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닷새를 중환자실에서 엿새를 일반병실에서 보내시고
열하루만에 훨신 좋아진 모습으로 퇴원을 해 집으로 오셨다
중환자실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고
온갖 생명유지 장치와 소리을 내는 각종 의료기기들이 둘러 싸고
일각을 다투는 생명들과 임종직전의 노인들이
생과사의 길목에서 하루에도 여러번씩 실려 나가는곳이다
링겔과 수혈과 영양주사로 맑아진 정신이지만
상태를 봐가며 더 남은 검사를 하기위해 며칠을 더 중환자실에서
기다리셨었다~~
팔순이 훌쩍 넘은 고령이고
말씀으로는 빨리 저세상으로 가고 싶다고 하시지만 ~~힘드셨을것
위내시경을 두번씩이나 했고
배를 갈라야 하는 수술을 할지도 모른다지만
고령이고 몹시 쇠약해진 상태라 마취에서 깨어난다든가
또 수술을 한다고 해도 완치는 힘들다고 했다
그저 지금은 출혈이 멎었고 혹 약물로도 낫는 수가 있다고 한다
당장의 상태가 많이 호전 되었으니
일반실로 옮기라는 의사의 말씀에 할머니도 연신 감사기도를 하셨고
우리들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
4인이 함께 쓰는 병실에선 할머니들이 계셨는데
울 시엄니가 역시나 최고령이지만 귀도 밝고
식성도 왕성하며~`아직도 총기가 초롱초롱하다
굳이 더 이야기 하기뭣하지만 얼굴도 젤이쁘고~~
환자용 침대 아래로 슬라이드형 간이침대가 있는데
거기서 먹고 자며 환자를 수발해야 했다
화장실 출입이 어려우니 환자용 변기를 사용해야며 평소에도 잦은
엄니의 소변이 멀건 미음이,죽이 밥으로 나오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두시간 간격이다
자다가도 ,졸다가도 엄니 오줌누이고 ,수시로 약먹이고
멍한 상태로 지루한 하루가 가곤했다
중환자실은 마음이 힘들고 일반 병실은 몸이 힘들지만
아직은 간병인을 쓸 생각도 들지 않는다
손아래 시누가 가까이 살다 보니 자주 자주 음식을 해다 날르고
딸노릇 톡톡히 한다
아무리 며늘이 한다고 한들 전심으로 우러나는 딸만 할까
옆 자리 다른 환자들도 딸들이요 모두가 딸딸하는데~~
새삼 나의 딸노릇에 뒤늦은 후회에 가슴이 시리다
나흘을 병원에서 먹고 자니~~
잠자리만 바뀌어도 잠 못이루는 내가...
집만 나서도 변비에 애쓰는 내가~~
이기적인 마음이 가득찬 내가~~
그래도 최소한의 도리는 하는가 싶어진다
나중 엄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내 스스로 마음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야 할것이라꼬~~~
내 스스로를 다지고 또 다져본다
내과 병동의 모든 환자들은 변을 순조로히 보는것으로
치료과정의 마무리가 되나 보다~~변보았습니다~어떻습디까
기다리던 변이 나중에 설사로 찾아와 엄니를 힘들게 한다
하루는 세차례나 바지를 갈아 입히고
화장실곁 세면장에서 냄새로 웩웩대며
앙상한 다리에 비누칠을 하면서 엄니를 씻기니 ~~
전혀 모르는 남들을 위해서 그저 자원봉사로
치매로 돌아 가신 울엄마를 한주에 한번씩
이름없이 목욕 시켰던 그 숱한 손길위에 한없는 감사가 나온다
그 분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병실을 찾아준 많은 분들이 너무 고맙다
바쁜 일상중에서도 찾아준 이웃들,교인들
중보기도로,국제전화로 염려해준~~`우리 교회의 많은 믿음의 가족들~~
엄니 잘못 될새라 노심초사하는 아들,딸,손녀
매일 찾아주는 사위의 마음씀과~~
간병인이 잘먹어야 한다며 챙겨다주는 여러 분들~
외려 엄니는 참으로 복 많은 노인네구나 싶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