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모두 마치고 새로 한주가 시작되는 날이다
올해의 추석은 폭염끝과 스콜처럼 지나치게 잦던 폭우속의 여름이 길게만 느껴지더니
급작스레 기온이 낮춰지며 서늘한 가을이 되고 말았다
지난 한주 긴 연휴에 일찌 감치 성묘를 하고 하루 앞서 작은숙부님댁에 인사를 드린 후
명절을 쇠러 천안 큰 오라버니 댁에 갔었다
가까운 일가 친척도 드물고 시엄니 안 계셔 찾는이 없으니 명절이 몹시 쓸쓸하다
친정형제 자매들이랑 함께 보낼 마음이 설레고, 아들아이도 먼길 오지 않아도 되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는 딸은 출가 외인이라 명절 앞서 친정을 찾기가 웬지 조심스럽기도 하다
오빠내외가 번갈아 하루 앞서 일찍 오라고 전화를 하니 조심 스러운 마음은 어느새 날아아 버린다
그나마 앞으로 조카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도 결혼을 하게 되면 명절이래도 오빠 집에 모이기 힘들겠지 ~~
찾아 갈수 있을 지금을 ~~~즐기자 웃자 ~~~~
오빠네집 길으로 올라가는 길은 양쪽 길 포도 밭 사잇길로 겨우 자동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다
한 쪽 길가 또랑은 평소 졸졸 흐르던 개울이었는데 여름내 잦게 쏟아진 비로 집앞에
하수관은 떠내려 가 도랑뚝은 이리저리 무너져 패여 있다
알알이 풍성하고 달디단 너른 포도 밭은 이웃한 토박이 영감님이 여름에 풍으로 쓰러져 봉지를 씌우지 못해
시커멓게 여물다 말아 보는 이들을 안타캅게도 한다 ~~~~~
그래도 누렇게 익어가는 벼는 해마다의 가을 처럼 풍성하게 알곡이 차올랐고
논 뚝 사이에 우뚝 선 은행나무엔 아직 덜 여문 은행알이총총히 달려 있다
뒷녁 채마밭에 조카딸내미 결혼 시키느라, 똑 그 이유만도 아닐 잦은 비로 , 여름의 분주함으로
손질이 뜸해 풀 포기 뒤섞여 고추 밭이 울창했고 회양나무고랑길에 풀은 숲속 이 되어 있다
겨울 김장꺼리로 심은 배추 고랑은 폴 한포기 보이지 않을 만큼 손질한 티가 난다
풀 숲 에 섞여 있는 듯 해도 숨어 숨어 여문 채소가 풍성해 요즘 같이 비쌀 때 귀 해 뵌다
풋고추랑 ,가지며, 오이며, 호박이며 푸짐하게 따다 놓고
앞 마당 마당가에 바베큐 잔치가 벌어진다
어른, 아이 ~~모두 모여도 워킹 비자로 호주로 떠나고 난 태호가 빠지고
몇주 전에 시집간 정희가 빠지니 우리 형제 자매 온 가족 다 모여도 겨우 열 세명~~~~
앞으로도 계속 딸아이들은 시집가버릴 테이니 빠질테이고~~~```당분간은 자꾸 줄겄다
며느리로 데리고 올 처자 또 몇명 ~~그렇지 아이들이 태어 날 터이니 숫자가 늘겠지
나이들 수록 , 식구가 많은 것이 자녀들이 많은 것이, 형제들이 많은 것이 좋아 보인다 ~~`
명절 음식도 푸짐한 것이, 고기도 푸짐하게 ~~~
음식만들기에 취미와 탁월한 재능을 가진 제부가 미리 된장과 양파를 갈아 밑간을 해두었다
이글 거리는 숯불위로 척척 구어내는 솜씨가 아주 숙달 되었고
막걸리 좋아하는 오빠들 덕분에 아이들도 잔들이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 삼매경에 빠진다
우와 정말 맛있다
집에서 후라이팬에 굽는것하고는 비교가 안됀다
모두들 얼마나 잘도 먹는 지, 얼마나 웃고 또 웃는지 ~~~~~`
마무리는조금 전 까지 닭장 속의 뛰 놀던 닭들이 언제 닭죽이 되어 나오고
남은 재에 은박지로 싸 구운 감자까지 먹고 나니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다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갔다
빗방울이 아른 대다 말다 하다가 대보름날이래도 덜 여문 둥근 달이 떴다
구름에 달 가듯이 달은 구름속에서 가다 말다 하는듯 하고 바람이 산산하니
아이들은 몸을 움추리며 방안으로 들어 간다
달빛 고운데 ~~바람 산산 한데 ~~~한 잔 막걸리들에 분위기도 달아 오른다
이제 배우기 시작한지 일년 남짓된 남편의 색스폰소리가 밤하늘에 울립니다
전원주택이니 크게 울리는 소리로 이웃들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하모니커 외에
악기 다룰 줄 아는 이 없어 서툰 실력이래도 부끄럽지 않는 우리 사이 아닌가요 ~~~
이 날 ~~큰 처남댁을 위해서 좋아하는 곡 장녹수와 장충단 공원 ㅎㅎㅎ
작은 처남댁을 위해 사랑으로와 보슬비 내리는 밤을 ~~남편이 선사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두번 일년 남짓 되는 시간에 ~~~그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자신도 즐겁도
다른이들도 잠시 즐거웠답니다
조카아이도 막 배우기 시작한 오카리나로 ~~불지 않을려는걸 억지로 시켜
호호 어울리지 않게 고요한밤을 한곡 했습니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신 분들이거나 ~~~특별한 재능으로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이 보시면
콧 웃움칠 ~~그럴 수준도 못되지만 ~~~~~~호호 와와 ~
~~바로 곁에서 듣는 ~~내 가족이 취미로 시간 쪼개 배우며 들려준 기분좋은 밤이었답니다
'삶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가을의 끝자락에서 ~~~ (0) | 2010.11.11 |
---|---|
시월의 마지막 날에 ~~~ (0) | 2010.10.31 |
구월 (0) | 2010.09.15 |
오늘에 감사하며~~~ (0) | 2010.07.08 |
월드컵 시청기`` 요것 조것 (0) | 201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