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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뒷동산에 올라

맑고도 높은 가을하늘이 눈부시다

설겆이를 채 다하기기 전에
인근 금오산폭포라도 찾을까 싶어 경순에게 전화하니
벌써 자기네 뒷동산에라도 갔나 받질 않는다


그래 멀리 갈것 없이 나도 울 뒷동산에라 가자아
태풍으로,명절로 장마로 멀리만 느껴지던 다봉산 한 줄기~~~
꼭 그이유만이 아닌
아킬레스 염좌란 발목환자가 되어
산엔 절대 가지 마시오란 의사의 진단에 따라
날마다 물리치료과 탕약 먹고 조심에 또 조심
야트만 뒷동산 마저 삼가고 그저 저녁이면 동네나 한바퀴
낮은 신발로 살살 거렸다
건강할땐,겪어보지 않음 절대 모른다뎐
일상사 하나하나에 감사를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자책도 아울러 생기고


동산초입 어린이 놀이턴 재개발로 온퉁 뒤집어 놓아
약수터 옆을 돌아 구석진 뒷길로 가야만 한다
어느 부지런한 이웃이 일궈놓은 길옆 조각밭도
갈걷이전인것 같은데도 어찌 풍성하진 않아 뵈고...

태풍이 불때 세찬 바람이 일더니
오르는 언덕길엔 떡갈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져 있고....
사람들의 흔적이 어딘가 적어 진듯한
비워두었다가 다시 온 흔적이 온 산에 남아 있었다
황토길엔 빗물이 훑어가 고랑이 패여졌고....
여름내 초록으로 빛날을 나뭇잎새도 때이르게 추레해 보이기도 한다
솎아주지 않은채 오랜 세월 자라 그대로의 멋이된 소나무들도
병충해인가 ,태풍탓인가 아님 앞질러 오는 가을탓인가
누렇게 변해버리는 것도 군데군데 ....

하늘은 마냥 높고 부는 바람은 산들바람
어디선가 청솔모 한마리가 나뭇둥지로 힘차게 뛰오르기도 하네
하나네 할머니도 친구분이랑
갈 바람이 좋아 산 언덕 한귀퉁이서 소녀처럼 도란도란,까르르
오전 한때를 보내고 계시고....

한참을 걷고 또 걷네
도서 자원봉사팀의 명희언니도 지나치고
초딩엄니회장했던 선이 언니도 지나친다네
얼굴은 아는듯한 이웃들, 건너편 동네의 아줌니들,취학이전 아이들 손잡고 걷는
젊은 아낙들~~~~~

바람은 산들거리고 그저 천천히 걷기에
요런 조런 잡다한 생각에 빠졌다 내렸다 한다
경사진 오르막에 굵은 나무를 잘라 계단을 만든곳에 다달았다
개울가에 피어나던 여뀌들이 주욱 경사를 타고 한무리씩 꽃을 피우니
하냥 들꽃도 아름답긴 마찬가지다~~~~~
좁쌀처럼 쪼잔한것이 좀 길게,좀 동글게
들꽃이 아름답다고 느낄땐 나이 먹는다는 증거라는데..까짓거 뭐~~


하늘을 맘껏 볼수 있는시간과,건강함에 감사하며
집으로 오기위해 되돌아 온다
오늘도 얼마나 행복한가...

200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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