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도토리묵

천사하야니 2006. 10. 25. 18:01
도토리가 열리는 신갈,갈참,상수리나무등 모든  참나무라고 한답니다
올해는 비가 적고 맑은 날씨가 가을로 접어 들면서 주욱 이어져선가
밤이니 도토리니 하는 나무열매가 풍년이라고 한다
추석 이즘부터 뒷동산에 도토리 줍는 사람들로 북적대었다
해마다 줍는다는이들도 있고~~~~
웬 도토리~~
사람들이 조론것 마져 주어가면 다람쥐들은 뭘 먹으라꼬
궁시렁대며 운동삼아 오르내리는 산길에서 
도토리 주어가는 사람들을보면 흘깃 쳐다 보곤 했다~~`
그런데 누구라도 또르르 굴러가는 알 도토도리를 보면
줍지 않을 사람 없을 끼라고 전에도 애기했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팔 걷어 부치고 평생 첨
도토리 주으러 나설줄이야 정말 몰랐지~~~~
이웃에서 어머니 드리라고  직접 쑨 도토리묵을 두부모로  
세모쯤 가져 오셨다~~~
뒷동산에  갔다가 남들 처럼 주워 첨 해본것이라 하고
아 정말 사다먹는것하고는 비교가 안돼더라~~`
마침맞게 찾아오신 손님들 저녁찬에 함께 놓으니 모두들 잘도 드신다
정말 도토리묵은 전국민이 좋아하는 향토 음식인봐여~~
한 열흘전쯤인가
뒷동산에 운동 나갔다가 평소 잘다니지 않던 샛길로 내려오던중
우와 도토리 봐라~~`잘잘한것이 여기도 저기도 있네
생각 없이 줍다 보니 츄리닝 양 주머니에 불룩하다 
아 맞아 나도 한번 묵을 해먹어 보자 ~~~하는법도 배우게
~토욜 일찍 귀가한 남편이랑 도토리 주으러 가자고 해
남들 몇차례나 주어간 뒷산에 가니 일찍 떨어진 것은 벌레를 먹거
방울이 붙은 것은 다람쥐 차지이고~~~
그래도 곳곳에 심심찮을 만치 도토리가 떨어져 있다
솔나무 아랫길로 가을 맞은 참나무들이 버티고 
사이사이 말라가는 가시나무아래에도 곳곳에  있다
엉금엉금 기어가면서 하나씩 줍던 도토리가  봉다리에 차오르고
날은 어두워 오기 시작했고~~
요가 나가던길을 바꿔 뒷동산으로 돌려 온 팔을 긁혀가며 
도토리 줍느라 동산을 헤매기도 하고~~ 
한 사날~~눈만 감으면 도토리가 어른댄다 ..
베란다에 그동안 주은것을 모으니 서너됫박정도 된다
엄니왈 올핸 도토리묵도 다해줄라나~~흐뭇해 어쩔줄 모르신다
이리 묻고 ~~저리 묻고
물어보는이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 
말려서 방앗간에 가져 가는데 얼마 되진 않고
가을 햇빛에  겉껍질이 갈라지는것이 보여
과도로 알알이 까기 시작하니 어느 하 세월에~~~
도토리묵 참말로 귀한것이네 줍고 까고~~
남편이 또다른 정보를 듣고와 
광주리에 부어 슬리퍼 신고 밟아대기 시작했다
바스락 거리며 껍질이 까지면 골라내서 부엌칼로 술술 벗기니 
야 참말로 재밌구나
이 묵을 팔아 돈을 사서 아그들 등록금 댈것도 아니고
그저 한때 별미로 해묵고 말것인데 
또 이 기회에 난이도 높은 것 한가지 배울수 있잖아
다람쥐에겐 조금 미안했지만
뒷산엔 그냥 썩는 것도 넘치고 넘치더라~~~
속껍질이 붙은것도 있고 없는것도 있다
이제 찬물에 담궈 며칠을 떫은 맛 쓴맛이 빠지게 울거내야 한다
엄니도 나도 한번씩 들락거리며 물을 바꿔어 주고
큰 믹서기로 둘둘 갈아 작은 믹서에 더 부드럽게 돌돌 가루내어
전에 두부하던 얇은 망에 넣어 팍팍 치대어 녹말을 받아서
다시 하룻밤을 앙금 가라 앉히고~~~ 참 손도 많이 가네~~
물과 앙금이 일대일이라꼬 배워온 말 잊을새라 
그래도 잘몰라 한국자 시험용으로 해 보니 ~~~
아무리 급해도 냉장고엔 넣지 않고 잘 식혀 보니
야참 바로 요것이 도토리묵이네 ~~
맛있구나 맛나~~~~~~
누가 요걸 첨 솜씨라 하겠어 스스로 자화자찬을 해가며~~ㅎㅎ
반질한 묵을 장작썰기로 썰어 그릇에 담고
멸치 갈라 내장 빼고 15분 끓여 다시낸 국물을 붓고
김치 송송 썰어 참기름에 무치고
김가루 살짝 부숴 얹고 양념장 맛나게 해내어~~~
엄니,서방님 한그릇씩 드이소~~묵중의 묵 아닙니까~`
장장 일주일 걸려 서너모 밖에 만들지 못했지만 
~~~쪼매 남은것은 냉동실에 보관해 아이들 오면 맛 보이고~~~~~~`
친정식구들 가까이 있음 뻐기면서 한그릇 낼 텐데~~
에고고 너무 적구나~~옆집 아낙만 맛 보이고~~
눈에 삼삼이는 많은데~~내년부턴 일찌감치 자루들고 나설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