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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난사 <암극복기>

7차 항암후 ~집에서

비가 좀 올려나 했다

갑자기 거실쪽 열린 창으로 밀려드는 바람이 시원하고  후두둑 소리도 경쾌하다,  

비가안 내린지 한참이나 되었기에 메말라진 수목들을 촉촉하게  적실만큼의 비를 기대했건만

얄밉게도 두번씩이나 오는둥 마는 둥 찔끔거리다 말아 버렸고

다시 말갛게 하늘이 개는 중이다 ~~

그래도 미안한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지금 불어오는  바람은,

말복의 뜨거운  바람이 아니고 가을을 기대하는 입추의 바람 같다<입추때도 항상 덥긴 하더라>


***



7차 항암을 끝내고 집으로 오니, 한 주간 비웠던 우리집엔 무더위가 반기고

앞 베란다의 여러 화분들은 내리 쬐이는 강한 햇살에 , 몇날 물을 먹지 못해

비실 거리고 있었다

정말이지 집에 내려오니 병원과 , 광주 사돈댁의 시원한 동네에 비해

훨얼씬 더 덥고 답답 하단다 ~`


발저림, 발시림은 이제 종아리까지 올라왔고 손가락 저림도 심해

선풍기도 아내쪽으로 돌려놓고 틀지 못할 상황에

남편이 더위에 힘들어 하길래, 에어콘 가동 하라고 ,나도 괜찮다고 

그래서 이틀 낮을 에어콘을 켜게 되었다

자연속에 산들 바람은 시원하고, 선풍기 바람은 이리저리 피하면 됀다만

에어컨은 바람이 몹시고 차게 느껴진다 ~`그러니 춥다


에어콘 바람은 남편의 땀을 금방 식히지만  나는 얼른 신엇다 벗었다 하는 수면 양말을 신고

긴 바지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을 얼른 더 신고 긴바지도 잊지 않는다 

윗도리더 챙겨 있고 , 에어콘이 바람이 들지 않는 방에 왔다가 갔다가 한다

이 더위에 아내 때문에 모든것을 참는 남편이 너무 고맙다

해마다 더위에 죽겠다고,,유난히 더위를 타는 내가 올해는 더위를  모르고 지나간다

만약 더위까지 힘들게 했으면 우쨌을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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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한번 사흘씩 축제처럼 치르는 우리교회의 전 교인 수련회

해마다 올해는 어떤 분이 오실까 기대치가 컸었는데 이번에는

 나는 단 한번 밖에 참석 못했다


아래층, 위층 그 너른 예배당에 아이, 학생, 청년, 어른들 모든이들이

에배당에 가득차고, 맛난 간식꺼리가 풍성하게 나눠지며  에어콘이 빵빵히 돌아가는 예배당

바람 작은 자리를 찾아  세시간남짓을  앉아 있다가 오니

마치 큰일을 치룬듯 피곤함에 눕고 말았다

이 한 여름에 극세사 양말에 부츠를 신고 따스하게 입고갔건만

왜 그렇게 추운지, 가발에 마스크를 하고 있어도가을 바지를 입었어도 춥드라 




*******

암 환자로서의 내 삶은 참 무료하다 , 어떤 생산적인 일을 하기에 부정적이다

책을 보면 어떤이들은 이렇게 힘들게 투병 중일때도

참으로 생산적이고 은혜로운 일들도 많이 하더니만 ,

몇달째 이어져 오는 기간 중에 나는 점점 더 의기소침되고 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하다

항암 부작용이라고 몰아부치는 항암후 찾아오는 우울함과, 쓸쓸함들

내가 반드시 이기고 나아가야 할 일이라고 ``그런 마음 한편에

나른 낫게 하실이도, 거둘이도 그분 뿐이시니 그 분의 계획안에 내가 들어 있을뿐이라

그런 마음의 우울함은 쉽게 눈물을 흘리게도 하고

마음을 다해 간병을 하는 남편에게 들키기도 한다 ~~~


성경을 읽어도 집중이 안 돼며, 컬러링 북 색칠을 다시 시작해도

저린 손은 섬세하게 잘 돼질 않는다

뜨개질에도 흥미를 잃어버렸고 ~~그 손으로 떡 뽂기를 하다

어둔하게 뜨거운 국물이 팔목에 튀어 괜히 얼룩만 남게 되었다

인터넷 영화도 이리저리 재미가 없어 돌리다가 한두편 재밌게 보는 정도 다




***************


주변에 여전히 사랑으로 챙겨주는 분들이 많다

매번 항암 받으러 가는 날짜를 잊지 않고 잘 다녀오라고 카톡으로 챙겨주는 친구도

잘 받고 왔냐고,고생했다고 매번 전화주는 권사 언니들도 계신다

 

언제든지 필요하고

먹고 싶은것 말하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요,저걸요 하기에는

여름날씨가 너무 뜨겁다

식당을 하는 집사님께 몇 가지 주문을 했더니 ~가지무침, 깻잎김치, 오이무침을 구입



이번에도 영수기님이 여러 반찬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

멧돼지 불고기, 계란 말이, 호박 볶음, 멸치볶음


내려 오는 날짜를 기억해 챙겨주는 그 마음을 내 어찌, 언제  갚을수나 있을까

또 , 어제는 광복절 , 아들내미 생일이었다고


생일 밥상 만큼이나 커다란 도시락 꾸러미가 아들을 통해 배달되어 왔다

찰밥에, 미역국, 오이소박이, 표고 복음, 노각 무침, 호박전, 동태전,

콩나물 무침,두부찌개  여름 김치 한통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내가 울면, 함께 울어주는 친구

내가 다 낫아 같이 다니면 그것이 갚는것이라고 말해주는 친구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하나님 ,

감사 합니다 ~~

저의 우울함과, 나태함, 걱정을 주님께 올립니다

주님 주시는 은혜로 저에게 평강을 주시옵고 주시는 사랑으로

언제나 담대함으로 지금을 넉넉히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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