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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난사 <암극복기>

그리운 집으로

퇴원을 하는날  복수를 2000 씨씨 빼고 나왔다

복수천자는 배에다 특별한 마취를 하는법 없이

조금 높은 침대에 누워 초음파를 보면서 굵은 바늘을 배에 꽂고

아래쪽에 고무줄로 연결된 병으로 복수를 빼는데 , 이 과정에서

레지런트가 바늘이 구부러졌다며 새로 뽑고 두번째 바늘을 꽂았다


아까이 꺼 참으면 된다고 마음을 다짐해도 참을수 없는 신음 소리는 자꾸만 나오고

바늘을 빼고 나서도 그 부위가 자꾸만 아픈것은 왜 그럴까


6박7일 입원을 마치고 퇴원 수속을 밟고,  처방 받은 약을 받은후

 병실의 다른 분들과, 간호사들과 인사를 하고 나와도 기운이 하나도 없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채 독한 약으로 휩싸인 나와 , 그런 아내 곁에

24시간 간병 케어로 노심초사하는 60대중반의 남편이랑 곧장 구미 집까지 갈 기운데 없어

다시 딸내미 집으로 간다


아들네 집으로 오라고 부르지만, 며늘아이에게도, 미안코, 나도 불편하다

지난번 퇴원때는 며늘 아이가 태워다 주었는데 ,절대 오지 말라고 했고

종합 운동장에서 환승하는 지하철 코스도 너무 힘들다

우리같이 근검 절약하는 소시민의 삶에는 내 몸이 병들어도 먼거리를 택시를 타고 가는 것에

망설여지는데 이번에는 택시를 이용했고, ,생각보다 적은  2만원 남짓의 금액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우리부부는 작은데 발발 떠는것은 똑 같다 싶다 ㅎ


딸아이 집에서 이틀을 머물렀다 내려오다 ~~`

퇴근해서 아들아이가 딸아이 집에 왔다 가는것도 힘쓴다, 바쁜 직장일 새벽같이 나가야 하는데

엄마 아프다고 찾아와서 말이 없는 그대로 몇 시간이고 앉았다 가는 울 아들 ~~아기가, 아내가 기다릴텐데 ..

딸아이 집에서는 여의도 공원도 가깝고 , 한강 공원도 가깝지만 엄마, 아빠가 계셔서 좋다고들 하지만

직장 다니는 아이 오피스텔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는 그 또한 미안해 진다

엄마는 뭐가 그리 미안하냐고 ~~당연하다고 한다지만 그것은 그렇지 않다 ~~~


그렇게 또 딸아이가 예매해준 새마을 열차를 타고 구미에 오다

여전히 속은 울렁 거리고 ,배도 간헐적으로 아프며 걸을 기운도 없다

구미까지 내려오는 거리가 왜 그렇게 지루한지 잠이 들다깨다 해도 여전히 멀다

역전에 내려 중앙시장 국수 거리에서 맨 먼저 잔치국수와 비빔 국수를 먹고 오다

입덧보다 심한 속이 울렁거리니 자꾸 자극성 있는 음식을 찾게 되고

그것도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시장터에 오랫만에 갔던 국수가 의외로 맛나다

넘치도록 한 가득 많이 주는것 ,아직도 시장 인심이 이렇게 좋은가 싶다 




집에 도착 ,

베란다 화분에 물 주는 것을 잊지 않아선지 화초들은 싱싱하게 꽃 피우며 잘 자라고 있다

돌아오자 마자 남편은 청소기를 돌리고 , 가방을 정리하며 주부의 일들을 해 내는데

나는 먼저 소파에 늘어져 눕기에 바쁘다 ~~~


지금 체중은 50,4킬로 ~~그것도 춥다고 내의를 포함 옷을 입은 채로니

예전의 나의 토실 했던 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얼굴은 아직 다 빠지지 않은 붓기로 부숭숭하고, 허벅지와 엉덩이는 앙상하다


병원에서도 별로 희망적인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지금의 내 상황에서도 나는 약들에 그만 휘둘리고 싶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을 믿으며, 기적을 간구하고, 바라는 만큼 주실 그분께 온전히 매달리라고들 한다

남편의 새벽 기도는 더욱 뜨거워져 가고, 아내가 낫길 ,아프더라며 조금만 아프며 오래오래 있길 바라는 그 마음

너무 절절해 바라보며 속상하고, 안타캅다


******

아침을 먹으라고 옆집 배여사가 된장찌개와, 백김치, 돼지고기 수육, 정구지전을 가져와도 입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남편이 드실수 있어 다행이다

큰 올케 같은 옆라인 명숙 권사님가 아침식탁에 앉았는데 들어오셔서 안고 한참을 울었다

맛깔스런 솜씨로 오이지를 각기 다르게 무치고, 가지 무침,갈치속젓, 오이무침, 호박국,닭개장등 권사님 아침 식단에서

작은 통에 조금씩 다 덜어오셨다 ~~~수시로 보내오는 이 음식들이 울렁거리는 내 입맛에 항상 잘 맞아 밥을 먹을 수 있다


나는 이 분들의 사랑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사랑에 빚진자로서 ~~~아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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