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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난사 <암극복기>

그녀의 도전

그녀는 바로 울 아파트 옆집에 산다

우리보다 세해 늦게 이사를 왔으니,이웃으로 산지

이십년이나 된다

 

그 세월동안 좋은 친구로,이웃으로,부부끼리도

만나곤 하는 어느땐 가까운 친척같기도 하다

두집다 몇번 이사를 알아보곤 했으나 지금은

적당히 포기해 그냥 계속 살기로 했다

그러니 항상 옆에 있을 친구같은 이웃이다

 

 

그녀는 평소 김치를 담는 다든가,

장을 담는다는가,이런 쉽고도 어려운 난이도 높은 가사일은

아예 해보지도 ,할 생각도 않았다

 

친정,시댁의 형제자매들이,멀잖은곳에 사니

때맞춰 보내주는 각종김치,간장,된장,고추장

보내주는것만으로 네식구 넉넉히 먹고도 남았다

결혼한지 32년이나 되도록

안해도 되었으니 나름 편했으리라

 

 

그래도 그녀는 곧잘 요리를 해낸다

기본적인 장을 빼 놓고도

일상에서 바쁜 그녀는 제법 맛깔 나는 손맛으로

맛난 밥상과,손님상을 차려내곤 했다

그러니 잘 하는 음식은 잘 만들고

똑 비쥬얼도 예쁘게 차려낸다

 

나는 김치류,목장예배때 자주하는 비빔밥등

우리는 서로 특별한 음식이 있음 ,떡이나 과일,옥수수등등,맛있거나,누가 주어 너무 많을때,

수시로 옆집이랑 오고간다 ,

맨 먼저 생각나서 나눠 먹는 최우선의 이웃이다

부지런한 그녀가 아침에 먹으라고 요즘 더 자주

이쁜 접시에 담아 벨을 누른다

나물 무침 한 접시,멸치 볶음,두부조림등

환자가 되었다고,더 자주 벨을 누른다

늘 유쾌하고,밝은 그녀를 만나면 많이 웃게된다

 

 

그런 그녀가 요즘 부지런히 별미를 만든다

삼년전에 임종 예배까지 마친 친정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조금씩 깨어났다

또 하나있는 언니도 지난 가을 부터 항암투병을 하니

한주에도 몇번이나 별식 해 싸들고 대구를 다녀오곤 한다

아이들 방과후 선생으로 바쁘면서도

나는 그녀를 통해,항암 영양보충에 여러가지 과외를 했다,

친정언니가 지금 겪는 일이기에

그리고 오랜 이웃인 나를,안타카워 하고,

내 삭발 머리를 우리가족 외에 본 유일한 여자다

 

먹고 싶은것,자기가 할수 있는것 뭐든지

부탁하면 들어준다길래,ㅡ

걍 장난 삼아 지나가는 말로 웃고 만 이야기

그녀가 절대 하기 어려운것ㅡ피차 서로 잘 아니

에이하고 지나가 버릴 이야기ㅡ우린 평소에도

장난치는것에 죽이 잘 맞는데 그럴땐 우리 나이를 잊는다

 

 

그리고 슈퍼에 가면 언제라도 사 먹을수 있는것

그것은 은근히 어렵고,집집이 맛도 다른것

식혜였다

나는 그 식혜를 남편이 즐기지도 않을뿐더러

잘 하지도 못해 어머니 돌아가시고,한번도 안했었다

 

그렇게 잊었는데, 한주 쯤 지났는데 전화가 왔다

캔 식혜 사지 말라고

 

인터넷에서 찾아 배우고,친정언니한테 전화로 몇번이고

되물어 만들어 왔다ㅡ일단 실패라고 한다만

잘 안됐지만 맛 보라고 ㅡ식혜에 가까운 맛이다

격려 차원과 예의상 먹을만 하네라고 말했는데

맛 보다 감동이 크다

엿질금을 어디서 파는지 몰라 수소문 했는데

방앗간에서 팔더라고 한다

 

요즘 내 마음을 감동 시키는 일들이 참 많다

쉽게 감동되는 성격도 한 몫하지만

주변에서 위해주고 챙겨 줌이 그때마다 울컥울컥 .....

 

며칠후 작은 물병에 하나 새로 만든

식혜를 가져 왔다

두번 째,뭐가 문제일까 생각하며

이번엔 요양원 엄니 가져다 드린다나

확실히 더 보기에도,그럴듯 하고 맛도 더 낫다

다음번에는 더 잘 만들테니 기대하라고 한다

나중 식혜 전문가 되는지 모르겠다

정통으로 꼬두밥을 쪄서 한다니,정성이 얼마나 들까

대부분 식은밥으로 한다는데

 

*******

큰 오래비와,올케가 근로자의 날에

잠시 내려 왔다가 갔다

아산에서 부모님 산소가 있는 예천에 가는길에

한식때 못한 성묘를 가는길에 들렀다

간다고,ㅡ

중보기도회에 간다고 준비하는중에 연락이 왔다

 

마침 신랑이 집에 있는날이라서 신랑에게 맡겼다

나는 삼주만에 가는 기도회가 간절하다

또 미리 약속된 삼총사도 만날꺼고

 

열무물김치 한통과 ,(너무 많다 옆집에 좀 덜어줌)

천안 명물 호두과자 두통이집에 있고

오래비내외는 점심식사 후 곧장 가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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