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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아쉬운 마음들 ~~

반백년을 훠얼씬 넘어 육십이 되어도 덜 여문 마음 탓일까

아픈 환자로 오래 있다 보니 애써 감출려고 해도 감 출수 없는 어리광 탓일까

아니면 황량한 빈 나뭇 가지들이 주는 계절이 주는 서글픔 탓일까


별로 문제시도 않던 대수롭지도 않는 일에 가슴이 찡해지고 눈물이 날듯 하는경우가 참 많다

성도님들의 작은 위로들에도, 심방오신 교구 목사님의 나를 위한 기도에도

금방 금방 눈물이 날듯하여 애써 참아야 한다

아니 그러고 보니 곡조 있는 기도라는 찬양가사에도 그렇고

남편이 좋아하는 가요무대속의 노래에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며 울컥해지기도 한다

잘 울고 잘 웃고 다니는 감정 컨트롤에 미숙함은 태생이 그렇다고 쳐도

요즘은 점점 심해지는 고약한 변화로다 싶다




1

아산 병원 외래가 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까지 세번을 하게끔 예약이 되어 있어

부득불 아들 집에서 하루를 머물렀다 오게 되었다

여기서 부득불이란 손주 아이를 볼수 있게 ,딱 짜여진 시간이라고 우길수 있어 다행이고

된장만 끓여주면 된다는 시부모의 편한 식성이 있건만

고등학생 수학 수업때문에 저녁을 차릴 수 없는 며늘 아이는 ,이번에도 친정 엄니 손을 빌렸나 보다

갈비탕에, 닭볶음, 어리굴젖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준비해 두었었다

이런 과정들이 시댁식구가 어렵다는것이 겠지 ~~~

나도 예전 시엄니 오실땐 참말이지 식사 대접에 걱정이 되었드랬었다 ~~

그땐 외식은 생각도 못할 때고 꼬박 세끼를 몇몇날 차릴때니 언제 가시는고 하고 속으로 생각하곤 했겠지


그러나 지금의 내 위치는 부모의 마음

아들네 가족을 만난다는 것만으로, 행동 하나하나에 그저 감탄을 하곤 하는

손주 아이를 본다는 것에 즐거워 지는 것은 보면 , 할머니들은 갈수록 단순해 지는것 같다


생각해 보라

잉태 소식을 듣자 마자 꽤 비싼 고가의 여러 실을 색색으로 짜서

정말 간절히 기도하면서 한개 한개 짜서 한개의 아기이불을 만들어 준것이

우리 주아니의 애착물건이 되고 말았다

아기는 잠이 들때 그 이불을 가져다 깔고 잠이 들고, 잠이 깰때도 이불을 끌고 다닌다

외출시에 이불을 가져 가지 못할땐 이불과 같은실로 짰던 망또를 한번도 입어 보지는 않아도

<시골 할머니의 한계로 좀 시골 스러워 보인다만~~휴대용 애착 물건으로 가지고 다닌다


오끼나와 여행을 갔을 때에도 가지고 갔고, 구미 우리집에 올때도 꼭 가지고 다닌다

이번에 할머니 덮자 하면서 가지고 오면 얼른 달려와 안고 가곤 한다

나는 그것이 이쁘고 , 또 사랑스러우며 마음이 따뜻해져 몇번이나 배를 덮고 누우면

우리 주아니가 얼른 달려와 또 아이아니 하면서 안고 가곤 했다


또 이제 안녕 하고 바이바이하고 돌아서 나올때 안녕 싫여싫여 하면서

눈물 흘리며 보채는것이 왜 그리 사랑스러운지 ~~핏줄로 핏줄로 연결되는 사랑일진데라

그 아이가 자라면 언제 그랬냐는듯  할머니에 관심이 없어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안녕 안녕 ~~~다음에 보자 하는데 나도 마음이 찡하다



2

주말에 친정 형제들이 모두다 우리집을 방문하기로 되어있었다

직장 다니는 사람들로 꼭 주말만 가능했고

단톡으로 여러번 날짜 조정하니 10월부터 벼르던 날이 이번 주말이었다

모처럼 다 모여 오리탕을 해 먹고 <세프 제부가 또 솜씩 발휘할 예정>밤 새워 밀린 이야기도 하자

나의 질병으로 여러 사람 애태우게 하고, 병문안 왔다가 당일로 왔다 가지 바빴으니 이번은 여유롭게로


집 청소는 베란다까지 반짝반짝

창틈과 소파 뒤 ~~틈새의 먼지도 물 휴지로 싹 닦고 ,오래된 낡은 집이래도 깨끗하고 훤하다

방방이 서울서 오자 마자 보일러를 미리 작동 시켜 놓고

여기저기에서 주신 ,김장김치,무말랭이 김치, 알타리 김치, 배추 백김치,김부각,김무침이 있고

땅콩도 조려 놓고 간장게장도 주문해 놓은것 얼려 놓았고 , 도토리 떡도 냉동실에 있다

감과 사과, 배도 ~~~`이번에는 어느 맛집으로 갈까나 기다리는 그 마음은 그저 즐거웠는데


큰 오래비네도 , 작은 오래비네도 여러 이유다운 이유로 갑자기 못 오게 되었다

친정쪽이니 사람 마음만 설레게 해 놓고 안 오는 그런 경우가 어딨어요 라고 항의하고 웃지만

서운한 마음은 감출길 없어라


여동생과 제부가 큰 들솥에 오리 두마리로 탕을 만들어 가지고 와 함께 점심을 먹고

다 함께 떠들고 웃고 술도 마실 그러지 못하니 다음에 내려 온다고 어둡기 전에 간다고 가버리고 말았다

하룻밤 묵고 가면 좋을텐데 ~~여러가족이 있음 남겨두고 우리만 주일 교회 다녀오면 되는데

그렇게 다음에 다 모일때 다시 오겠다라고 가버리고 말았다

서운하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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