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축복

아들의 첫휴가

천사하야니 2005. 5. 10. 05:30

꿈결같이 지나간 아들의 휴가~~


아들아이가 온단다
입대하고 훈련소에서 강훈련을 마친뒤 자대 배치를 받아
이등병이란 작대기 한개를 달고100일 경과하면
보내주는 위로휴가를 온다고 한다

건강하고 씩씩 하게 잘자라 2급판정을 받아
당당한 현역으로 나라의 부름을 받고 떠난 울 아들이 첫 휴가를 받아 집에 온단다

휴가를 앞두고 여러번 전화가 걸려와 목소리는 들었지만~~~~~~
온다는 날짜는 정해져 있고
어김 없이 시간은 흐르지만~~바쁘다고 초조하다고 시간을 절대 빨리 가질 않고
반대로 기쁘고다고 느리게 가지는 않는다..다만 우리가 그렇게 느낄뿐..

약속된 전날 밤엔 왜 그렇게 잠이 오지 않는지
잠들었다 깨기도 여러번이라~~~가슴은 콩닥 거리고,입가엔 미소가 벙싯 거려지고..

아침 일찍 나서도 포천 까지 나오는시간이랑 ~~
동서울에서 이곳 까지 오는 버스를 타면 이곳 까지 먼 거리라서
오후 2가 되어서야 도착 하겠구나~~~~

아이 아빠는 아침에 일어나더니 부탁치 않아도
청소기를 돌려주고 밀대로 걸레질도 한다~~~그래서 집안은 반짝이고
평소 좋아하는 돼지갈비는 전날 미리 재워 두어
맛난 냄새를 풍기며 찜이 되어 가고
야채 샐러드 꺼리도 냉장고에 준비 해두었네
울 명이 좋아하는 굴비도, 만두도,로스구이도,아이스크림도 냉동실에 채워 두었다
할머니도 사과랑 오렌지를 슬그머니 사오셔 냉장고에 넣고 두시고~~~
먹고 싶은 것 목록을 만들어 오면 엄마가 해주마 ...
이것은 아이가 집을 떠나고 부턴 오랫만에 올때 늘 하는 약속이다
첨엔 무얼 먹이고,그담엔 또 뭘 먹이고~~먹고 묵고~~온통 먹는 궁리만 해둔다
엄마란 자리는 그저 뭘 해 먹이고 그것에 행복을 느끼는
엄마는 밥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일것이다~~~

문경 휴게실이라고 전화가 걸려 왔다
도착 시간에 조금 미리 앞서 고속 버스 터미널에 가서 기다린다
전국 곳곳의 행선지를 단 많은 버스들이 오면 몇몇의 손님들이 내리고
평일이라 버스 이용객이 얼마 안돼는 모양이다

1시55분 동서울발 구미행 버스가 도착했다
군복입은 아이들이 두엇 보이고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울아들과
눈이 마주쳤다 ~~~웃어 줄려고 그랫는데 그냥 눈물은 핑그레 돌고
내리는 아이랑 얼른 꼭 안았다
179센티의 아들이 군화를 신어선지 키가 훨신 더 커 보인다
피부 미남을 달고 다니던 아들 얼굴이 까무 잡잡 하고 군복은 금방 입은 새것 같다
아들아 엄마~~~아들아 고생 많았지
엄마 집에 별일 없지요~~~아빠께 ,할머니께 도착 했다는 전화드리고
얼른 얼른 집으로 가자
배 고프니 점심을 먹자꾸나~~~~
갈비찜에 ``된장찌게에,김치에,야채 과일 혼합 샐러드에~~
<파인애플을 마요네즈에 함께 갈아 만든 소스를 아들은 좋아했다>

118일 만에 다시 보는 아들의 얼굴이다
대학 다닐때 한번씩 집에 올때는 거의 느껴 보지 못하는 모자간의
화기 애애한 대화가 시작 되었다
누구 애먹이는 상사 없냐~~훈련 받느라 고생고생 심하지~~~
한 내무반에 아는 사람 없더냐~~~무엇이 젤 불편하니~~~
엄마 보고 싶어 울지는 않았니~~선착순 정렬 몇명 이런것 하느라 애안먹냐
여자인 내가 아는 군대란것은 한계가 있어서라 금방
그동안의 집안 대소사를 이야기한다
정이 대학 생활 신나게 한다 ~~지말로 인기가 넘친다고 한다~~
그래 참 피곤 하겟다 쉬어야지 그래고도 또 아들 옆에 앉아
빡빡 깍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 듬기도 하고
까매진 볼을 어루 만지기도 한다
입대 전엔 몇마디 오고가면 별로 할말도 없고 컴에 앉아야 한다고
엄마 고만 나가시라고 했는데 군대가 참 아들을 부드럽게 만들었는것 같다
저녁엔 인근 고모네 가족과 오리구이로 낙찰~~~~~
겨우 하루 집에 자고
그담날 부터는 친구들 만나랴 ~~~`새벽 다섯시 집에 귀가
그담날 정이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랴~~~~~~상행 열차로 휘리릭~~외박
그담날 학교 과 선후배 만나랴~~~~엄마한데 얼굴 잠시 고것만 보일래
빨리 와~~밤 2시경에야 하행 열차로 다시 집으로

냉장고엔 아직 먹거리는 그냥 남았는데 귀대 시간은 다가오고
아침을 먹으면 이제 집을 나서야 한다
너무 멀구나..서울 애들은 부대가 가까워 좋은데 더 먼데 친구도 있어요
엄마가 나물 넣고 고추장 넣어 비벼 줄께 먹고 가그라

한시간에 한번 하루에 몇번 오고가는 동서울행 버스를 태우기 위해
다시 고속 터미널로 왔다
사박 오일이니까 오일째인데 어찌 금방 온곳 다시 왔는것 같네
차표를 끊고 차부 아저씨의 양해를 얻어 출구 까지 나갔다
아이를 바라다 본다 아이는 이제 꿈결 같은 첫휴가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마크가 다른 군인들이 더러 차에 오른다
아들은 자기네 부대가 아주 이름난 좋은 곳이라 하니 아마 그럴것이다

몇분후면 차는 떠날 것이고 나는 그냥 돌아서 나오면 그만이지만
떠날 아이는 창가에 지정된 자리에 앉고
이제 그만 가시라고 손짓을 바라 보면서 그냥 하염없이 서있다
어찌 눈물도 날듯하지만 애써 이성을 지켜야 한다
나는 씩씩한 오뚜기 부대의 군인 엄마가 아닌가....
차는 떠났고 신랑에게 전화했다
명이 이제갔다~~~근데 왜 목소리는 자꾸 울먹이노~~

아이랑 앞으로도 우린 얼마나 많은 이별을 할까
우리네 보통삶을 굳이 다 언급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도 몇번인가의
휴가가 더 있을것이고,큰 꿈을 위해 유학도 갈것인데
결혼도 할텐데~~~부모 곁을 떠나 새가정을 가질텐데~~~

우리 부모님도 우리들이 가졌던 그 많은 자잘한 이별들에
애 태우셨겠지~~~
돌아서서 나오는 주차장 까지 오는 그길에서 왜 자꾸 눈물이 흐르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