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여유

천사하야니 2004. 10. 20. 11:35

친한 언니의 플라워 디자인 개인전이 종합 예술회관에서
있었답니다

몇해를 뒤늦은 공부지만 좋아 하는 분야라
아주 열심히 해 여러 종류의 자격증과 어려운 학위도 받고
내쳐 대학에 강의도 나가는 중 가지는 전시회 였답니다
때 마침 들꽃 모임회에서 가지는 전시회랑 같은 날들이라 하루에 두번씩이나
멋진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답니다

정오에 중국어 수업을 마치는 예리모랑 만나기로 했다
오늘 바람은 제법 차 약간 두꺼운 셔츠를 걸쳐 입었다
파아란 하늘은 왜 이렇게 높은지
예술회관 초입의 수목들은 시내에서 가을이 가장 먼저 달려 오는곳이라
그 색색의 아름다움에 주차를 하면서도 마음은 울렁인다

푸른 물감에 붉은 물감을 조금 엎질러지는 물들어 가는 단풍잎새
노오란 노란색으로 물들어 슬픈 은행잎들```
미리 물든 몇몇잎은 엷은 바람에도 떨어진다
시야 가득 거대한 그림판이 되는 주황이니 알록달록이니~~
아무리 아름다운 언어로도 표현덜 될 하나님이 주신 자연이여~~
사철의 변화를 좋은 계절 주심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너른 전시관엔
관심있는 분들이 많은가 제법 붐비고 작은 배낭을 매고 온
유치원 견학생으로도 올망 졸망 복잡하다

먼저 플라워 디자인전에 들렀다
아름다움을 더욱 승화 시켰다고나 할까
여러 재료로 프레임을 짜 꽃으로 마무리한
현대 꽃꽂이의 한 유형 아니지 요즘 최고로 각광을 받는 유러피안 서양 꽃꽂이라
세련된 ,절제된 많은 아름다움을 가진듯 하다
저렇게 실력을 쌓기 까지 얼마나 노력 했을까 언니가 존경 스럽다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들러볼 들꽃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백종의 야생초가 공간 틈이 모자랄새라 빽빽히 자리 잡았다
깨어진 독이나 기와에 혹은 무심한 길가의 흔한 돌이라든가,손수 빚은 듯한 서툰
도자기에 심어져 있다
담는 용기에 의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자연의 그 숱한 것들이 투박한 그대로
화기가 된다~~생각해 봐라 말라 버린 나무 등걸에 심어진 들풀이
그대로 왕성하게 자라 자잘한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걸...

보는 느낌은 뭐랄까
우리네 민초의 숨쉬는것 처럼 작은 것에 연연한 보통의 삶이랄까
아웅다웅 속상해 하는듯한 ,눈물 흘리는 듯,혹은 뜻하지 않는 기쁨인가
최상의 싱싱함으로 심어졌구나 ~~~~~

길가에,강가에 하다 못해 뒷산 어귀 어디서나
쉽게 봄직한 들풀들이 저마다의 귀한 이름과 키우는 이의 이름을 담고
함초롬히 웃고 있다

채취해 가꾸는 기쁨은 아직 내 알지 못하지만
들풀이 주는 편안함으로 가까이서 향기를 맡기도 하고
스쳐 보기도 하며 내내 행복해 했다



이 좋은날 한껏 눈들을 높여 놓아 그냥 휑하니 집에 가기는 아깝고나
인근 태조산 들녁으로 바람 맞으러 가자
도리사 경내를 거닐다 오자~~~간단히 의기 투합
그래서 코스모스 아직 져버리지 않는 조용한 가을 시골길을
지나치기도 하고 텃밭에 주홍감들이 열린 한적한 시골 마을도 지나치며
천천히 온다고 왔지만 15분 만에 도착 해 버렸네요 너무 가깝다~~~~~~

 

0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