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던가
텔레비젼에서 온 마을이 돌 담장을 두른 옛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을 방송 한적이 있었다
모든것이 새롭게 서양식으로 건축 되어 가는 요즘 세월에 아직도 그런 곳이 있다니
반가운 마음에 시간이 나면 꼭 한번 가보자라고 남편과 마음을 모았었는데
이번 쉬는 날 교회 행사가 없는 현충일이라서 가보게 되어 참말로 즐거웠다
이 마을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서 올수 있고
우리처럼 안동 가는 길을 택해 부계에서 팔공산 쪽으로 가는 용수리 동네를 거쳐서 갔다
경북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시간이 멈추어진 동네라고 할까
천년의 세월을 이어온 마을 돌담길이 낮으막히 , 혹은 오래되어 무너질듯
삐뚤비뚤 샇여져 있다
마을길은 옛길 1, 2, 3으로 구별 되어 있고 또 좁은 골목길도 많아
생각 보다 더 훨씬 너르고둘담길이만도 4킬로 정도라고 한다
그 돌담길 , 고샅길 사이를 느린 걸음으로 편한 샌들 차림으로 걸어 본다
따가운 햇살은 양산에 가리우고 농번기란서간가
휴일 나들이 떠나선가 ~~쥔 없는 한적한 동네를 시간 쫓길새 없이 천천히 걷는다
마음은 옛생각, 부모생각 , 동무생각, 고향 생각으로 이어지다 말곤 한다
부림 홍씨의 씨족 마을이라고도 하는데
마을엔 옛것을 모아 새 단장을 하고 있는 집들도 보이고
작은 박물관도 완공 되었으며 시골 집 체험을 할수 있는 민박 집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오래 되어 이끼 끼고 쌓인 그대로에서 조금씩 밀려 모양이 흐트러진 돌답 길
돌담 사잇길을 걷노라니 마음은 시대를 거슬러 옛시절로 올라 간다
천년의 세월 저쪽에 이 많은 돌들이 어디서 부터 와 이렇게 담이 되엇을까
끊기는 가 싶으면 또 돌담길이 나오고 또 나와 이 길을 걷노라니
왜 갑자기 슬픈 마음이 생겨날까
이 전의 우리 민초들이 얼마나 공을 들여서 샇았으며 순 크고 작은 돌로만 쌓던 이 기술들을
이제 후손들이 제대로 할줄 알기나 할까
오래된 담장위에 담쟁이 넝쿨이 덮어 져 있고
어떤집 돌 담장 위엔 쌔빨간 장미가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양반댁 한옥이 즐비한 곳 보다 ~~이런 서민들이 살았던 곳이
더 정겹고 더 흐뭇한 마음이 든다는 것은 ~이제 ~우리의 연륜이 넉넉하고
우리 부부의 마음이 이번에도 똑 같이 잘 맞기 때문 일 꺼다 ~~~~
돌 하나에 새파란 이끼가 끼고
돌 하나 하나가 모여 담장이 되고 ~`뉘집, 또 뉘집 할것 없이 마을은 돌 담장길로 이어지니
이 가을 모든 잎새들이 단풍 들면 다시 오고프고나 ~~`
동네 사람 왈 ~~산수유 피는 봄철이면 그 황홀함이 ```눈이 부신다는데 ~`그때도 또 와야 겠구나
한시간을 더 천천히 걷고 ~~쒸고
또 걷고 ~~여름 하루가 이곳에서 다 보내고 말았다
땔감으로 나무를 해 오면 말리기 위해 설까
저렇게 돌 담장위에 얹어 놓은것 보니 ~~`
예전 이곳이 오지중의 오지래도 양반이 있었을 것이고
영화 속 장면 처럼 지게를 지고 지나갔을 머슴도, 양반댁 아씨도 ~~아 무엇보다 온 동네를 뛰놀며 쫓아다닐
동네 아이들이 있었겠구나 ~~그 속에 나도 어린 아이처험 마구 뛰어 다니지 않았을까
엉뚱한 기시감마져 일게 한다
달 담장 위에 담쟁이 넝쿨이 내리우고 그 위에 빨간 장미가 눈부시다
마을엔 집집이 호두 나무가 많다라 ~~~~~~
대율리라고, 한밤 마을이라고 행여 밤이 많이 날까 했는데 밤 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더라
마을 중심에 자리 잡은 대율학사
사방이 트인 너른 마루 대청엔 시원한 바람이 넘실 거린다
돗 자리를 깔고 준비해간 도시락을 편다
아침에 집에서 먹고 남은 그대로 멸치볶음에 , 마늘쫑 무침에, 김치에
그리고 빠질 수 없이 과일 몇쪽훌륭한 점심 도시락이 된다
배불리 먹어도 시원한 바람은 주전 부리 를 쉬지 않게 하니
오는길에 제 2석굴암에서 샀던 볶은 땅콩이랑
깜빡 태울뻔 해 노릿해진 것으로 아침에 삶은 계란 도 손 쉴새 없이 바쁘구나야
배 불리 점심을 먹고 대청에 등을 대고 누으니 솔솔 부는 바람이 참말로 시원하구나
이름 모를 새들도 연신 짹짹 고ㅓ리고
마을은 어쩌다 우리처럼 찾은 관광객 외에 지나치는이 없이 조용하다
이즈음 이만치 한가하게 여유로운 적이 대체 언제 였던가
나는 책을 펴 읽다 마다 하고
남편은 책을 베게 삼아 누웠더니 어느새 쌔근쌔근 고른 숨소리로 한밤중 같은 낮잠이 들고 말았다
이런곳에서 틈틈이 책읽으면 왼종일 심심치 않고 푹 머물수 있지
울 서방은 유진 피터슨의 다윗현실에 뿌리 박은 영성을
나는 최인호님의 가족 뒷면을 읽으며 책을 읽으니 ~~~~~이 세상에 이곳이 천국이구나
대청 마루에 누어 있으니 작은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두서너살 먹은 곱슬머리 사내 아이가 마루를 콩콩 치며 연신 종알대는것이 시끄러우면서도 귀엽다
불러 들어 과자를 안겨주니 배꼽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 할머니 고맙습니다 ~~`
어 남편은 몰라도 내가 벌써 아기들 눈엔 할머니로 보이나 ``
허긴 애기 엄마의 통통한 볼이 우리 딸 정이 또래 밖에 안 보이니
안개낀 날이면 ,
하얀 눈 내릴땐 또 그때는 이 돌담이 또 다르게 보이겠지요
이슬비 내릴 때 우산을들고 걷고 싶네요
책을 보다가 해도설핏 기우니
다시 한번 이번에는 저 쪽 위로 걷지 않는 곳으로 함 가보자
산 뽕 나무에 오디도 달렸고 언제쯤 여물려나 호두나무마다 매실크기로 많이도 달렸구나
조용한 ~~이런 동네에 삶에서 지치면 쉬고 갈수 있게 집 이있음 좋겠다
그런가 마을에 빈 집들이 참 많은것 같구나
2013년 6.21
중복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