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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그녀는 아직도 너무 예뻤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늦도록 잠시 그치는듯 하다가도,생각 난듯이  다시  비가  내렸답니다

오랫동안 타는 가뭄이 있었기에, 잠시 우르르 쏟아지는 짧은 소낙기도 아닌

메마른 이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가 내리기에 감사로 시작되는 아침이 되었답니다  

***

 

 주일 낮에 결혼식을 다녀 왔답니다

주일날 치루는 결혼식은 거의 참석 하기가 어렵고, 갈 마음도 없지만

이 자리는  꼭 참석 하고 싶던 자리였기에 주일 예배를 빠른 시간의 예배로 바꿔서 드렸으며

 또 다른 도시가 아닌 이 도시에서,  결혼식을 치룰 수 있었기에 갈수 있었음에 다행이었답니다

 요즘은 작은 결혼식이 유행한다고도, 또 봄 가을에  혼인 잔치가  대부분 몰려 있지만

아직은 팔월에 또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도,  결혼식장엔 많은 하객들로 붐비는 것이

이제 기성세대에 속하는 내 눈에는 그저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인물 좋고 , 착하던 아이는  헌헌 장부로 자라  오늘의 신랑의 자리에 섰고

역시 일본 아이돌 같이 예쁘던 작은 아들도 어릴적과는 달리 어엿한 청년이 되어 

엄마 곁에 서 있었습니다 ~~~

오늘의 혼주가 되어  푸른색 저고리와 연 분홍 치마를 입은 곱고 고운 그녀는

이제 시어머니가 되었답니다

그녀의 옆에 사람 좋은 웃음으로 함께 서있어야 할 ~~`두 사람이 함께 서있으면

선남선녀라는 말은 아마 두 사람에게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그럴꺼라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 줄 시아버지의 자리는 없었답니다

내가 얼굴을 알고 있던 그녀의 친정 오빠들이 , 또 올케가 있길래 짧은 인사를 끝내고

얼른 자리를 옮겨 앉았답니다

 

*****

 업무로 만난 그녀의 남편과 울 서방은 마음이 아주 잘 통하는 친구 였답니다

 

남편들이 아내가 ,각각 나이들이 같고 또 꽤 많이 나이 차이나는 아내를 두었다는 같은 공통점도 있었지요

우리가 새로 이사한 아파트랑 멀지 않는 바로  이웃한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고

전학을 했던 울 딸아이랑 , 그 댁의 큰 아들이 한반이 되었기에 아이들도

금방 친하게 되었지요

 

내 또래의 아내가 있는 남편 친구로서는 그녀가 유일 했기에,

또 만나면 너무 너무 웃기는 이야기를 잘해주었던 남편의 친구랑

좀 깐깐한 울 서방이 , 서로 좋아하는것을 보고

우리는 둘이서 사귀는것 아니냐고 놀리기도 하였답니다  

나는 그 가족을 만나는 것을 참  즐거워 했답니다

부부는 물론 아이들과 모두 만나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가족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요

 

우리랑 함께 보냈던 여름 휴가며, 짧은 나들이들이 몇번이나 되었는지요

우리 딸이랑, 아들아이로 사돈이 되자는 이야기도 해 두 아이들이 상급생이 되어가니

서로 아는 척도 하지 않는 사이로도 되었고요 ㅎㅎ

 

이곳 도시 인근이 친정인 그녀의 집안은 아주 번성 했는데

그 가운데 그녀는 늦둥이 제일 막내라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이때것 나의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기에

나는 알게 모르게 컴플렉스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장점 중 하나는 노래를 가수 처럼 아주 잘 부르는 것과, 운동을 잘하여

함께 볼링을 배우러 다닐때  왜 그렇게 잘 하던지요 `나는 그녀가 참 부러웠답니다

그땐 노래방에 자주 놀러 갔는데 노래 한곡 제대로 못 부르던 나는

노래방 갔다 오고 나면 속이 상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주 안 보면 보고 싶을 정도로 절친하던  그 집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였고

우리도 나도 신앙 생활을 잘 해 봐야 겠다는 마음으로 교회를  전에 먼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기니 

토요일 만남을 좀 자제해야 했답니다  

만나기만 하면 ~~술을 너무 너무 좋아하는 그녀의 남편이기에-

아이들도 , 학업으로 바빠질 때라 함께 만나기도 어렵고 그녀도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 만나기가 뜸해 졌답니다 ~~~

그래도 가끔  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다가 , 그것도 점점 뜸해지는 어느날이던가 ?

우리 시어머니 장례식때 두 부부를 만났고요 ~~자주 보지 않으니,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에서 멀어지드라

 

어느날  전화에서 들려온 소식은 우리를 놀라게 했답니다

평소 술을 좋아 했다고는 하지만 ,어느 날 쉰 초반에 갑자기 쓰러져 반신 불수가 되고 말았답니다

놀라움에 부리나케 달려간 그 곳엔, 하얀 피부에  그 좋은 인물은 바짝 말라

말씨도 어둔한 체 휠 체어에 앉아 있는 현이 아부지를 보게 되었답니다

그녀 ~~내게 없는 것을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랑만 많이 받던 그녀를 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는 안타카움에 하염없이 울었고, 우리가 해 줄수 있는것은 그저 간곡한 기도 뿐이었답니다

 

예쁘고,나이 차이 많은 어린 아내를 몹시도 사랑해 주었던 분이~~ 

착한 아이들에게 아빠는 비록 그렇게 못하드라도 너희는 저런 사람이 되어라라고

텔레비젼 교훈 프로를  답해주던 자상하던 아빠로서도 ~~

그때부터 ~~~대학생이던 큰 아들과, 아직 고등학생이던 작은 아들은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세상에 내 자식들이라도 어떻게 저렇게 아빠에게 잘 할수 있을가 할 만큼 효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조금씩 차도를 보이다가도, 더 심해지고 , 낫다가 그만해지고 그렇게 그렇게

8년을 그 분은 그런 세월을 보내야 했답니다 ~~~`

 

 

그 사이 우리 부부는 친구라고 해서 뭘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그저 잠시 들렀다 보고 오며 ,어쩌다 생각 나며 전화해 보고 ..

두해전 송구 영신 예배가 있던 날  ~~`갓 회갑을 넘긴 나이에 심장마비로  저 세상에 가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잊혀져 감이 , 하루 종일 전화 오는데 하라 없다라고 말하더라는 이야기에

너무너무 미안해졌답니다

 

성한 우리가 자꾸 찾아가는 것이 정말 위로가 될까 라는 마음도 생기고 ~

몸이 아픈 친구에게,평소처럼 우리가 하는 말이 혹시 상처가 되면 어쩔꼬 하는 마음에

또  그녀의 일에 우리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않았음에도 ~~이런 저런 마음이 교차 했답니다

*********

 

혼주 두 사람이 촛불 점화를 위해 앞으로 걸어나갑니다

그 뒤에  아름다운 신랑 신부가 함께 입장을 합니다

 

신랑 아부지가 돌아가신지 한달 후에,

공직에 계신 아직 한창 일할  신부 아부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오늘 같이 기쁜 날 ~~~두 혼주는 얼마나 먼저가신 남편들이 생각 날까요

그 마음 아우르며 , 이 아이들이 더 많이 행복하게 복된 가정 이루며

잘 살길 기원하고,  그녀도 많이  행복 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고운 인물이 참말로 아깝네여 ~~

 

사십대 중반~ 소풍길에서

 현이 아부지와 울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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