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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행복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날이 너무 덥다보니 ,해 질녁에 나와도 너무 더우니 도저히 동네 한바퀴를 걸을 수가 없다‥

 

저녁을 해 먹고 소화 시킬겸 엉거주춤 하다 보면

시간은 금방 훌떡 여덟시 반이 되고 만다

그 시간엔 남편이 즐겨보는 글로벌 24시를

할때라서 내가 조금 미리 나와서 걷기시작하면

프로가 끝나면 곧장 남편이 뒤따라 나와 걷는것이

이즈음의 내 저녁운동이다

 

한여름에도 내의를 입을 만치 느끼던 추위도,며칠전 부터 반팔티를 두개 겹쳐 입고

이젠 얼굴에 땀이 흐를 만치 더위도 알게되었고

가끔은 선풍기 바람도 쐔다

다만 에어콘 바람은 아직도 노 굿

 

우짜든 며칠째 저녁 아홉시나 되어서야 아파트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좀 늦은 시작이라 방학이라서 자녀들이랑 걷는 사람들로 붐비던 길도 한적하고

산위에서 불어와 초록나뭇잎을 거쳐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싱그럽다

 

어느 한쪽 팔각정 안에 모기장을 둘러치고 모여서 한담하는  아지메들도

아홉시면 모기장을 걷어버리고 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세번째 항암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일주, 이주,째가 되어  걸음 걸이는 조금 빨라져도

동네 한 바퀴를 채 못돌고도 고만 앉아 쉬고만 싶다


며칠째 9동 팔각정 놀이터에는 가로등이 고장이 났는지 어쨌는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두워도 걷기에는 훤한 곳이라, 팔각정 들마루에 앉아 산들 바람을 맞는다

그러다 어째 심심하여 예전에 듣던 폴모리아 악단 연주곡을 스마트 폰으로 듣게 되었다


위대한 사랑, 엘빔보, 이사도라, 나의 푸른 창공, 시인과 나 , 가방을 든 여인  ~`아아 그러고도 제목도 모르는 것들 등등

20대 초반에 즐겨 듣던 음악들 제목들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귀에 익은 곡조는 금방 흥얼거리며 따라 부른다

산들 바람이 불어오고 ,주위는 새까맣게 어둡고, 그 옆길로 저녁 운동 다니는 사람들의 히끗한 모습


나이든 남편과, 병이 든 아내가 나란히 앉아 듣는 예전 시절에 좋아하던 음악들

어떤 기시감 마저 드는 것은 내 젊을 적에 꿈 꾸었던 내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나이 들고도 손을 잡고 걸으며, 함께 좋아하는 쟝르의 음악을  듣고 ~~

아무리 그래도 병든 아내의 내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


그러다 지금 이 시간이 ,지금의 내가 무척이나 행복하다

감사하다 지금 요만큼의 행복도  남편이랑 누릴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진다면 ~~~

앞날은 생각 하지 말자 , 지금만 지금만


지금 이 시간이 눈물 겹도록 행복하고 감사하다

변함없는 마음으로 아내를 케어하는   눈물 겹도록 고맙고 안쓰럽다




***********

헤모글로빈 수치 ,적혈구는 6.9 ~~수혈이 필요할 정도

절대 호중구 910, 혈소판은 다행히 19만으로 수치는 줄었지만

다음 항암 받기에는 불합격이다 ~~~지난6월 항암 받기전에 수치랑 똑 같다


항암후 1주일 이후에 받는 피검사도 , 이젠 꽤가나서 열흘이나 이곳 차 대학병원에서 받았다

나들이로, 주변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건만

그것이랑 상관 없이 모든 수치들은 내 몸의  면역상태인데  바닥이라

지금 내 몸의 상태는 근심, 염려 단계이고,

사람 많은곳,등등 피해야 할것,조심해야 할것을 의사는 말하지만 나는 그냥 그대로 살고 있다

거듭되는 항암으로 몸이 지쳐 신체의 모든 기능은 날로 약해져 있고

약속이 되어 있는 다음 항암 날짜로 가는 날들로 시간들이 두렵고 , 또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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