 과로사

설을 하루 앞두고 또 한 사람의 초딩친구가 멀리 갔다
아프단 소식을 들은것도 지난달 대구갔을때니 한 달포나 되었나~~
불과 두어달 전에 만났을때도
그럴 기미는 전혀 없었다

자리가 자리니 만치 조금은 엄숙하게 인사를 주고 받고
<울 아버지초상때라 초딩동창모임에 함께 왔었다>
아이들 자라는 이야기
친구들 야기로 잔을 기울이다가
몰려 왔다가 몰려 가는 바람에
특별히 친한 사이도 아니어
그냥 그렇게 본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울나이 이제 마흔 중반들
어릴적 한동네서 ~한 학교에서 자라던
소꿉친구가 하나씩 둘씩 돌아 오지 않는 곳으로 가버리곤한다


작년에도 올해도 ~~~
원인은 간암이라고 하니
아니 원인은 스트레스와 과로 일것이고 결과가 간암이 되어
친구들을 데려 가나 봅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는데
아무런 자각증세도 보이지 않는것 같고 ..
넘 피로하거나 배가 아파 병원에 들렸더니~~~~남은 생 한달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병명으로 놀라게 한다


사람의 생은
미리 작정되어지고 주어지는 것일까
너는 요만치 너는 이만큼으로~~~우리네 삶 한치 앞을 모른는데
인간의 평균수명이 어쩌구~~~인생은 팔십부터라 어쩌라
앞뒤 옆 시댁쪽만 봐도 팔순이 넘는 그냥 살아 있으매 사는
장수 하는 사람들이 많고도 많은데
어쩌면 팔팔 하던 사람들이 그냥 쉬이 그렇게 가보리고 마는것인지
우리네 무지한 삶이 어찌 알겠는가 ~~~하늘의 뜻을~~



아 안됐다 생각만 하고 잊고 살았는데
어젯밤에 동창홈에서 올린 글을 읽으니 가슴이 아리다
늦게사 방문한 애들이 그 곳에서 올망졸망 모인 유가족을 보고
차마 발길돌리기가 힘들었답니다


어릴적 부터 껑충한 키에 말도 별로 없어
안동양반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애는
결혼도 늦었선지 아이도 늦었다

장남이라 칠순이 넘은 그애네 모친이랑~~~~~
일곱살 큰 딸이랑 여섯살 작은 딸이랑
이제 돌 된 막내딸 이랑 그애 각시~~~
여자들만 소롯이 다섯이 남은 것이다

공무원인 그애가 남긴
얼마만한 재산을 남겼는지 보험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빠가 없는 세상을
남편이 없는 세상을~~~~보내야 할 남은 가족들이
너무 너무 안쓰럽고 가엾다
아들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그래도 많은 의지가 될텐데...

200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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