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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벌에 쏘이다

이좋은 가을날
하늘이 맑진 않아도 바람은 산들 바람이라
집에 들어 콕 쳐 박혀 있을려니 ~~~컴에만 죽자고 매달려 있다


이제 두주만 있으면
우리 며눌네들이 차례상 차리랴,주안상 차리랴
동동 거릴 추석이 될것이고
남편들이 아들들이 할것이라곤
일년중의 연중행사인 조상님네들 산소 돌보기 아닌가

이곳이 고향인 울 서방네는 조금 윗대부터
형제가 단촐하고
그 몇 안돼는 사촌 형제들마져 나름대로 출세해 도회지로 다 떠나고 바빠
가까이 사는사람들만 몇명이 모여
어제 벌초를 하러 선산에 갔었다

나도 소풍가듯 즐거운 맘으로 따라 갔다가~~
그만 말벌이라는 무지막지한 놈에게 걸려 으악 ~~머리통에 로
한방 쏘이고 말았다

예초기 소리는 빙빙돌고
나는 산소 주변 에 앉아서 풀뽑기 거들다가 에구구
뭐가 금방 나는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덥다고 모자까지 벗었다가
그만 직통으로 쏘이고 말았다

그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순간 눈앞이 노래지며 현깃증이나고 ~~몸이 어질어질 한듯 하다
남편과 작은아버님이 달려 오시어 침을 빼고
시원한 곳에 누워 있으란다~온 머리통이 얼마나 아프고 땀이 줄줄 하니~~
다시 산길을 얼마간 걸어가 병원에 갔단다

주사 맞고 약먹고 ,혈압 재고<평소 정상인데 좀 많이 올랐네>
속이 웩웩 거리고~~~
머리도 아프고 ~~
또 처방전 대로 지어온 약인데 먹고나면 잠이 계속 쏟아지고~
밤새 한쪽으로 돌아 눕기도 거북하고~
지금은 얼굴 전체가 퉁퉁 부어 버려
내 숨겨진 미모는 찾을래야 찾을수 없구나
거울을 보니 꼴이 가관이고 한쪽 턱쪽은 더 많이 축 늘어지게 부었다

벌이란놈이 생명까지 가져 간다니 이해가 된다
한방에 요런데 많이 쏘이면~~어이구
해서 엊저녁은 서방님이 설거지 까지 다했고
과일도 없고 먹고 싶은것은 신랑에게 주문해서 먹고 있다
아이스크림 사와라,고 앞집 김밥도 사고 ,포도라 복숭아 딸기
집에 있으니 먹고 싶은 것은 왜그리 많고
심부름 시킬 아그들도 없고~~
담에 혹 만날때 내가 살이 포동 찐것은 오늘 때문이고
약간 어리버리 하다면 벌에 쏘인 그 탓인지 알그라

친구들아 산소 갈때면 늘 벌 조심해라 ~~
울 산소에도 벌 없었는데 <벌써 20년도 넘게 들락거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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