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입니다
진달래와 벚꽃이 초록의 잎새로 바뀌고 나니 이젠
아카시와 이팝나무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단지를 빙둘러 쳐진 동산의 길녁가로
해마다 많이도 베어내것만 아카시아는
놀라운 생명력으로 벋어나 또 그만치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봉오리 맺고 피는 아카시로 인해 마을을 둘러싼
뒷동산은 멀리서도, 달밤에도 하얗게 보이고
어디서 오셨는지 양봉하는 분들의 벌통도 보입니다
그래서
창문을 살짝만 열어도,아파트 동과 동사이 어느 사잇길 곳곳에도
아니 14번 20번 버스가 지나가는
울 동네 입구에 들어서기만 해도 향기롭습니다
꽃이 피어서 봄이 좋다고들 하지만
정말이지 피고지는 새로운 꽃소식에도
가끔은 너무 무감각 하거나 ,때론 놓치면 큰일날듯
오도방정을 떠는것은 나이 먹을수록
빠른 속도로 달음질 친다는 인생시계탓인가요
언덕위 꼭대기에 새로 지은 강동병원에도 아카시향이 남실 거립니다
높은 산을 깍아 병동을 짓고 보이지않는 산등성이 저 너머에
아마도 아카시아숲이 있는가 봅니다
친동기처럼 자란 남편의 육촌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몇년 병원을 들락거렸지만 아직 예순도 되지 않았는데
죽음이란 것은 이렇게 쉽게 오기도 하네요
장례식장에 형님을 모시니 사람좋은 웃음으로
싱글 거리던 생전의 아주버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비둘기같이 오순도순 하던 아직도 젊은 형님은 이제
추억만을 안고 살아야겠지요
유복자로 아들 하나만을 키워
붙들이 엄마로,권사로,시엄니로 두 손자의 할머니로 사신
팔순의 숙모님의 한맺힘을 어떡해얄까요
몇번의 입원과 수술과 회복때마다 안타캅게 두손 모으던
자식을 앞세운다는것 ~~
죽음은 나이순대로 부르지 않는다는것이
연로하신 숙모님 생각하니 너무 안타캅네요
우리 나이도 반백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 왔으니
그동안 부모님도 가셨고,교회로 장례식장에 갈 기회가 잦으나
문상객으로 가는것은 언제나 어렵고 힘이 듭니다
검은 양복을 입혀 아들을 앞세우고 갔습니다
국화 한송이를 봅아 영전에 받치고 고개숙여 기도하니
늘 가까이 계시며 곁에서 제수씨 라고 부를듯한 모습이
위패속에 담겨져 내려다 봅니다
젊은 상주둘과 새댁인 질부 둘이 아들아이랑
고인을 생각하며 고개 숙여 허리 굽혀 절을 합니다
아 이래서 그래서 아들이 필요하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자식은 장중에 보물이요
아들은 장수의 전통에 든 화살같다고~~~~~
아들을 곁에 세우니 든든해지는 마음 ~`아직 젊은 저도 그런데
나이 들면 더 그리해질 테지요
어른들이 좋아할 인상의 피부가 깨끗해 더 훤한 아들이
듬직하고 잘생겼다고 오랫만에 보는 친척 어른들이 덕담을 하니
나는 그저 좋아서 울 아들 바라보고 또 바라보며
잠시 상갓집에 온것도 잊어 버리고 맙니다
간 사람은 잊어 버리고
살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으냐
서운 햇던것 못다 했던것 잊고 그저 앞날만 바라보며
살라고 아재께서 형님께 말씀하셨고요
그래요 빠르고 늦고 그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가 언제가는 다 떠나야 할 이 자연
잠시 살다가 가는 인생이 그저 덧없이 느껴집니다
누군가가 가고, 또 다른 누군가가 태어나고 자라고 해도
철따라 피고 지는 꽃들은 여전히 변함없이 피고 지며
향기를 ,곱게 핀 꽃으로 폈다가 오무라 들고 열매 맺는
자연은 언제나 변함없이 되풀이 되겠지요
아카시아 핀 밤에 나가는 산책도 몇날만 지나면
그 향기도 지워져 없어지니 ~~`우리 좀 걷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