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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축복

하늘은 청청~~울 아들은 귀대중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오늘 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지고
강원 산간 지방에는 눈이 내릴지도 모른다고
일기예보에서 들었답니다

오늘 아침은 맑고도 화창해 남으로 창을 낸 우리 베란다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따사롭습니다
아직 밖에 나가지 않아도 일교차가 심한 가을날이라
귀대할 아들아이에게 말하니 엄마 포천의 아침은 벌써 겨울이예요 란다

아이가 일병 휴가 나와다 들어갈 열흘간이 정말 휘익 지나가고 말았답니다
애초의 계획보다 <군 훈련 관계로>
거의 보름이나 늦게 나왔고 휴가 나올 몇 날전부터 전화를 통해서
우리 가족들도 아이의 휴가를 기다리기는 마찬가지였답니다
군에서는 휴가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겠지요
우리가 주말을 기다리듯 방학을 기다리듯이 말입니다

처음 백일 휴가처럼 애잔하고 안쓰러운 마음은 거의 줄어 들었고
그냥 아들이 자랑 스럽고 이땅의 멋진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라도
그 혹독한 과정을 거쳐 정금같이 단련되어 이땅을 수호함을 잘알기 때문이지요

아이오기 이틀전에 20여개의 오색풍선을 사다 불어
환영문구와 풍선하나에 아이 이름자 하나씩 쓰고
거실 입구랑 자기방 입구에 또 방 천장에 주렁주렁 달아 놓았답니다
하트모양도 있고 둥글고 크거나 작고 ,긴 모양의 오색 풍선을 달아놓으니
집안은 축제장으로 바뀌었고 덩달아 온 가족이 흐뭇해 집니다

첨엔 별짓 다 생각해낸다고 퉁을 주던 남편이
열심히 불어주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며 아예 마무리까지 다해주네여
집안에 들어서던 아이는 엄마도 참 하고 쑥스러워 하지만
계급장마다의 모습을 남겨야 한다는 말에 이쪽저쪽 으로 세워
사진 찍어 주니 마다하지 않네요
어릴적 유치원때 생일 잔치 가 생각 나네요
왜 삼개월씩 일괄적으로 묶어 풍선 한개씩 들려주던 그때 말입니다
키도 몸무게도 한껏 자랐고 생각과 지혜도 그만큼 자라겠지만
제눈엔 그저 철없는 아이로만 보인답니다
씩씩한 육군 일등병 아찌를 ~~~~

풍선 한개한개 에 아빠의 사랑과 ...즐거운 휴가 되거라
,,,보고싶은 친구도 만나고~~

그중 한개라도 써라는 남편땜시로 ~~늘 건강하고 존귀한 사람이 되어라
늘 표현이 부족한 아들은 뭘 이런것 까지 했어요 하지만
늘 표현이 넘치는 엄마인지라 기분 삼삼하지 하니
네 라고 한다~~~~

구박 십일 아흐레밤 열흘 낮동안에
오고가는 이틀과 친구들 만나러 상행선으로 하행선으로 오고가고
할아버지 기일 참석 한다고 외가 다녀오고~
놀고 ,자고,컴 하고,친구들 만나러 다니고
평소 같으면 시간을 유용히 쓰라고 잔소리할텐데~~
주어진 아흐레동안에 밀린 시간을 압축해서 쓸라니 ~~~바쁘구먼

귀대전에 오빠 한번 더 본다고 내려온 딸내미가
혹시 서운 할까봐 풍선 한 귀퉁이에 하트를 그리고
정이도~~~써놓아 온가족이 웃고 말았다
이제 울아들은 귀대를 한다 몇개월 후면 상병이 될것이고
또 주어진 정기 휴가를 나올테고~어쩜 포상휴가도....
휴가를 바라보는 우리 마음이 점점 편안해 질테이고
그러다 병장달고 때가 되면 제대도 할테이고
그렇게 세월은 갈것이다...누구라도 먹는 나이도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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