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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사골 곰탕을 끓이면서~~~~

이웃 가깝게 지내는 명숙 언니가 산행길에 넘어져 복사뼈를 다쳐

깁스를 해 교회에도 출석 못하고 집안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단다

평소 나를 잘 챙겨주는 언니를 위해 쇠고기를 사다 주기 위해

인근에 한우를 직접 사육해 파는  대형 한우 직판장에 갔었다

 

 

세상에나  우족 이 한개 2만원

잡뼈는 1킬로 그램에 4천원

귀하다는 사골이 큰 한 봉다리에 1만원 ~~~싸다 싸다

근 이십년 전 가격이 아마 그랬던 것 같으니 ~~~그땐 상대적으로 얼마나 비싼 것이었을까

양지 고기를 몇 근 사고 ~~~또 싸기도 한 이유가 있지만 한 동안 먹지 않았던

사골 곰탕을 끓이기 위해 사골도 두 봉다리 샀다

 

 

 

예전에 우리 어릴적은 물론이고 ㅡ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겨울 보양식으로 최고로 치던 것이 곰국이었었다

우족탕, 도가니탕, 설렁탕, 사골 곰탕 등등

쇠뼈를 뽀얗게 우러나도록 폭 고은 물이 영양소도 많고 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해

해마다 겨울 철이면 한 두번은 빠뜨리지 않고 끓여 댄것 같다

 

 

그땐 그것이 우족 하나라도 얼마나 비쌌는지 모른다

그것이 오랫동안 우리는 정말로 영양   그 자체 인줄로만 알고 살아 왔었다

엄니 살아 계실적에 몸이 피곤하거나  기력이 줄었다고 느껴질땐  엄니가 먼저

야야 쇠뼈다구  사다가 폭 고아다고 하기도 하셨고

어머니 소 다리 사다가 과  드릴까여라고 먼저 말하기도 했었었다

그랬기에 친정을 방문 했을때  의기양양하게 우족을 내밀었던 것도

친정엄니 계시던 그때 그 시절   그립던 그 때 그 일이 되고 마니라

 

우리 어릴때 그 귀한 국물은 처음 우리에게 한번 맛을 보인 뒤엔

나중에는 아부지 밥상에만 계속 오르는 데 엄마 왈 힘들게 일 하시는  아부지만 드셔야 한다고 했다

그 시절에 뽀얗고 고소한 그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던가 ``

다른 반찬도  많이 필요없다  맛이 들어 새콤한 깍두기 한가지만 있으면 최고의 밥상이었었다

결혼 하고 나서도 그 귀한 곰국은 엄니나, 남편,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주다 보니

나는  먹을 기회도 적었지만  또 그것이 그렇게 맛나게 느껴지지도 않더라

 

아내들이 몇날이고 집을 비우게 될때나 ~~남편 혼자 집에서 밥 챙겨 먹기 얼마나 쉬운가 ``

겨울날 국 끓이기 귀찮을때 한 통 해 놓은  곰국은 참말로 요긴하게 쓰인다

울 서방은 한끼도 국이 없으면 안돼는데 ~~요럴때 냉동실에 한 그릇 분량씩 넣어두면 딱 좋더라

울 서방도ㅡ 엄니도 좋아 하셔서 여러 끼를  연속으로 올려도 별 말씀 없었었다

 

그러던 것이 그것 자체가 뼈에는 상관없이  지방 덩어리이며 칼슘도 적은 푹 고으면

되려 몸에 좋지 않는 성분도 나오다는 연구 발표 이후엔 사람들이 기피 하면서 푸대접을 받기 시작 했다

고 지혈병과 , 왼갖 성인병에  되려 좋지 않다고 하길래 우리 집에서도 엄니 소천 이후

내가 사다  가  끓여 본 적이 있던가 ~~~아 ~~선물로 두어 번 받은 적이 있구나

그러나 어릴적 먹었던 것들이 그 맛이 가끔은 그리운 추억으로 기억되나 보다

남편이 사 가서 곰국을 해 먹자고 한다 ~~~우린 피해야 되는 음식 아닌가여 해도

어쩌다 한번씩 정말 먹고 싶을때 먹는 거지 뭘

사골 우거지 국도 끓여 먹고, 또 남은 쌀로 떡국 해와 사골 떡국해 먹으면 된니깐

 

그래서 지금 커다란 곰 솥에서는 예전 보다 훨씬 더 많은 량의 사골이 담겨 져 푹푹 끓고 있다

어젯 밤 늦도록 찬물을 담궈 ,수시로 물을 바꿔 주면서 핏 물을 뺀뒤

끓는 물에 데쳐 내 다시 찬물로 헹궈 내어 양파와 파를 넣고 몇 시간씩 푹 고은 첫물은 비워 두고

다시  또 푹 고은다 `~두 번째가 제일 뽀얗게 나온다 ~~세번 까지 끓여 고은 물을

다 합져 나중 다시 한번 끓여 주는---시간도 오래 걸리고 수시로 기름도 걷어 내야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가스불에 얹어 두다 보면 깜빡 잊기도 해 태우기도 한다

울 아파트에도 겨울엔 뉘집 곰국 태우는지 ~~`그런 요상한 냄새가 나 소방차가 출동한 적도 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알싸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

 

달음박 질도 잘하고, 운동도 잘 하는 울 아들이 초등 일학년 겨울이 시작 되던때에

학교 체육 시간에 철봉을 하다가 미끄러져 오른 쪽 팔이 부러졌었다 ~~~

두시간 수업째 그런 애들  하교 시간에야 연락이 와 양호실에서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 간것은 오후나 되어셔 였다 ~~~~

엄마에게 혼 날까봐 아프다고 말도 못하던 아이를 데려다가 깁스를 하고 치료를 받았다

물론 자비로 ~~당시에 항의 할 줄도 몰랐고 그저 개구진 아이라서 선생께 미안해 했다

방학 할 때까지 매일 아이 가방을 들어 학교까지 갔다가  하교 시간에 다시 아이 학교로 갔다

그러는데  학교 근처의 아이 반 친구엄마가 왔다 갔다 하지 말고 하교 시간 기다렸다가 가라기에

친하게 지내는 엄니들 몇몇이 모여 티 타임을 가졌었는데 ~~~~아뿔싸

 

집에 오니 난 깜박 잊고 있었었다

아들 먹일려고  우족을 두번째 고으면서 ~~불을 낮추지 않고 그냥 나갔었기에

큰 곰솥 냄비째 홀라당 ~~다 타버린 것을 다섯살인 딸내미가 늦게 깨 ``불을 껏었다

하마터면 불이 날 수도 있을 ~~~그 냄새가 얼마나 오랫동안 집에 배여 있었는데 ~~ 

다시 한개를 더 샀으니  __ 그 당시 우리집 한달치 부식에 맞먹는 가격이었다

남편과 , 아이에게 미안하고 스스로에게 속상했던 1990년 ~~겨울 그 때여

 

곰국하나로 예전 기억이 연속 떠오르는 것 보면 ~~지나간 것은 모두 추억으로 남는구나

사골 곰국을 끓여  목장 식구들과 떡국 한번 끓여 먹음 되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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