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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멀리서 친구가 오다

항상 바쁘게 부지런히 제 일을 쫒아 살며 ,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지  또 다른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간 서울 사는 친구가 이곳을 다녀 갔다

 

지난 달이던가 ,몇년간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정리하고

한 이주쯤 시간 여유가 되다고 하며  어디 짧은 여행을 가자라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는가 보다 ,사월 말에 시험을 친다고 하니, 듣기만 해도  아이구 힘들겠구나 싶다 ~

또 고시공부 준비하는 딸내미가 맘에 걸려 하룻밤도 묵어가지 않고 왔다가  갔다

그것도 또 다른 그의 친구가 경영하는 미장원이 쉬는 날로

시간을 맞춰, 염색도 하고 마주 앉아 수다 떨겸 내려왔으니 말이다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중에 유독 더  이쁜 친구가 있다

그녀의 나긋한 서울 말씨도 얼굴 만큼 이뻤는데 나중 인기 탤런트 황신혜를 닮았다고 했는데

그땐 우리들 눈에 황신혜보다 그애가 더 이쁘다고 생각 되었다  

적당한 키에 날씬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에 긴 생머리의 이쁜 여자애니

직장이나 학교등  남자들에게 인기가 항상 짱이었다고 ~~가는 곳마다 좋아라 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때도 나는 친구들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경이는 여러 부류의 친구들이 많고,  직장 상사분들도 귀여워 했다

내 친구 경이랑 나는 어쩌면 별로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데 오랜 세월 주욱 이어져 오는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서로의 아렸던  마음을 터 놓을 수  있고, 서로  신뢰가 가는 친구됨이  감사 하기도 하다

  

 

 

경이를 만난것은 내 나이 갓 스물 되던   직장에서 였고,  그땐 우린 여사원 전용 아파트에 살았었다

우리 회사에는 여 사원들이 아주 많았고,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딱 눈에 띄는 아주 이쁜 아이 였다

팔남매 중의 막내로 언니들이 이곳 구미에 세명이나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ㅡ

언니들은 이곳에서 사업으로 부를 이룬 분들인데 언니들도 다 아주 이뻤었다

세째 언니집이 내가 살던 곳 이웃이라서  놀러가기도 했는데 조카들이 참 귀여웠던 기억도 난다

하여튼 노래도 곧잘 부르며 여러 악기들을 조금씩 다룰줄 아는것도,

지금 사 이야기지만 그녀는 댄싱 퀸이었다 우리들 사이에 ㅎㅎ

 

그러고 경이는 내가 결혼 한후 아들아이가 돐지난 후였던가 `  엄니 계신 서울로 돌아갔고 , 

그 시절 드물게 처자 시절에 유아 전문 옷집을 ~~베비라 였던가 차려 주었다고 했다 

사업이  아주 잘 되어 경이는 결혼 하기도 전에 서울에 집을 구입했고  ,또  승용차를 몰고 다녔었다

내 친구들 중에 결혼을 가장 늦게 했지만 ~~지금 아이들 기준으로는 택도 없는 <서른 무렵에 ~>

나는 경이가   자랑 스러웠다 ~

 

 

******     ****

그러고 보니 경이는 내 삶의 중요한 함께 한 적이 그러고 보니 많기도 하다

직장 동료 다섯명이랑 내 평생 한번 해 본 미팅때 너무 이쁘게 나왔지만 

경이를 쫓아 다니던 어떤 남자애가 미팅 장소에 나와 종이 쪽지에 쓴 메모를 집어 파트너를 정할때 

 매너 없게 옆 자리에 죽치고 앉아 방해를 하였던  일

경이는 그 아이가 무서워 금방 집으로 돌아갔고 ~~한 동안은 시내에 나가지도 않았더란 일이

그 후에도 두고두고 우리들 이야깃 거리였었다 ~~  

 

 

울 서방과의 러브 스토리를 휘뚜루 꿰고 있는 경이~~그러나 그에게는 내가 베프는 아니었다

그래도 결혼식때 신부 옆을 따라 다니며 핸드백을 들고 돌본 나의 베프의 자리에 섰고

그때 지금 미용실 하던 경이의 베프  순이도 함께 따라 다니며  축하해 주었다

내가 처음 임신을 해 산부인과에 부끄럽고 무섭다고  못갈때 함께 가 준 친구이며

울 아들의 돐때에도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그 아들이 결혼 할때도  수업 중이라서  바쁜 틈을 타 ~`잠시 다녀 갔었다

아이에게  엄마 친구    실이 이모라고  불렸는데 자주 보지 않아도,

늘 생각 속에 있는 사람들은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이라

 

 

 

한동안 연락이 끊기기도 했고, 소식 끊긴 동안에 그녀는 결혼을  했었다

해군 사관 학교 출신의 백 팔십 센티가 넘는 신랑이 인물도 훤해 잘 어울린다고 ~~~선남 선녀가 바로 저렇구나라꼬

그녀가 신랑이랑 우리집을 방문해 왔을땐 우리 정이가 서너살 되던 무렵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갈 무렵에 경이는 딸, 그 다음해 아들을 낳았고

딸내미랑 울 아들이랑 사돈을 맺자는 소리도 했는데 , 딸아이가 아주 똘똘하게 자라

그 아이가 지금 행정 고시를 준비 중이다

 

 

 

경이의 친정집 전화번호가 수첩에 적혀있는것을 보고 다시 연락이 되었지만 그땐 서울과 구미는 너무 멀었다

그래도 요즘 처럼 자주 바뀌지 않는 집 전화 번호가 남아 있어 연락처를 알게 되니

그렇게 한동안 연락 없이 지내다가 어느날 문득 생각난 듯 소식을 주고 받았다

 

나도 아이들 키우니, 멀리 있는 친구들 만날 엄두도 못 내었고 ~`

그때 우리는 가끔 편지를 주고 받았다 , 성탄 카드를  주고  받았다  

서울에 친정식구들이 모여 살아도,일년에 한두번의 친정나들이는 갔다 오기도 바쁠 터

그때는 집집이 전화도 드문 시대였고,또 시외 전화비가 비싸

맘껏 걸지도 못했던 지금 생각하면 먼 옛날 이야기 같은것이

불과 이십년전,남짓 아니 시외전화에 자유로운 적이 인터넷전화 이후 아니던가

~~

 

 

이제 아이들이 다  결혼으로, 직장으로 독립해 나간곳이 서울이다 보니

내가 서울에 가면 어쩌다 몇 년에 한번씩 친구 경이를 만나기도 한다

이렇게 비가 오거나 ~~~시간이 나면 전화를 걸어 밀린 수다를  짧게 압축해 전하기도 한다

 

경이는 끊임 없이 공부를 하기도 하며, 또 한번도 쉬지 않고 여러 일들을 해 왔다

지금 어린이 집을 인계하고 또 새로운 일을 구상 중이라고 하는데

컴퓨터 학원을 운영했으며, 강남에서 일식집을, 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백화점에서 매장을 하기도, 때로는 많은 직원을 두고  때론 서너명만 두기도 하며

군에서 예편한 남편과는 별도로 자기 일을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그녀는 참 용하다 ~~~

그러니 늘 바쁘고 시간 없음을, 명품과, 좋은 것들로 마음을 푼다고 하니

경이가 가지고 있는것들은 나는 이름만 아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하다 ~~~나는 그런것 보다 여행 좋아하다 됐다 ㅎ

 

 

이곳의 언니들에게 다녀 간다는 말도 하지 않고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 간다꼬

머리 염색을 해 스카프를 두른 채 금오산 올레길을 함께 걷는다

예전 이야기에 까르르 웃고 , 경이를 좋아라 했던 그때 그 사람을 이야기 하며 가버린 젊은 날을 이야기 한다

나는 그 애의 이런 이런 점을 좋아 했으며, 이런 것들을 부러워 했으며 ,또 어떤 것들을 질투 했을까나

그 애는 나의 어떤 점을 보고 좋아 하며, 또 오랜 우정이 이어지고 있을건가 ~

 

 

경이와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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