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발에 맞는 걸로 꿰 맞춰 신고 나온 언니의 등산화로는 발 바닥이 아파와
신랑이 자기 신발에 있던 깔창을 벗어 줘 옮겨 신어도 잠깐 그때 뿐이고
잠시 다리 쉼을 하고 쉬고 싶어도 어디 걸터 앉을 자리도 마땅 찮고
무엇보다 잠시만 그냥 있어도 왼갖 물것들이 극성이니 그저 부지런히 걷고 또 걸을 수 밖에 ~
애초 집을 나설때
무릎이 아파 조금만 걷고 가자던 올케를 배려해 고만 걷고 들어 갈까
아님 저 건너 저수지 까지 갈까 라고 묻던 큰 오래비의 말에
걸을때 까지 더 걷지요 뭐라고 모두들 이구 동성으로 말해 ~``
더 걷기로 했더랬다 ~~~
그랬다
추석명절이라서 이번에도 어김 없이 친정 큰 오래비 집에
원근 각지서 우리 형제자매 가족들이 다 모였었다
왼갖 맛난 먹거리는 차고도 넘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는 추석 아닌가
인근 유명 떡집에서 손크게 한말이나 맞춰온 색색의 송편이 있고
각종 나물과 서너가지의 전 ,생선구이, 과일, 과자, 막걸리,와인으로 끼니마다 푸짐 푸짐하다
달밤에 바베큐는 추석마다의 정해진 코스 였는데
올해는 두어달 전 동생네서 병아리를 열댓마리 보내게 되어 오빠네 전원 주택 닭장에서 길렀었다
그 닭들이 싸그리 이번 추석참에 솥에 들어 갔는데 식용으로 먹기엔 조금 더 자랐다나~
닭잡는 그것 부터가 여러 사람이 동원하는 대 역사 였다
커다란 가마 솥에 큰 올케는 물을 끓이고 제부랑 울 서방이 목 비틀어 닭을 잡아 피를 빼고
끓는 물에 한번 들어 갔다 나온 닭털을 뽑기 위해 또 나랑 여동생이 동원 됐다
시장통 기계로 털 뽑는 것도 어릴적에나 보았지 `
또 마트에 털 뽑힌 닭들만 파는것 ,사다 먹었지 내 평생 닭털 이렇게 뽑아 보기도 첨이다
나랑 달리 여 동생은 닭을 직접 잡기도 하니 자매라도 이럴때 보면 참 다르기도 하다
그렇게 장만하여
추석 전날 저녁에 역시나 솜씨 좋은 제부가 세마리를 닭 볶음탕을 해 왔다
별반 기대치 않고 뭐 무슨 맛이 있겄어는 ~~~맛을 보자 동시에 우와 소리가 절로 난다
정말 닭 도리탕이 이렇게 맛날수가 있나 ~~난 평소 닭을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데 ```
서방님 더 드시지요 ~`라니깐 두그릇째다라고 점잖게 대답한다
정말 무슨 남자의 음식 솜씨가 저렇게나 좋을까
메인 메뉴를 딱 맡아서 하니 명절날 음식 준비로 바쁠 우리 여자들의 손이 한결 여유로워 지고 만다
추석날 이른 저녁을 ``<아점을 먹고 난 후 ````배가 불러 점심을 미루다가 >
삶은 닭 일곱 마리를 뼈를 추려내도 그 량이 엄청 난것을 고사리와 도라지를 챙겨 넣고
닭백숙을 끓여 왔다
집에서 사료 먹지 않고 키운 닭이래서 그런가 ```
옆에서 지켜 봐도 특별한 비법이 필요치 않은 제부의 손 맛 탓인가
모두들 배를 두들리고 먹었으니 ``야 이틀 사이~~두끼 식사에 우리 들이 닭을 열마리를 먹었구나
모든 먹꺼리들은 하나님의 우리를 위해서 준비 하신것 아닌가 어쩌구 ``
둘러 앉아 이야기 하는 우리 여자들을 오빠가 사진 찍어 주는데 가장 자리의 사람들 팔뚝이
정말 장난 들이 아니다 `~이렇게 잘먹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넌 신랑이 저렇게 음식을 잘하니 살은 찔 수 밖에 로 이야기는 이어지다가 운동을 해야지
모두들 동네 한 바퀴로 걷자라고 그래서 나선 길이었다
어둠이 조금씩 몰려 오는 저멀리 하늘 동편에 완전히 둥글게 떠 오르는 저것은 달인가 태양인가`
명절 이라 내려온 두살박이 외손주랑 노느라 큰 올케는 빠지고~~
우리들 사남매 부부 일곱명이 동네 산책길에 나섰다
버스가 돌아 가는 동네 노인정앞을 지나 마을 이장 어르신께 인사도 드리고
누렇게 황금 물결 이루는 들판옆 길을 지나간다
저 아래 저 집에 오빠 내외가 산책 길에 사탕을 던 져 주어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반갑다고 날뛰는 진구라고 불리는 개도 있다 <사탕 먹는 개 ~~우습다 >
매실 나무가 심겨진 길을 지나고 개울길도 지나고 ~``달은 점점 떠 오르고
오빠의 싱거운 말 한 마디에 모두가 와 하고 웃는다 ~~~~
이길로 가면 지름길인데 ``그러면 그쪽 길로 우르르
오빠가 사는 동네니 오빠가 가이드여
무릎 아프다는 작은 올케는 아프다는 소리도 없이 뒤쳐지지도 않고 잘도 걷는다
평소 운동 많이 하는 여동생은 쌩쌩 빠르게 걸을수 있는데 보조 맞추니라 천천히 걷는다고 하고~
아침에도 오빠 따라 뒷산길 한 시간이나 걸은 나는 오늘 운동 빡시게 하네 라고 궁시렁거리고~~
저것이 월림 저수지여 ~~`
사방은 캄캄하고 저수지를 빙 돌수 있는 다리 중간 마다 장명등이 달렸는데 참말로 거미줄도 많네잉
둥근 달은 저 하늘에도 떠 있고 , 호숫가에도 잠겨 있고
우리들 2013년의 추석 날 밤 두시간도 넘게 걷느라 지쳤던 우리들 마음에도 담겼더라
<장남의 사랑인가요
큰 오빠내외는 가진것 적어도 언제나 넉넉한 마음입니다
서로 배려해 주고 ~~~설혹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대화를 해 위로하고 잊어주는 성품이 그런가요
쉽게 화를 내고 또 쉽게 풀어지는 것은 물질에 얽매인 이해 관계가 얽히지 않아 그런지도 모릅니다
거기엔 크고 작은 속상함에도 한번씩 마음 상하면 몇년이고 풀지 않고
서로 왕래조차 하지 싫어하는 시월드의 매정함이 없습니다
상처 받고 , 속상한 마음도 친 월드에 풀어 놓기도 민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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