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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유월들어 벌써 보름이 지나도록
하늘은 맑고 푸르기만 했습니다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태양이 이글거리는 7월하순의 날씨를 보여
거리를 다니는 여인들의 소매 없는 얇은 옷을 찾아 입게 하고
한낮의 강한 햇살로 가급적 외출를 삼갔고요
아들아이의 자취방에 선풍기도 가져다 주었답니다
울공주는 학교에서 모기에게 물려오곤 해 물파스를 사다놓았습니다

마을뒤 공원 분수대의 물줄기는
치솟는 높이 만큼 청량감을 안겨줘 시원하지만
전력을 아끼느라 잠깐 씩만 틀다마다 하네요

오늘 새벽녁에 잔잔히 뿌리던
빗방울이 한낮에 접어 들면서 두어시간 제법 굵게
비가 내려 황무한 들의 곡식들을 충분히 해갈 시켜줄것 같네요
이름하여 단비라고 해야 겠지요


결혼하고 보아온 시댁의 농사일도 그만둔지 오래라 ~
논가뭄과 푸성귀등에 내려야 하는 초여름 강수량도 잊고 살아왔네요
하늘만 쳐다보며 비를 기다릴 만큼 가뭄이 심한가는
매스컴을 통해서야 겨우 알수 있으니
금오저수지 물이 바닥이 나고 명금폭포의 이름이 무색해져도
농삿일과 연관지을줄은 몰랐답니다


몇달을 쉬고 새로하는 공부이고,기다리던 비여선가
이층 교육관에서 성경 공부 오리엔테이션 하는중에
열린 창문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니
수업보다 걷고 싶은 생각에 목사님 말씀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습니다


방송국앞 옥잠화 큰 잎새에 또르르 굴르는 물방울이 보석처럼 고울텐데~~~
마을 뒷산 산책길엔
마사 섞인 황토길에 풀풀 날리던 먼지도 모두 가라앉아
미끄럼만 조심하면 우산들고 걷는 길이 얼마나 즐거운데~~`
비가 내리면 안개에 젖어 건너편 저멀리가 뿌옇게 보이는
들성저수지를 죽향이나 향기랑 걸으면 전혀 기죽지 않고 재잘거릴수 있는데~~
그렇지 안개는 밤안개가 멋진데~~현미의노래도 있고~~~밤이라 힘들겠군

우수학생이 되긴 애초에 아닌것 같습니다
은혜로움이 뚝뚝 떨어지는 다른 님들의 인삿말들과
대중앞에 늘 버벅 거리는 내 소심함으로 기죽음이
내리는 빗물에 내마음은 하염없이 빼았겨 버렸답니다~~


내나이 마흔중반
예전 같으면 며눌도 볼나이이고 집에서도 무게 잡아야 할 엄마라는 위치이지만
어느 마치 멈춰버린 정신연령탓인가
나는 아직도 열아홉이고만 싶습니다
열아홉 고운 나이 울딸과 동갑이네요 ~
어느적엔 딸내미가 엄마같고 ,내가 딸같은 ~~
딸년 왈~엄마 내가 엄마 같네요 ~~엄마 맞아~`아 못말리는 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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