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축복

바람쐬러 갑시다아~

천사하야니 2006. 11. 13. 18:35
가을이 다 끝나기전에 갈 바람 한번 쐬러 갑시다아
남편은 오가는 출퇴근길에만 ~~
직장에서 집으로~집에서 직장으로 
아침이면 출근했다  어두운 밤이 되어야 퇴근하니
또는 업무차 갈수 있는그곳은 정해져 있어 
가을이 머물다 떠났는지, 단풍이 얼마쯤 물들었는지 아쉽지 않는가요 
나이대로 쫓아간다는 시간이지만 가는 세월을
느낄새도 없이 어쩌다 눈을 돌려보면 계절은 또 바뀌어 버렸다~ 
나혼자만 가을 타령을 해대는것은~~~
나혼자만  단풍을 곱네마네 하는것도 ~~
넘치는 시간을 감당치 못한것만도 아니죠
하늘이 저토록 파아랗고 높은데~~~~
노오란 은행잎이 바람에 떨어져 도로가 노랗게 물든 그길을 보노라면 ~~~
가슴이 툭툭 떨어지듯 아려 오는데 ~~
그것을 어찌 혼자 보고 즐길수 있나요~~~~함께 가을을 느껴 보자고요  
주일 오후에 늦으막히 마음먹고 시간 잡으니 오후 세시반이나 되었지만
집을 나섰고
우리는 시골길을 달렸다 ~~~~
추수를 끝낸 가을 벌판은 텅 비었있다
논뚝길 ~~도랑길에 무리지어 억새는 하얗게 피어 날린다~~~
빈 들판에 찬바람만 날리고 길녁의 가로수도 잎은 다 떨어지고
가을을 보내고자 나온길엔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윗쪽 산간 지방엔  첫눈도 내렸고 기온도 뚝 떨어져~~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을 아들아이 생각에
제때 밥이나 해 먹고 학교 다닐가 염려 되는 딸내미 생각에
잠시 빠져 듭니다~~~~~
아이는 쏘아보낸 화살 같다더니~~~참 한자리에 다 만나기 힘들다
몇번 도로인지도 모를 시골길을 길만 따라 주욱 달린다
노란 은행나무잎을 보고 싶었으나 금방 심은 묘목이 보이고
아님 길 가장자리에 몇그루 섰는 은행나무를 
서방이 놓치지 말고 보라는 통에 까르르 웃고~~~
평소 보다 조금 서방 이야기에 오바해서 웃고 웃는 ~~~~
별렀던 나들이라 ~~또 마누라가 많이 웃으면 서방도  기분 좋을것이니~~~~
서비스차원으로 많이 웃는다 ~~ㅎㅎ
길은 길에 연해져 있다라는 헷세님의 시처럼 
우리나라도 도로사정은 아주 좋아 시골이라도 
도로는 도로와 연해져 있고 또 빠른 좋은 길이 많으니 
이런 시골길은 오가는 차들도 뵈지 않아 
40킬로 최선의 드라이브 속도로 차는 달린다~~~
단풍 고운 태조산 가는길도 둘러보니 
어느새 붉다 마다한 단풍 잎새는 져 버렸다~~~
어느마을인가 지나다 보니 마을집들이 콘크리이트 붉은 벽돌이래도
지붕은 기와모양이다
한두집이 아니라 마을 대부분이 그러해 차를 돌려 마을을 진입해 돌아보니 ~~~~
윗쪽에 고색창연한 진짜 기와집들이 보인다
아 여기가 해평면 일선리이구나~~~~~
 임하댐을 만드면서 여기저기 흩어졌던
한옥들을 모아 문화재로 보존하는 곳이라고 한다
지은지 200년이 넘는다는 그곳에 열채의 고래등같은 기와집들이
황토돌담을 두르고 있다
뒤산은 적당한 높이로 뒤로 두르고 지대가 조금 높은곳인가
집앞으로 훤히 트여있어  이게 무슨 금계포란형이여 ~~호랑이가 누운 형이여~~
풍수는 몰라도 참 좋은 터다 싶다
마을길을 걷다가 어느 한집에 콩 타작 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셔
집 구경해도 되나요 하니 들어 오랜다~~~
버들류씨 집안이고~~~성씨가 같은 마을이었는데 20여년전에
임하댐 수몰로 인해 이 동네로 다 왔단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이사해 타성받이도 많다고 한다
오십대 집안 아저씨가 오셔서 ~~~별로 크지 않는 
이마을에서 많은 교수,의사가 나왔고~~~~높은 관리도 많이 배출해냈다고......
자라나는 아이들도 s,k,y대 출신이 많단다~~~
시인 유안진 교수님이 아 열두촌이라꼬 하시고~~~
누구누구가 몇촌이고~~~아주머니는 마의태자 후손이라고 하니
갑자기 ~~~~조선시대로 돌아간듯하고  ,,요즘은 육촌도 서로 모르는데~
명문가에서 우수한 후손들이 많이 나오는 가보다~~
가문의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이런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
아직도 따스한 인심이 살아있고 ~~~~고속도로 하고도 별로 멀지 않으며
공기 좋고 ~~~집 사이 도로가 넓직하고~~ 
황토집을 지어 마당가엔 푸성귀도 심고~~~이쁜꽃들도 심고 가꾸며
진돗개도 기르고~~~~그렇게 나이 먹고 싶다
그런데 내 혼자 먼저 홀랑 죽으면 당신은 긴세월 어찌 살라꼬
그럼 ~~홀랑 죽지 말고 둘이서 오손도손 오래 살면 되잖아
마을길을 고샅끝까지 한번 걸어보고~~`
<뉘집 별장인가 ,살림집인가~~~`대문가에 화초도
석류니~~~과꽃이니 꽃들과 인의예지니 어쩌구 돌 비석도 있고
대문가에 불을 밝힐 장명등이 도시생활에 익은 우리눈에
몹시 이채롭다~~~~
어둘새라 돌아오는길에선 장터를 지나게 되었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꼬 닷새마다 서는 큰 장날이었다
~파장무렵이지만 이리기웃 저리 기웃거리며
신랑 발가락 양말도 세켤레 샀고~~~
거창 알밤도 삼천원주고 한되박 샀다~~~~~~
예전 생각에 아니 단어가 주는 분위기에 장터 국밥집을 찾았다가
먹거리 흔힌 요즘세상이라 우리의 입맛이 변했는가~~~
지지리 맛도 없고~~~한그릇에 오천이나 하니 비싸고~에구 
배가 고픈데도 절반도 비우지 못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