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 있을 거사를 앞두고
며칠전 분위기도 좋고 커피 맛나기로 소문난 카페에서 일당들이 다 만났다
카푸치노니, 라떼니 각자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시키고 마주 앉으니
밀린 이야기는 절로절로, 해도 해도 끝나지 않을 이야기는 그윽한 커피 향만큼 흐뭇하다
차 한잔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요즘 카페의 커피는 미국식인가
큼직한 머그 잔에 넉넉한 량은 둘이 먹어도 남을듯 한데
치즈케익과 수다에 곁들여 홀짝이다 보니 적당히 먹어야지 하던 다짐은 어느새
가버리고 커피 잔은 바닥을 보였다 ~~`
그
러
고
난 그날 밤에도 자야할 시간에 잠들지 못해 새벽 세시반이 넘도록
두 눈이 말똥해 뒤척이다가 새벽녁에 잠깐 토끼잠을 잤다
녹차나, 커피의 카페인이 잠을 방해 하는 주범이라고 멀리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젊은 날 하루에는 몇잔이나 마셨거나, 늦은 시간에 마셔도 끄덕없이
하루치의 잠을 너끈히 잤건만
갱년기로 접어 든 그 탓인지 , 나이 들면 잠이 줄어 들고 새벽 잠이 없어진다더니
그 탓인가 숙면의 평안한 잠을 못 이룬지 꽤 오래다
커피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아니 세상 모든 이들이 좋아할 커피``
내 어린시절 70년대 초반엔 커피는 귀하고 비싼 기호 식품이었다
다방에나 가야 마실 수 있고 다방이란곳도 영화나 소설속에서나 익숙하지
시골 우리 살던 곳은 몇군데 있기나 했는 지 아리송 하다
당연히 울 부모님들 그 시절 커피 마셔 보지도 못했을 꺼다
그땐 아침이면 커피에 계란 노른자를 띄어 주는 영양 모닝 커피도 있었더랜다
그 시절 우리들에게 커피는 어른이 되어여 마실 수 있는 영화속의
소설 속의 ~~```` 상상 속의 단어 였다
내가 맨 처음 커피를 맛 보았던 ~`마셨던 적은
중3 겨울 방학때 서울 큰집에 다니러 갔다가
나이 차 많은 사촌 언니가 끓여준 설탕도 프림도 들어 가지 않은
지금 생각하니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얼떨결에 맛보게 되었었다
쓰고, 무슨 맛인지도 모를 커피는 그 이후 한동안
내게 더 이상 호기심을 주지도 않았고 마실 기회도, 마시고 싶은 마음도 없었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
친구들이랑 다방에도 들락 거리며 소위 말하는 소개팅도, 미팅도 해보게 되었지만
음료수 시키면 촌 스럽다고 커피를 시켜도 한모금도 채 마시지 않았던
커피에 전혀 관심 없던 그 시절이 몇 년간이 계속 되었다
세월은 시간 속에 묻혀 잘도 갔고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 지면서
커피는 집안에 두고 마실 만큼 대중화 되고 말았다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자라고
부산댁, 인천댁,대구댁, 광주댁으로 지칭되는 울 이웃또래 들로
우리집은 동네 아낙네들의 사랑방이 되고 말았고,
이집 저집에서 우르르 만났고 , 자연스레 만나면 커피한잔 합시다로 ~~~
설탕하나 프림둘,혹은 커피,설탕, 프림 둘둘둘~~~양촌리 커피를 시작으로
나의 화려한 커피 사랑이 시작 되었고, 내 인생에 찬란한 커피 문화가 꽃을 피웠다
커피를 묻힌 과자라든가, 견과류도 즐겨 먹었고
아침 식사후엔 기본으로, 점심을 먹었으니 ``또 한잔 ~~``잘도 마시곤 했다
그 좋은 커피를 아이를 가졌을 적엔 혹 좋지 않을까 ~~애써 참기도 하고 했다
그러다 원두 커피 붐이 불어 나도 커피콩을 갈수 있는
예쁜 수제 믹서기도 사고
커피를 내려 먹을수 있는 필립스커피 메이커랑 ~~
또 얼마나 이쁘고 분위기 있는 커피잔들을 사다 날랐던가 ```
비오는 날이면 원두 커피를 내려 온 집안에 은은히 커피 향을 뿌리고
고기를 먹었거나, 생선을 먹었거나, 식후엔 커피로 개운하게 입가심을 했더랬다
간혹 아침에 마실 시간을 기회를 놓치면
머리가 아파와 어느새 카페인 중독이 되고, 말았지만 좋아하다보니
커피는 하루도 빠짐없이 마시는, 커피 없는 하루는 있을 수도 없었더랬다
유행에 따라 커피에 대한 입맛도 돌고 도는지
다시 편안한 스타일 양촌리 커피로 입맛을 후진을 했고
또 한땐 자판기 커피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고 ~그 중
금오 저수지 한 곁자판기 커피 맛이 그중 빼어나 ~`일부러 커피 마시고자 찾아 가기도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예전엔 큰 호텔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고급스런 브랜드의 커피가 대중화 되었고
바리 스타라는 새로운 직종의 커피 전문가를 무더기로 양성해 냈다
좋은 원두에 , 잘 배운 커피 만드는 법에, 좋은 분위기에 ~~마실수 있는 커피
이름도 다양하여 내가 좋아하는 카푸지노, 경씨가 좋아하는 카페라떼, 신이가 좋아하는
카페 모카 말고도 아메리카노니, 뷔엔나 커피 등등
아 ~~생각만 하여도 흐뭇한 커피의 종류가 많고도 많다
그러나 이제 그 세월도 다 갔다
하루에 한 모금 정도 ~~~그것도 연하게 ~~~마셔야 한다
어쩌다 오후에 마시게 되면 그날 잠은 언제 잠들지 ~~~
또 잠들지 못해 뒤숭숭한 다음날은 얼마나 또 어리버리 해질지 몰라
그 좋던, 좋아 했던 커피를 멀리 멀리 해야 한다 ~~~~~~
아쉽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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