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시엄니는 꼭지를 따고
마흔 중반인 며늘은 추긴 헹주로 여름내 뜨건 햇빛과
가을 바람속의 단 햇살에 여물고 말린 태양초 고추를 닦는다
먼지는 헹주에 묻어나고 고추는 이제 검붉음이 여과없이 드러낸다
마을금고 앞에서 몇년째 채소를 파는
무주아저씨의 고랭지 배추를 마흔포기 남짓 사
국산 소금물에 적셔 천일염 소금을 골고루 뿌려 절여 놓았고...
터미널 옆 농협에서 신랑 팔뚝보다 더 굵고
싱싱한 잘난 놈으로만 골라 무우를 다섯개나 골랐지
데려먹으면 감기에도 좋다는 하얀부분이 통통한 쪽파 한단이랑
갓한단이랑 청각 한 조금,생강 반봉지
아차 물많고 달디단 배도 두알 샀잖아.......
신랑친구네 농장서 일찌감치 구입해놓은 실하고 향 짙은 마늘도 접반
죽향이네 교회 권사님이 파시는 강경산 맛갈스런 새우젓갈도 한초롱
지난 여름에 삽교호 옆서 사온 진국 멸치 젓갈 한통......
어제저녁 뽁아놓은 참깨 한컵이랑
주공 상가 방앗간서 곱게 갈아온 고춧가루에
믹서에 갈아 쑤어 놓은 찹쌀풀이랑
해마다 신랑몫인 만큼 잘 까 맑은 물에 두어번 헹궈
플래스틱 절구지만 콩콩 콩 찧어 놓은 마늘이랑
이리저리 얼려 얼려 김치양념을 만들었다
다같은 재료지만 그 배분울에 따라 각자의 집 김장맛이 구별되는데
이제 이십년이 넘어도 항상 작은 조심스럼으로 준비를 한다
하나의 완성된 맛을 향해서....
맵고,짜고,달고,시원하고,삼삼한,시간이 흐를수록
신맛을 보태 정말 맛난 김치가 되는 울집 김장......
오후에 절여 저녁 먹고 한번 뒤적이고
자정쯤 먼저 저려진놈 약간 큰놈 구별지어 놓고
새벽에 깨어 맑은물에 두어번 씻어 건져 놓으면
담날 모두가 출근하고 엄니도 노인정 가시고 나면
일 시이작~~~~~~~~~
무슨 김장을 그리도 많이 해요
직장생활하는 서울 올케에게도 한통
늘 주고 싶은 하나뿐인 여동생네도 한통
교회 모 집사님댁도 한통
시누에게도 맛뵈기로 세쪽,
아직 김장 안한 옆라인 친구 미야도 세쪽
누구,누구누구,두쪽,두쪽....금방 팍팍 줄어 시엄니 어찌 눈치 보이지만
그래도 주는 즐거움은 조끔 받는 즐거움은 조금 더...일까
올해도 김치 냉장고서 알맞게 맛들어 신랑의 미각을 자극해
김치뿐인 식탁이 잦지만 항상 행복해 하길 원합니다
2003.12.16
마흔 중반인 며늘은 추긴 헹주로 여름내 뜨건 햇빛과
가을 바람속의 단 햇살에 여물고 말린 태양초 고추를 닦는다
먼지는 헹주에 묻어나고 고추는 이제 검붉음이 여과없이 드러낸다
마을금고 앞에서 몇년째 채소를 파는
무주아저씨의 고랭지 배추를 마흔포기 남짓 사
국산 소금물에 적셔 천일염 소금을 골고루 뿌려 절여 놓았고...
터미널 옆 농협에서 신랑 팔뚝보다 더 굵고
싱싱한 잘난 놈으로만 골라 무우를 다섯개나 골랐지
데려먹으면 감기에도 좋다는 하얀부분이 통통한 쪽파 한단이랑
갓한단이랑 청각 한 조금,생강 반봉지
아차 물많고 달디단 배도 두알 샀잖아.......
신랑친구네 농장서 일찌감치 구입해놓은 실하고 향 짙은 마늘도 접반
죽향이네 교회 권사님이 파시는 강경산 맛갈스런 새우젓갈도 한초롱
지난 여름에 삽교호 옆서 사온 진국 멸치 젓갈 한통......
어제저녁 뽁아놓은 참깨 한컵이랑
주공 상가 방앗간서 곱게 갈아온 고춧가루에
믹서에 갈아 쑤어 놓은 찹쌀풀이랑
해마다 신랑몫인 만큼 잘 까 맑은 물에 두어번 헹궈
플래스틱 절구지만 콩콩 콩 찧어 놓은 마늘이랑
이리저리 얼려 얼려 김치양념을 만들었다
다같은 재료지만 그 배분울에 따라 각자의 집 김장맛이 구별되는데
이제 이십년이 넘어도 항상 작은 조심스럼으로 준비를 한다
하나의 완성된 맛을 향해서....
맵고,짜고,달고,시원하고,삼삼한,시간이 흐를수록
신맛을 보태 정말 맛난 김치가 되는 울집 김장......
오후에 절여 저녁 먹고 한번 뒤적이고
자정쯤 먼저 저려진놈 약간 큰놈 구별지어 놓고
새벽에 깨어 맑은물에 두어번 씻어 건져 놓으면
담날 모두가 출근하고 엄니도 노인정 가시고 나면
일 시이작~~~~~~~~~
무슨 김장을 그리도 많이 해요
직장생활하는 서울 올케에게도 한통
늘 주고 싶은 하나뿐인 여동생네도 한통
교회 모 집사님댁도 한통
시누에게도 맛뵈기로 세쪽,
아직 김장 안한 옆라인 친구 미야도 세쪽
누구,누구누구,두쪽,두쪽....금방 팍팍 줄어 시엄니 어찌 눈치 보이지만
그래도 주는 즐거움은 조끔 받는 즐거움은 조금 더...일까
올해도 김치 냉장고서 알맞게 맛들어 신랑의 미각을 자극해
김치뿐인 식탁이 잦지만 항상 행복해 하길 원합니다
200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