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축복
오월비가
천사하야니
2004. 5. 6. 15:49
병원에 계신 엄마를 만나고자
어버이날을 맞아 형제들이 모이기로 했다
긴 병치레와 늘그막에 찾아온 치매로 인해
자식들 마저 알아 보지 못하는 엄마는
다 낫아 퇴원은 바라지도 모하고 그저 고생 덜 하고 가시기만 바라는 맘뿐이라
뵙고 오면 가슴 아리고 ~~``
그래도 모처럼 친정 나부랭이 만나려 하니 즐거움이 앞서는것은 사실
먼길을 앞두어 남편이 일찌감치 퇴근했다
간단히 점심 떼우고 집을 나섰다
늦으막히 비가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선지 오후 들면서
하늘은 우중충하고 바람은 세차다
그래도 오월은 오월
아무리 사나운 바람이 불어도 초록의 잎새들은 살랑이기만 하고
살랑바람은 그저 시원해 차창을 살알짝 조금 열고 달린다
먼산 가까운산 온통 하여름하니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했다
산을 가로 지르는 도로곳곳 주변주변에 초롱초롱 열린 꽃으로 향그러울것이다 분명
간간히 가는 빗방울이 유리창에 떨어진다
주말과 이어지는 이름붙은 날이라 제 속도로 달리지 못하는 차는 가다서다
두시간 남짓 거리가 얼마나 지체 해얄지~~~~~
친정행이라 좀 밀려도 조심스럽고....ㅎㅎ
서울서 ,천안서 구미서 출발지는 달라도
만남은 한곳 어디쯤에서 얼마나 밀리는지는 그래도 다알지
아직도 수원지나요...
음악 소리에 벨을 못들었어요......
중간중간 알리며 알리며 기다시피 가던 차가 호남고속에 접어 들며서
시원스레 내뺄수 있다 물론 규정속도를 살짝 넘다 말다 하면서...
젤 먼저 도착한 큰 오라버니네
휠체어에 노인을 모시고 주차장 나무그늘에 자릴 펴 놓고 쉬고 있다
병원측서 그래도 종이 카네이션을 달아 주셨고
올케가 마련해온 카네이션이 엄마 가슴에 달려 있다
그냥 보면 눈물이 날뿐...아무 말도 할수 가 없다
손을 잡아도 눈을 보아도 반응이 없는 싸늘한 손
유일하게 큰 며느리는 알아 보시는것 같다
아마 긴 세월동안 함께 하심일까..큰 아들 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일까...
딸은 아무 소용도 없는 그냥 남의 며느리일뿐....
평생에 활기 차고 당당하던 분들도 늙고 병들고 자식들에 짐이 되고
이젠 그 의식 마저 없어져 그냥 살아 있으매 사는것...자주 써 먹게 되네 요말..
작은 아들 내외도 도착 ,젤 사랑하는 막내딸만 직장탓에 빠지고...
건강하실때면 이렇게 만남이 얼마나 기쁠까...
흰죽조차 떠 드실수 없는 삶
이제 갈 께요 담에 또 올께요.......
가는것 아실까 또 온다고 아실까.....
해는 완전히 저물고 밤은 찾아 온다
멀리서 가까이서 찾아도 함께 한 시간은 불과 서너시간
찔금거리던 비는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 하고
우루루 천안 오빠댁으로 또 두어시간 거리를 달린다
우리 사남매로 인해 맺어진 인연
각자의 아내와 남편이 그냥 한식구가 되어 버려
만남이 그저 흐뭇해 밤새 이야기 해도 끝이 없다
주고 받은 삶의 이야기 보따리와 아이들 이야기 별 소질 없는 재테크 이야기
[ 푸른목장 ] |
연세가 드시고 세월이 많이지나 아무것도 기억하실수 없는 어머님 이지만 그래도 사남매를 잘 키워 주시고 또 사남매가 만날수 있는것도 살아계신 어머니 때문이 아닐까요! 보기에 안타깝고 안스럽기도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