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구룡포 쪽으로 가자면
동해라는 바닷가 지명이랑 아주 어울리는 작은 면을 지나치게 된다
달리는 차 왼쪽편엔 푸르른 바다를 만나게 된다
곽재구님의 포구 기행에 나오는 글 처럼 동해는 파도소리가 살아 있다
철얼썩~~~~~쏴아아~~~~~~무수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듯한 .........
오른쪽엔 사철 그 아름다움을 달리하는 야트마한 산이 펼쳐져 있다
그 사이로 잘 포장된 이차선 도로가 산의 고저에 따라
가파른 오르막이 되기도 하고 내리막길이 되기도 한다
구풀구풀 아름다운 해안선길을 따라 달리는 기분은 얼마나 즐거운지
내륙지방에 몸담아 살고 있는지라 어쩌다 보는 바다는 그냥 환성만 지른다
더우기
오늘같이 맑은날의 바닷물은 더욱 파아라니.....
오늘같이 조용한 도로길의 막히지 않음이 얼마나 느긋하게 기어도 되는데.....
오늘따라 신랑이 조로꼼 따스한 목소리로 내이름을 불러주는데......
산중턱에 거대한 배가 정박되어 있다
푸른 하늘과 맞닿아 우람하게 버텨 동해의 먼곳을 바라다 보고 섰다
난간엔 조각된 둥근창은 밤엔 조명으로 휘황하겠지만
아니 낮에도 동화속의 궁전처럼 하얗게 멋진 배다
노후되어 이곳에서 카페하는 이름으로 쓰여질줄은 조선소 직원들이
만들당시 생각이나 했을까.....
자동문이 열리니 요리조리 전망좋게 자리잡은 탁자 사이로
잔잔한 음악이 남실남실 흐른다
그저 먼 바다가 하염없이 보이는 안쪽 창가엔 매사엔 분위기 맨 김여사가
자리 잡았고~~~가장 싼 메뉴를 얼른 봐도 육천원 삼십분을 앉았다 가기엔 넘 비싼듯~~
허나
우리네 보통삶도 가끔은 여왕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공작부인이 되기도 한다
세상사에 마흔을 훌쩍 넘은 빛깔 잃은 아낙이
처자식 벌여 먹여 살리느라 늘 바쁘기만 하던 서방이
맑고 찬 겨울 하루~~
어느 조그만 바닷가 언덕의 엘리자 베스 유람선 같은 카페에서
하얗게 포말을 이루며 사라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한잔의 커피를 한 모금의 칵테일을 마신다
젊은 연인들의 모습들도 눈 부시지만
공작이 되어버린 그대의 눈가의 잔주름도 멋지기만 하고
그대 눈에 비친 공작부인이 되어버린 나의 새치도 그리 밉지는 않아 보일것 같네요
아 돌아갈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우린 평민이 되어 버렸고
한잔에 육천원 삼십분을 계산하면서
우린 서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 왔답니다~~~~~
삶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