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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난사 <암극복기>

울고 싶을땐 울자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주일이었다

한파는 여전히 극성을 다해, 앙고라 모자안에

모자를 한개 더 쓰고도

어머님이 쓰시다 물려주신 여우목도리를

더 두르고 나갔다

십년이 넘도록 한번도 쓰지 않았는데,

유행이나,스타일에 마음 둘 상황도 아니다

 

정말이지 그 무덥던 여름날에도 더위를 못 느끼고

춥다 춥다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니

내가 느끼는 그 추위와 발저림,시리는것을

말로다 표현하기 어렵다

주치의 선생은 3개월이 지나야 항암의 독소가 조금씩 빠진다고 하셨는데,

어제로 이제 마지막 항암을 한지 3개월이 된 지금

내가 느끼는 항암 부작용은 조금 나은듯하나

여전히 너무너무 힘들다

 

발과 종아리가 무겁다

발은 뻣뻣하게 굳어있거나,뭉쳐져 있는듯 하고

이것이 얼마나 불쾌한 통증을 안고 있고

발가락을 잘 구부려지지 않는다

발바닥은 ,특히 위쪽 부분이 더 많이 퉁퉁 부어있다

물체가 닿으면 아프고,몹씨 시리다

 

그러니 아침에 깨어 일어나면 조금 휘청거린다

조금씩 천천히 무조건 걸어야 한다

 

양말을 신고,보온 양말을 덧신고 주방에만 가도

오도방정을 떨 만큼 발이 시리다

집안을 훈훈하게 난방을 해도 그러니 밤낮으로

양말을 신고,발열 덧신,핫팩등을 덧신기도 한다

씻기 위해, 발씻으러 욕실화 신을때 발이 몹씨 시리다

 

남편이 시시때때로 주물러주고,

딸아이가 사다준 지압볼로 문질러준다

족욕기에,각탕기에,발 안마기에 내 발은 내 몸의

주인공인양 매일매일 최고로 많이 어루만져진다

 

매일 매일 걸어야 하는 이유가

장운동탓도 있지만,걷다보면 뭉친 다리와 발이

좀 ,더 편안해진다

걷는 속도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감사

 

 

그나마 감사한것은 손은 그만치 힘들지 않다는것

손가락이 저려 글씨는 예쁘게 못써도 폰이나,컴은 할만하다

냉장고 반찬을 꺼내기가 힘들지만,설겆이도

신랑이 시키지 않을려고 한다

 

다리에 붉은 반점들이 많이 생기는것은 또 왜 그럴까

무더기로 쏟아지는 인터넷 홍수 지식은

나를 더 쓸데 없는 상상에 빠지게 한다

다리로 이어지는 림프절을 다 잘랐다니 그 탓인가

 

또 ,있다

참으로 말하기 부끄러운 배변문제

대장을 두뼘이나 잘라내었고,그 여파로

화장실 출입이 잦았는데,이제 조금씩 나아질려나

하루에 서너번은 지극히 양호한날,

두세시간에 대 여섯번씩 쫒아가야할 정도로 급박한 날

운동으로 걷다보면 ~~~~~~~~~

그래서 찾아온 급성 방광염으로 또 병원약을

일주일치나 타 먹었다

치료약,방지약,조절약,등등

매일 매일 약으로 보충되는 나는,내 몸은

이제 뼈와,살과,피에 무수한 약성분이 스며있겠다

 

이런 나를 매일같이 돌보고,챙기고,간병하는

고마운 울 서방

그 좋은 인물이 아내 염려로 체중도 줄고

그 환한 웃음이 가끔은 너무 애처러워 보인다

아내를 위해 일부러 밝게 웃어주고

아내때문에 아쉬운 부탁도 하고

더 많이,한없이 낮아져 아내때문에 눈물 흘리고

아내때문에 더 많이 기도한다

 

 

남편이 감기에 걸렸나 보다

따슨 방에 이불을 덮고 누워도 자꾸 춥다고 한다

뜨거운 물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나는 밤이면 더 심해지는 발도 속상코,

아내때문에 마음 조리며, 겨우 생강차 한잔 먹고

잠이든 ,남편이 가엾어 자꾸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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