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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축복

하늘 나라 해돋는 나라~~울 엄마 가신곳

면소재지를 돌아 나오는길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스팔트로 포장 된것 외에는
별로 변함이 없는것 같습니다

강산을 몇번이나 바꿀만한 세월이 지났건만
굽이굽이 도로는 여전하기만 하네요


읍내로 접어 들었고 y여고 옆 골목길로 우회전 했다
몇년을 날마다 걸어다닌 길이건만 희미해진 기억력과
집들이 개 증축을 해선지 길이 맞나 긴가민가 합니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걸어다닌 길을 승용차로 가니
한참이나 걷던 길을 차로는 휑하니 지나가니 그럴만 할겁니다

아무리 집들이 그림같이 바뀌어도 예전 도로 기본틀은 남아 있군요
담배가겟집,순자네집,
우리가족의 유일한 외식집 묵집을 지나
엄마 표현대로 부잣집들의 돌개돌개 지은 큰 기와집들을 지나니


가을 푸른 햇살 아래
유난히 빨갛게 사과가 익는 국어 선생님 친정집을 지나
오솔길을 조금만 더 오르면 다 왔답니다

집으로 오르는 언덕아래엔
평소엔 물기를 거의 보지 못하는 실개천이
비만 조금 내리면 작은 개울이 되어 졸졸 흐르고
기와와 슬라브집이 몇채 옹기종기 모였던
작은 동네가 있답니다

우리 가족이 몇년간을 살았었고
우리 엄마가 생전에 몸을 담았던 이곳저곳의 여러 집들 중에서도
전 생애를 통해 가장 힘들었고 고달펐던 순간들이 거기에 묶여 있답니다
우리도 덩달아 최대의 절제가 요구되었던 시절
어린 우리자매의 소녀시절 ~~여중 여고 시절이 담긴 곳이랍니다


이제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y읍을
떠나기전 동생이랑 그냥 멍한 그리움에 둘러 보고자 갔었습니다
이웃한 다른집들도 주인이 바뀌고 ,빈집인듯한 곳도 보이고
우리가 살던 우리집엔 그 후 주인이 몇번이나 바뀌었을까요
이제 이곳을 내 다시 와 보기나 할까요
사람들 소리에 가까이 가진 못해 그냥 집 둘레를 한번
돌아 보기만 했습니다


큰아들 ,작은 아들
다 잘 키워 잘 차려 입고 아들 자가용에 실려
어깨 으쓱 한턱 내고 오셨다는 이야기에 픽 웃었던 일들도
벌써 20여년 전이고 그땐 건강한 엄마가 이길을 지나가셨겠지요


어머니는 하얀 국화꽃에 쌓여 양지녁 아버지 곁에
누우셨습니다
첩첩산중 깊고 깊은 그곳은 한때는 많은 수확을 했다는 밭이 었건만
지금은 그냥 산으로 돌아가고 있답니다

그래도 앞쪽이 훤히 트여 길 저 아래 같이 다 한눈에 들어오고
아버지가 손수 골라 놓으신 좋은 터이니
좌청룡,우백호,남주작 북현무 좋은 땅이 틀림 없을 것입니다
우리 엄마는 이제 아프고 고통스런 육체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한 영혼이 천상에서 그리웠던 분들을 만나 즣은 시간
누릴것입니다

산이 깊고 골이 깊어선가 공기는 너무 맑고 깨끗하고
다년간 친구들이 산천이 몹시 아름답다고 하네요
어머니 아버지가 잠든 곳이기에 이곳은 이제 정다운 곳이 될겁니다
앞으로 자주 찾게될 그러나 늘 제 가슴속에 잠겨있을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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