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그리움이 있어 행복한 시간

천사하야니 2005. 9. 15. 18:36

cd에서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첫곡으로 흘러 나오는 시간입니다
아이 아빠도 출근 하고 가사일은 잠시 미루고
모닝 커피도 한잔 마시고 나니 열시가 가깝네요
오늘의 아침하늘은 푸르름은 언뜻 보일 정도로 흐려져 있어
작년에 프라하 여행때 사온 램프에 작은 촛불을 켰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심장의 박동과 가장 가까운 같은 소리라고 첼로를 격찬한 글을
어디선가 읽은 듯도 하지만
별로 음악적인 ,자주 접할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것도 아닌지라
아무리 반복해 들어도 아주 쉬운곡외에는 기억 되지 못함이
그저 안타캅지요~~~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 아름다운 선률이 흐를때면
내마음의 방향키는 상상의 나래 저쪽이라든가 기억 저 너머로 바람 처럼 흘러 간답니다

이제 한 서너밤만 자면 추석 연휴가 시작 됩니다
객지로 유학간 우리 정이도 한달여 만에 집으로 올것이고
일병인 우리 명이는 군에서 보름달을 보겠네요
온 나라가 술렁댈 전국민적인 이동이 명절을 쇠러 고향으로 가겠지요~~
여느때처럼 우리집에도 몇몇분의 친척이 다녀 가시겠고요
세월이 감에 명절은 즐겁기는 커녕 좀은 귀찮아 지는 것은 주부라면 다 그럴껄요

아마 나도 좀더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결혼으로 집을 떠나 멀리 있다면
자식들과 손자손녀 보고픈 마음과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눈이 아리게 명절을 기다릴지도 모르죠~~
이젠 추석전날 팔월 열 나흘날은 중요한날에서 지워져 버려야 한답니다
친정엄마의 생신이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
기일이 우리 남매들에겐 반드시 만나야 될 약속된 날이 되고 말았답니다
어머니는오랜 질고와 병마로 고생도 많으셨지만
착한 아들내외들로 인해 그나마 따스한 보살핌 속에서
노후를 보내셨음이 무척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파가니니의 모세주제의 의한 변주곡 이 흐를 때에 cd에 흠이 있나
지지직 거리길래 다음곡으로 얼른 건너 보냈습니다
모두가 아는 익숙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가 방안 가득 흐릅니다
램프안의 미니 양초는 조용히 타오르고 오전 나절인데도 사방은 조용하네요

다시 생각도 건너 뜁니다
올해는 바이올렛뿐 아니라 우리집 베란다 화원의 많은 화분들이
하얀 진딧물이 끼는 병이 돌았습니다
줄기 안쪽에 끈적이게 조금 보인다 싶으면 꽃봉리는 열리길 멈추고
잎새는 자라길 멈추고 맙니다~~~쉬이 죽지도 않고 시들시들 배들배들
기운없이 말라가고 또금방 전염도 빨라 생겼다 하면 격리수용해야 합니다
화원에서 독한 농약도 사다 물에 섞여 살포하고
맑은 물에 병든 부분을 씻어 주기도 하고
잎새 큰 것들은 물휴지로 싹싹 닦아 주기도 햇지만
색색의고운 꽃이 피는 서른 여개의 바이올렛은 봉우리가 맺다가도
꽃이 피긴 해도 시들거리는 것을 보다못해
아깝지만 몽땅다아 쓰레기 봉지에 담궈져 폐기 되고 말았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성한 잎으로 엽삽을 하여 뿌리를 내려
옮겨 심은것이 <올해는 좀 많이 내긴 했다>스무여나믄개가 되니 다행이지요
지금은 중국 장사로 간 금순언니 집에서 몇잎 얻어시작했던
바이올렛 기르기가 올해로써 열여섯해가 되어
흐른 세월만큼 선물로 주었던 많은 이들에게 인사도 듣고,
그꽃 기르는것에 자부를 가지고 좀 아는척 우쭐하기도 했는데

그 모든것은
알맞게 빛을 주신, 바람을 주신 우리 하나님의 손길안이었었군요

이제 어린 새싹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단 콘솔위칸 아랫칸에 촘촘히 얹어 거실 쪽으로 바짝 붙어 놓았습니다
초가을 이래도 여린 잎새엔 햇살이 뜨겁나 봅니다
빛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모양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지라
이틀에 한번 정도를 방향을 돌려 놓습니다
철기집사님 뒷산의 부엽토를 퍼와 새흙으로 꼬옥 눌러 가득 채워 놓으니
잎새는 건강하고 싱싱하게 자라나니 다행입니다

이제 음악은 신나는 찬양곡이나 아니면 가을 노래 모음곡으로 바꾸고
램프의 촛불을 끄고 잡다한 집안 가사일 를 다시 시작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