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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풋고추 & 연차

 

 

우리 목장  정집사님은 참말로 솜씨도 좋고 부지런 하기도 하다

이 도시로 이사 오신지 이태째지만 주중엔 인근  시골에서 특용작물로  큰 농사를 짓는

남동생네를 농번기땐 무시로 드나들며 도우며  또 집사님 댁  텃밭에서 기른 여러

농산물은 목장 가족들이 골고루 맛보게 챙겨 오시기도 한다

 

집사님 텃밭에 옮겨 심을 고추 모종을 동생네서 얻어 가지고 오신 날이

마침 목장 예배 하더날이라서  한번 심어 보시라고 하며 열포기를 주실 려는걸

심을 만한 곳도 없어 사양 하다가 베란다 화분에 심어 볼까 하고

봄에 고추 모종을 네 포기 얻었었다

 

딸기를 사왔던 스치로폴 작은 박스에 각 한 포기씩을 심은 것은 우리집 앞 베란다에 두었고

큰 박스엔 두 포기를 심어 아파트 앞 화단에 박스째 내 다 놓았다

동네 산책을 하다 누가 버린 알미늄 빨래 건조대 부서진것 을 줏어다

고추 모를 바람에도 .태풍에도 견디라고 묶어 주었다

 

베란다에 둔 것을 제 1농장

화단에 둔 것을 제 2 농장 해가며 자주 자주 물도 주며 ~`꽃이 피었네

작은 고추가 맺었네 오며 가며 들여다 보며 기울인 정성을  누가 얄랴 ~`

베란다에 두고 더 자주 들여다 봤지만 꽃만 피우고 열매를 맺지 않는 것은 벌 나비가 없다는 뜻

화단에 둔 것은 바람이 불어 꽃가루 가 날아가  그래서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그래서 베란다에 둔 것을 또 다시 화단한 구석으로 옮겨 다 두었고  

혹 ~`관리실에서 미관상 치울랄까봐  맘 조렸다

 

그렇게 해서 우리집 고추 농장에서는 올해 도합 마흔 네개의 풋고추를 수확했었다

거름이라곤 뒷산 낙엽송 썩은 흙 긁어와 모종 위에 덮어 준것 뿐이라 영양이 부족한지

같은 모종이래도 정집사님이 한웅큼 풋고추 가져오신 것 보다 자잘하지만

고추 답게 맵기는 몹시 매웠다 ```

아침 저녁으로 들여다 보곤 하다가  밥 하다가도 얼른 엘레베이터로 빠르게 내려와

가장 좋은 것으로만 서너개씩 따 와  된장 찌게 끓일때 총총 썰어 넣었었고  

더 이상 고추가 달리지 않을때 그 잎을 모조리 추려와 데쳐 된장 넣고 무쳐 먹었지~~~`

 

 

 

 

지산 샛강에도 , 해평 연지에도 연꽃이 피고 졌을 꺼다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된 연꽃  네 송이를 가장 귀하게 쓰일 방법이 뭘까

화병에 꽂아 두고 보기만 할 마음은 애초 에 없었고

마음만 먹었던 연차를 만들기로 하였다

 

그 연꽃잎 속에 창호지가 젤 이라지만 없으니 대신 장롱속에 보관만 하던

보드런  한복 속지에 녹차를 조금씩 싸 꽃잎을 펼쳐  넣어 

저렇게 하룻밤을 식탁위에 재운뒤 타파통에 꼭꼭 밀봉해 넣어 두었다 ~~`

 

그렇게 연향이 차에 배이고 시간이 흐른뒤 ~~~~어느 추운 날 밤이거나

한해가 저물어  괜히 마음 스산 할때 , 여럿이거나 `` 더 많이 모일 그 때에

꽁꽁 얼어 있는 연 꽃을 한개 꺼내 펼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

그 연꽃향 차  맛이 그 윽하고 ~~그윽 할것이다  ~참말로

 

그때  광주의 초록빛 향기 집에서 대접 받았던 그 때 처럼  바로 그 연차맛이 날까  

나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긴 했는데 ~~`

올해의 이 네개나 되는 이 연차를  나는 누구하고 마시게 될까 ~~~ㅎㅎ

누구하고 ~또 누구들~~~~또 누구를 부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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