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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고구마와 ,~~`복수천자 빼다

2019년 10월 10일 ~11일



미국 여행을 20일 가까이 환갑 기념으로 사흘전에 귀국한 작은 오래비 내외가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을 터인데 , 탕정 큰오래비 집에 내려 온단다

그날이 16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에 맞춰 올해 부터는 15년전에 돌아가신 엄니랑 같이

제사를 모시기로 했다고 한다


큰 올케랑 다른 이야기로 전화를 했다가 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요즘 내가 원하는것은 100%아니 200%로 넘게 다 들어주다 보니

내가 가고 싶으면 가자고 쾌히 답해 준다


나는 지난번 병원에서 정말 독한 약으로 온 몸이 아파했고, 퀭한 눈에 찡그린 얼굴

바로 서지도 못할 체력을 보고 갔던 친정 형제들에게 체중이 올랐고 얼굴도 통통해 졌으니 보여주고 싶었다

아픈 동생탓으로 언니탓으로 가족은 물론이고 형제들에게도 참 못할 짓이로다 싶다



운동삼아 잘 걷기도 하니 옆구리에 복수천자 주머니를 꿰찬 몸이래도 , 만나고 싶어졌다

생각해 보라  부모님이 돌아 가시고 나니 형제 자매들이 더욱 애틋해지는데

내가 아프고 나니 온 형제들에게 시름을 주고,. 함께 가던 나들이들이 시들해져

작년 올해 한번도 함께 나서지도  못했었다


중한 환자가 되고 보니 병실에서 만나게 되거나,어쩌다 큰오래비 집에서 만나는 정도

이번에는 하늘도 높고, 햇살도 고운 가을날 ~`그러게 우리 사남매 부부가 다 만나게 되었다



이때껏 친정 제사에 참석치 않는 우리 부부는 기일이라고 해도 나는 두어번 정도

남편은 아마 두번째 쯤 될라나 거의 가지도 않았었다

그렇게 찾아간 큰 오래비네 전원주택엔 가을 바람이 머물고 있었고

가을 바람 머무는 그곳 오래비네 텃밭에는 캐야할 고구마가 기다리고 있었고

씨알 좋고 인물 좋은 황금 꿀 고구마는 심고 가꾼 큰 오래비네 정성 탓에 수확하는 기쁨이 크기도 하다


매년 집에서 한 박스씩 택배로 오는것 먹기만 하다가

울 서방도 함께 함께 캐고, 또 고마운 분들과 나눠 먹으라고 집으로 돌아올때

올케가 넉넉히 세박스나 차에 실어 놓았다 ~~`

나눠 먹을수 있는 마음은 크나큰 부자가 되게 한다 , 정권사님이 주신것이 또 반박스도 있다

아이들도 한박스, 아산 병원으로  음식 해다 날라 주었던 서울 사촌 목사 오래비네도 한 박스

최권사님, 영수기님, 배권사 ~~그리고 울 삼총사 둘 도합 일곱집을 나눠 먹자고 주니~~그저 즐겁다


나는

사과 , 바나나, 견과류에 갈아 먹을 것이니 ~~~왕년에 고구마 좋아했드래도  지금은 그저 조심해야 하니

내 마음의 욕심도 줄어 들어 버린다 ~`


******

2019년 8월  27일에 꽂았던 복수 천자를 10월 15일에 빼게 되었다

처음에는 3개월정도는 꽂고 있어야 한다고 했으나 50일째 빼게 되었다

난소암이란 병은 암이 활성화 되면 혈액내에 수분들이 복수에 모임다고 했다

그 복수가 차오르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계속 복수천자를 꽂고 있었는데

몸이 자꾸 움직이다 보니 꽂아 두었던 줄이 조금씩 빠져나와 전체 길이가 더 길어졌고

그래도 복수는 조금씩 나오기도 해 ~~나는 빼 내는것이 조금 염려가 되기도 했다만

담당 교수 선생님도, 혈관 내과의 선생님도 빼도 된다고 하여 빼게 되었다


배의 한편, 그곳에 길게 고무 호수를 여러개의 집게로 고정 시킨채 바렛 주머니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남이 보이지 않게 긴 겉옷을 차려 입고 나가던 것이 이제 끝이랬음 좋겠다

다시 복수가 차는 시기가 언제 될란지 그것은 모른다고 한다


항암을 하지 않으니 지금 내 몸의 상태는 훨씬 더 편해졌고

내 체력이 날로 강해져 내 몸속의 암 세포들이 정말 쪽도 못 썼으면 싶다

내게 주어진 내 앞날의 시간은 얼마나 될란지 ~~~`


의사 선생님은 가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 다 하라고,

지금 만큼의 체력이 있을때 놀러 가고 다닐것 다 다니라고 한다


아, 정말이지

지금 이만치의 체력 만큼도 오래오래 유지 되었으면

그래서 이 가을도, 겨울도 맘껏 누리고 ~~~`내가 할수 있는 . 해야 되는것을 신나게 해냈으면 싶다

아버지 하나님~~~~긍휼을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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