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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나는 등산화 입니다

구입한지 십년 <?>가까이 된  등산화가 너무 낡았었답니다


처음엔 좀 무거운 듯 했는데 발이 안정감 있게 걷게 해 주고

오랫동안  걸어도 발바닥이 아프지 않아

매일 한시간씩 , 동네길을 걸을때도 등산화를 신었었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신고 다니다 보니 발 뒷꿈치는 수평있게 서 있을 수 없을만치

닳아 버리고 , 뒷 발목 부분도 , 신발끈도 낡아서 이제 새로 사야지 않을까 하던 중에

신발을 수선해서 새것처럼 더 신을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요즘 세상에 최고인 인테넷 검색을 통해 AS 요청을 했고,인근 대리점에 맡기라 합니다  

그러고 한 주 남짓 지났는데 , 찾아 가라는 문자 왔습니다

수선비용으로  4 만원이 들었는데, 멀끔해진 신발이 새것인양 돌와 왔습니다  



새 신발을 사서 새롭게 기분 좋을 수도 있지만

그냥 버릴수 밖에 없었던 것을 얼마간의 비용으로 또 한참을 더 신을수 있는것이

참 즐거워 집니다 ㅎㅎ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님의 소설 처럼~~나는 지갑입니다 처럼 지갑이 의인화 된것을

저도 흉내 내었습니다


나는 등산화 입니다 라고

 

 


 

 


나는 등산화 입니다

무난한 버건디 색상의 몸체와 검은색으로, 발 바닥과 테두리를 두른

흔하디 흔하게 보는 평범한 등산화 입니다

 

그렇지만 질 좋은 고어텍스 소재로 만들어 졌고,공장에서 만들어져

내가 최초의 최고의 상품가일땐,동아백화점매장에서

번듯하게 따로 구별되어 올려진  제법 고가의 신상품 시절이 있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손에 잡혀 결제가 되고 쇼핑백에 담기기 까지

백화점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며 보았거나,

혹은 누군가는 살까 하고 신어는, 누군가의  발에 신겨졌을지도 모르지요~~아주 잠시 시간일듯 합니다

가격이 비싸다거나,유명짜한 브랜드가 아니라거나,혹은 색상이 아님 이것보다

훨씬 인지성높은 고가의 신발을 찾던 부르조아의 눈에 차지 않아

선택 못 받은시간은 그래도  얼마되지는 않을듯 합니다

 내가,어느 중년 아줌니의 발에 신겨져 ,팔렸을 때도 신상이라 불리던 시간 이니까요



 

나를 사간 나의 쥔을  나는 한여사라고  말 합니다

한여사가 신발이라고 선뜻 사기에는 평소 한여사의 쪼잔한 씀씀이에 비해 좀 과한 가격입니다

그래서 매장 주변을 한여사가 몇번이고 왔다갔다 하면서 망설이는것을 저도 보았답니다

그러던 한여사가 과감히 이십만원에 가까운 고가의 신발을 척 사게 된것은,

그녀의 고질병인 발목과 발바닥이 아파 철따라 예쁜 구두를 사 신는것을

벌써 몇해전 부터 포기했기 때문인것 , 아는 이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저 발바닥쪽이 두꺼운 편한 신발 몇켤레로 살아가는데 ,

등산화의 특성상 그런조건은 갖추었고 ,

또 물건 하나를 사서 마음에 들 경우는 닳고 닳도록 사용하기에 그런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등산화 같은 신발은 자주 사는것도 아니기에

또 때 마침 일상의 운동으로 뒷동산을 산책하는것이 그녀의 동네에도 몰아쳤을때라서

어느 브랜드가 좋고, 나쁜지도 모른채 , 고어텍스가 좋겠거니 하고 샀을것이라고

단순한 한여사를  보아 짐작이 갑니다


한여사 주변뿐 아니라 대다수의 여자들은 예쁜 신발을 좋아라 하는것을 봅니다

유행에따라,입을 옷 색상에 따라 계절에 따라 그 종류가 얼마나 많고 많던지요

그러나 발이 아픈 그 이유가 크니 아무리 예쁜들 바라만 봐야 합니다


그녀가 수시로 어울리는 친구 아무개는

조금 작은 키로 항상 킬힐에 가까운 굽 높은 구두도 예쁜것은 얼마든지 있고요

역시 그녀랑 수시로 어울리는 친구 아무개는

이쁜 외모 만큼이나 폼나는 구두를 잘 골라 그녀의 미모를 더 눈부시게 하는것

내색없이 보기만 해도, 그녀도 그런 구두 신고 싶을것이라고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 듭니다


나는 한동안 한여사네의 신발장에 와서 , 한여사가 아까워서 신지 않고

쓰다듬기만 하다가 다른 운동화를 신고 나가는것을 보기만 했습니다

왜 그런지는 한 여사는 새로운 물건을 사오면 한동안 그저 보기만 하면서

즐거워하는 이상 야릇한 습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것또한 그러려니 했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터

나는 매일 한여사의 발을 보호하는 용사가 되어 함께 운동을 나갔습니다

뒷 산길 간혹 미끄러질뻔한 길에서도 무게 있고 중심을 잡게 해 주었고

털썩털썩 개구쟁이 처럼 걷는 걸음새로 신랑의 지청구를 받는

한여사를 위해, 간혹  돌멩이를 걷어차거나 해도 온전하게 발을 잘 보호하는 최고의 용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나 등산화가 오래되고, 낡아져도, 이 신발은 정말로 발이 편해 라며

한 여사가 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고, 혹 그녀의 부군 되시는 강님이

버리고 새로 사지 그래 하는 말을 하게 될까봐 조심 스럽웠답니다 ~~


그렇게 나는, 트랙스타라는 브랜드의 이름이 있기에, 고어텍스 소재 였기에

다시 공장으로 가서 다 낡고 떨어진 곳은 떼어 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고

발목 부분에도 새로운 것으로 덧 대이고, 쌈빡한 신발끈으로 바꾸어 준~~~

새로운 새 신발이 되어 한여사에게 되 돌아 왔습니다


이제 또 한여사의 든든한 발 지킴이가 되어

한여사가 가는 곳마다 씩씩하게 발 내밀수 있게 하고

몇년의 시간을 함께 공유할듯 싶습니다 ~~~~~


하 !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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