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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동산 예찬 ~~~오렌지 여름호에 실었던 글

 

 

 

천둥 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비구름이  중부지방에서 남동진하고 있으니

오후 들면서 비가 내릴지 모르나  구름 낀 하늘을 봐도  비올 낌새도 없고 ~

~일기예보가 꼭 정확히는 맞지 않는지라

뒷동산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빠르지 않는 걸음으로 주욱 걸어도 갱년기 초기 증상인가요

걷자마자   덥고,답답해지고 얼굴은 땀이 납니다  

야트만한 동산이래도  산길 접어들면 금방 잡목으로 우거졌고  

산위에서 불어온 바람들이 나뭇잎새 흔들며 달려오니

이마위에 번지던 땀은 금방 말랐다가 오르막길엔 다시 송송 맺히기도 합니다

 

시에서 애써 가꿔 키웠거나, 저절로 자라나  해마다의 봄날을 황홀케 하던

영산홍과 진달래 개나리나무들은 정말 잎새만 보고는 제 이름으로  찾을수도  없이  

초록의 잎새로 완전무장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도 재 작년에도 가을이면 사람들이 연신 도토리를 주어 갔는데도

산 다람쥐 식구들이 다 찾질 못했었나 , 먹고 남았을까

떨어진 제자리에 싹을 피운 상수리 나무 어린 싹들이 모종을 부은듯 다투어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 이사 올땐 솔 숲으로 난 조그만 오솔길이 서너명이 어깨 펴 다닐 만큼 넓어져도

그래도 역시 푸른 소나무 숲길이 뒷산 오솔길 코스중 가장 사랑 받는 곳입니다

 

 

소 먹이로 베어가는이 없어 제멋대로 자라나는길 섶  풀 숲에는  

뱀 딸기가 빨갛게 익어 있습니다 ~~~이 맘때가 참 산 딸기가 익는철이구나

해 마다 되풀이 되건만 제 철이 되고  처음 눈에  띌 땐 

간직해두고 잊고 있다가 찾아낸 오래된 편지를 볼때 마냥 흐뭇해집니다

 

 

아래층 고은이 엄마를 산 길에서 마주쳤습니다

손바닥만한 나뭇잎에  한 웅큼 산딸기를 조심스레 들고 오며 언니 맛 봐여~~~합니다

새벽에도 아침에도, 해진뒤 오후에도 숱한 사람들이 지나칠텐데

도시서 자란 사람들 눈엔 대단치도 않는것인지~~ 보고도 그냥 지나친지 모르지요

정말 숨어 숨어 익은 따온 산딸기를 딸까 말까 망설이다 ~~

어릴적 배운 동요가 생각납니다

 

뻐꾹~~뻐꾸욱 뻐국새가 노래합니다

봄이 간다고 , 여름 온다고 알리는 것일까요 바스락 바스락 소리에 행여 뱀인가 놀라 ~~~조심스레 뒤 돌아 보니

산 비둘기 한마리가 먹이를 찾는가

작년에 떨어져 퇴비마냥 마른 상수리 나무아래를 뒤적입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 해 서둘러 돌아오건만

비도 내리는둥 마는둥 잔뜩 하늘만 흐립니다~~

 벌써~~유월 입니다

 

ps   원호와 도량 사이에 작은 동산이 있답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잘리고 도막나 길은 길에 연해져 있지 않고

이름도 모를 작은 동산으로 남았지만 사철의 변화가 동산과 함께 찾아 옵니다

저쪽 끝 단면으로 잘린 봉곡 쪽에서 이쪽 끝 바위 투성이 제법 가파른 도량 큰 대로까지는

보통 걸음으로 왕복 한시간 남짓이며 만보가 가까운 수치가 기록되니

우리네 중년아낙의 하루치 운동으로 딱 마촘합니다

 

 

 

우리교회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계간지에 실린 글입니다

선교를 목적으로 발행되지만 ,믿음의 글들 외에 우리를 살아가는 잡다한 이야기가 많답니다 

 이번주에 받았던 여름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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