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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난사 <암극복기>

3차 항암치료 마지막날

6박7일 마지막 밤을 보내는 시간이다

아니 날짜 경계선이 바뀐 시간대이니

7일째 접어 들었다

 

어젯밤 8시부터 시작하여 2천미리의 링거를

맞고 항암제와 동일한 량의

독한 항암제를 합친 수액을 맞은후

또 2천미리를 연속 맞는다 씻기위해 맞는,이

마지막 수액이 왜 이렇게 지루한지 모르겠다

 

새벽이면

꼬박 엿새를 꽂았던 정맥용 굵은 바늘을뺀다

항암치료로 혈관이 숨어버려 매번 바늘을

넣을때 마다 갖는 공포는 여전하다

노련한 간호사도 나도 단번에 성공하길 마음속으로 비는데,때론 거짓말처럼 조금아프게

한번만에 되면 고걸로도 기쁘다

 

이번 엿새

종양수치는 줄었다고는 하나,아직도 2천이 넘는

천문학적인 수치다

복수는 굳이 빼지 않아도 된다고 하나

여전히 배는 위도,아랫배도 부르다

무엇보다 지금쓰는 항암제와,이를 위한 부작용

방지약이 변비를 주는것이라

매끼 식사후 주는 변비약을 먹고,비데를 시용해도 아주 불편하다,처량해진다 요걸로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는 보기만 해도 울컥거리고,밥 냄새가 역겨워 단 한 숟갈도 못 먹었다

 

작은 올케가 사다준 봉추찜닭

남편이 연신 지하마트에서 사다주는 죽과

햇반,컵국수등,셔틀 버스를 타고나가 사다준

영양김밥,딸아이가 만들어온 된장찌개가

이번에는 입에 맞지도 않다

이밥을 남편이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데

환자식 식사가 경상도 남편에게도 파이다

구미서 무겁게 들고온 반찬이 그래서 도움이 됐다

 

순간순간의 어려움과 불평들

치료를 하면서도 내가 지금 좋아지는가를

의심할 수치들과 주치의의 막연한 대답들은

인간과,의학의 한계를 더욱 느끼게 된다

0 에서 35 사이가 정상

여기서 수치가 조금만 넘어도 이상이 있는것인데 2천은 이야기 조차 무서운 숫자다

그러니 치료상으론 절망의 숫자이다

 

 

생명의 주인 되시는 주님께서

나를 더욱 불쌍히 여겨 기적을 베풀지 않는한

어렵다는것을 더욱 알게 한다

나는 주님께 속한 사람이므로

이번 항암도 잘 하게 지켜 주셨다

좋은 남편이 전심으로 케어하고 있음이

좁은 간병자인 병상에서 잠든 모습이

가여워 눈물이 난다

ㅡ그래도 잘생긴 모습은 여전해 쫜하다

 

그러나,그러나 주님께 감사하다

주님으로 인해 기뻐해야하고,

주님의 사랑이 있기에 이 기간도 버틸수 있었을 것이다

 

딸아이가 테블릿 패드를 내 전용으로 사주어

병실에서 영화 몇프로를 보았다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딸아이에게 우리부부가 1순위가 되는것이 서럽다

저것이 결혼해서 우리가 2순위였음 얼마나 좋을까

 

♥...

6인실 화장실 옆 자리에서 첫날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창문을 통해 밖이 훤히 보이는

2인실로 옮겼다

 

6인실이 환자들끼리 소통이 되면 즐거운데

모두들 칸막이를 치고,또 어르신 간병인 남편들 밤새 화장실출입과 치료차 들락거리는 간호사들 입구 감지등이 수시로 밝혀지다 보니

불편하다

 

76 병동은 VIP실 하나,1인실 여섯개

2인실이 여섯개,6인실이 다섯개다

그중 2인실은

작년 7월이후 의료 보험이 적용 되고 나서는

참 얻기에 힘들다

6인실은 하루 팔구전원 내외

2인실은 11만원 정도로 작년비례 반으로 줄고

실손 보험이 적용된단다

 

옮긴 2인실에 룸메에서는 처음엔

난소암 1기로 치료 하다가 뇌경색이 왔다는 잠실 사는분

외국서 공부를 했고 오래살아서 3개 국어가 능통하다는 젊은 분이라 딱했고

언니가 매일 각종 반찬과 음식을 해오고 잠도 잔다ㅡ우애가 눈물겹다

 

 

두번째는 항암후 난소암 수술을 하신 74세 대구 할머니 와 간병하는 딸

수술 첫날의 비명소리가 딱하기도 하고 신경에

쓰였지만 잘 회복 되는것 보니 다행이다

 

 

 

이제 날 밝고

퇴원수속하고,약 타면 집에 가도 된다

이번에도 일단 딸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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