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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축복

한여사 마침내 보신탕도 먹다

이번에도 우리의 세프 제부의 솜씨가

실력을 발한다

모일때 마다 도 맡아 하는 음식들은 이미 정평이 나있고,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원래는 내일 토요일 서울 작은 오래비네도

다 모일때로 정했으나 고기는 언제나 푸짐하고 넉넉하니

아내를 위해 간병하느라 지친 울 신랑

강서방에게 한번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하는

큰 올케의 배려다

 

수북히 두접시 넉넉히 담은 수육과,

생강절임,된장 양파소스 ,양파 짱아찌도 넉넉하다

깻잎과 상추등 쌈거리도 보인다

 

저녁 밥상에 둘러앉은 사람들도 맛난것 먹을

기대에 흐뭇해 보인다

처형은 안 먹으니 오리고기를 따로 준비했다는 말 들었어도 오늘은 오리고기,그것도 훈제는 싫다

 

먼저 수육을 양파,생강,된장소스를 얹어

깻잎으로 돌돌 싸서 먹었다

처음 맛은 쇠고기랑 별반 다를바 없다

아니 조금 더 먹어보니 어쩜 더 나은듯도 하다

쇠고기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 몇점들다 말았지만

들깨가루와 부추 나물 고기도 쫄깃한

밥을 말아 먹은 전골은 정말 맛있어,조금더

추가로 먹기까지 했다

 

옆자리서 남편이 안 먹는다 할까봐 ,입에 안 맞다 할까봐 조심스레 살펴 보고 있다

뭣 별것도 아니네

이때껏 굳이 못 먹는다,안 먹는다 한것도 우습고

기운 없는 아내에게 그것만 몇그릇 먹이며

훨씬 회복이 빠를텐데라고 애태우던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더 드이소라고 웃어 주었다

 

병실에서도,아니 이전부터도 사람이 지치고

힘들땐 보신탕이 원기회복이 최고라는 소리는 줄곧 들어왔고

이렇게 아프고 나서는 남편도 몇번이고

먹일라고 그랬었다

 

정말이지 울 서방을 포함하여,형제자매들은

물론 돌아가신 양가 부모님들도

우리 교회 목사님,장로님등등 어찌나많은분들이 보신탕을 좋아라들 하신지 모른다

 

그런 자리에 낄때마다 ,지금껏 나는 안 먹는다 못 먹는다를 지켜 왔었고

어느 누구도 내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나는 중학생때 우리집서 키웠던 영리하고

이뻤던 강아지 쏘니를 키워 나중

보신탕집에 팔았던 기억이 슬프게 남아있어 그런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한번 부린 고집에 매인

스스로의 생각안에 가둔 탓 일꺼다

 

매스컴에서 야만인이라고 외국사람들이 떠드는것도,그러나 그것은 육식을 하지 않고

그래야 맞을듯 하다

 

 

그러다 참 예전 오래된 일들이 생각된다

우리집이 강원도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가기 전 경상도 시골에서 몇년간 살았던 적이 있었다ㅡ6년쯤 되나

 

집도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지었고

이웃은 단 두집뿐

새로 전학한 곳에서는 몰려다니던

친구들도 없었었다

오십대 초반쯤의 부모님도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하셨을 그때다

 

시골로 이사와서 살던 몇년간 길렀던

염소도,한마리마다 이름을 지어 주었던 우리 병아리들도, 열 댓마리 정도 병아리를 사다

키워 팔곤 했는데 처음엔 그것이 너무 신기했다

 

일일이 이름을 지어 주었고

아직도 이름 몇개는 기억에 남은 처음 키웠던 고것들

 

하얀 병아리는 백조같이 예쁘다고 혜련이라 불렸고,

까맣다고 중달이ㅡ그때 삼국지를 읽었는데 사마중달이 이름이 참 우스웠었다ㅡ

약간 늦되던 얼티,이쁘던 곱단이,

토종이라 아부지가 나중 얻어온 병아리는

성안댁이라고 부르며 나랑 내동생이 얼마나

안고 다니며 엄마 몰래 모이도 쌀로 주면서 ,예뻐했는지 모른다

 

간장담는 소금물을 찍어 먹어 두마리가  죽고 말았는것도

키워서 나중 장날 팔러 나갈때도 얼마나 울고 불고 했는지도 모른다

 

여동생 초등졸업할때 탔던 저금으로 샀던

까만 염소는 이름이 오레였고~~`이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기억이 없다

물론 키워서 새끼를 받아가며,

공무원으로 퇴직해 수입이 줄었던 우리집의 수입원들이었다

 

 

어째든 나는 오랫동안 닭고기도 좋아하지 않았고

염소고기는 아직도 먹어 본적 없으며

개고기,보신탕은 이제 처음을 먹어 보았고

전골은 아마 좋아할듯도 하다.

 

오래비집서는 사흘쯤 머무를 예정이다

전원주택은 비 올때가 더 좋다

 

퇴원 후,딸아이 집서 하룻밤을 보냈다

좁은 오피스텔에 날은 습하고 더운데

나때문에 에어컨도 켜지 못하니 그것도 안 돼겠다

탕정 오래비 집에서

다 모이기로 미리 약속 되었기에,울렁거리는 속을 다독이며 영등포에서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갔고

아산 역에서 큰 오래비가 마중을 나와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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