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님 도시락ㅡ사진에 다 나오지 않았다
꼬박 2주일간,나는 서울 사람으로 살다가
이제 집으로 간다
집에 간다고 하니 2주일이 몇년이나 된듯
무척 긴 시간 흐른듯 얼른 얼른 가고 싶어진다
딸내미는 엄마도 데려다주고,친구도 만날겸
금요일 오후 반차휴가를 내었다
그래서 불금 주말 밀리는 시간 전에 출발 했고
영등포역에서 남행열차를 타고 함께 집으로 달린다
딸아이랑 참 오랫만에 열차를 탔고
새마을행 열차는 고속버스 보다 훨씬 쾌적하다
그리운 내집,
금요일이면 항상 목장예배로 분주할 시간인데
목녀의 질병으로 오늘도 다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남편만 예배 드리러 갔다
항암후 입맛도 떨어졌지만 체중이 하루 이틀 사이에도 빠지는데
상담 간호사가 병원 오기전
56킬로의 몸 무게를 꼭 유지하라고 했다
나는 젊은 처자적 50 킬로도 안 돼던 날씬한 시절도 있었지만 마흔이 넘고나서는 항상 통통했다
내 키에
60킬로가 딱 넘고나니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보기 좋다고는 하나 몸도 둔했고 맵씨도 없다
무엇보다 체중이 줄면 혈압,고지혈도
저절로 수치가 낮아진다고 했고 그렇다 보니
결심을 부르고 필사적으로 식이요법을 했다
그래서 4~5킬로를 빼니 맵씨도 보기에 좋았더라
요요가 생기지 않아야는데 조금만 방심해도
금방 오를수 있다
56~58 사이를 왔다갔다하며,57 킬로를
고수하기 위해 먹고 싶은것 많이도 참았다
그런 모든것이 우습게 여겨질 항암에는
체중이 쉽게 준다ㅡ내 경우는 최근 몇달사이 줄지는 않았다ㅡ항암제 투약후 ㅡ
입맛 없어도 먹을라고 애쓰는데도
며칠 사이에 53킬로 선이 무너질라 한다
다리가 후들 거리는 느낌이 온다
항암치료를 받을땐 무조건 잘 먹어아 한다
입맛이 없어져 맛을 구별할줄 모르나,다행히 구토는 없다
체중이 며칠 사이로 죽죽 빠지니 수시로
먹꺼리를 달고 살고 딸아이가 사주는 맛난것으로
자꾸 먹는다
큰 오래비 내외가 퇴근을 한 후
아산에서 늦은 시간에 이것저것 먹거리 챙겨와달려오셨다
따스하게 안아주고,위로해주는 동기간의 사랑
하루를 묵고 가면서 시장을 봐와 울 딸을 조수삼아
몇가지나 밑반찬을 만들어 주었다
수선화자매이며,울 교회의 권사인 영숙님이
사랑의 식사를 만들어
이 아침에 또 집으로 날라다 주었다
이 음식들 팔도 아픈데 새벽부터 깨어 얼매나 준비했을까
친구라는 이름으로,내가 받는 이사랑이 얼마나
눈물 겨운지, 치료 받으러 가기전에도
또 항암을 받고 오니 또 이렇게 무한정 받는
이 사랑을 난 어떻게 갚아야 할까
찰밥에,미역국에,돔 구이,생선 호박전
부루콜리,양배추,파프리카 데친것,이탈리안 드레싱
파김치,냉이 무침 ㅡ우리가족이 며칠을 먹을만큼
푸짐도 하다
하나같이 간도 삼삼하게 만들어
나를 생각하며,정성으로 사랑으로 싸다준 도시락
먹는것에 정이나고,가까워진듯 이 큰 사랑
고맙다,감사하다 눈물이 자꾸 난다
나는 목이 메이고,영숙님도 눈물이 글썽여져
그만 둘이 안고 울고 말었다
그리고 오늘 주일
일부 예배를 얼른 다녀왔다
우리 교회가 좋다
본당이 아닌 작은 예배당서 드리는 주일 예배래도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오후에 내 잘못인 작은걸로 신랑에게 짜증을 냈다
전에는 감히 하지도 못할 행동에 나도 놀랐고
신랑은 아픈 아내라서 무조건 받아준다
아픈것이 큰 벼슬이다 ㅡ에구 나는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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