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매끼 먹는 반찬 때문에~

천사하야니 2019. 2. 17. 23:47

아픈 아내가 가여워 주방일을 남편이 하기 시작한지가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간다

아프기 이전에도 자상한 성격이라 보니

집안 청소나,마늘을 까거나, 나물을 다듬을때는 함께 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있어

집안일을 도 맡아 해 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때도, 속도는 더디지만 잘 해내는것 같았다



때로 내가 설겆이나 청소를 한다고 나서도, 물에 손을 넣지 말아라 하고

힘이 든다고 쉬라고 하니 , 나도 어느새 공주로 자세가 잡혀 있고 쉴때가 많다

울 서방 노안으로 눈이 침침해 잘 보이지도 않던 세탁기 사용법을 이제 잘 터득하여

널기도 하고 마르면 반듯하게 잘 개어 놓는다

우리 세탁기는 14년째 써 오는 통돌이 구형인에 한번을 전 코스로 다 돌린 후에

헹굼을 한 두차례 더 한다음  탈수를 하고 널어야 한다   


청소와 빨래는 그렇다 쳐도 , 식사 준비 ~~~그것이 남편에게는 참으로 어렵다

밥이야 쌀 씻어 전기 밥솥에 안치면 간단하지만

매일 , 매끼 영양을 골고루 갖춘 반찬을 해서 아내를 먹인다는 것이 정말이지 어렵다

주부가 손을 놓아 버리니 매끼 해 먹어야 하는 찬꺼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주부의 식사준비가 얼마나 큰 일인지를 깨닫게 되기도 했다


사다  먹는 반찬과 , 나가서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

그리고 집으로 가져다 주는 음식들

식사준비는 커녕, 먹기조차 힘들때도, 또 잘 먹어야 기운 차린다고

무겁게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 주던 여러 언니 권사님들

주변 많은 이들이 챙겨다 주는 여러 반찬들, 김장 김치, 여러 김치들

 , ~~이 음식들은 전부 손맛이 좋아 맛은 뛰어나다 

장을 봐서 남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주시는것이 얼마나 큰 마음 인것을 주부니까 잘 안다

나도 다 낫아서 정말 힘들어 하는 가정에 반찬을 해다 줘 사랑의 빚을 반드시 갚고 싶다  



그래도 하루 세끼 매일 건강을 체크하면서 먹어야 하니 늘

오늘은 마누라에게 무얼 먹알까 하고 신경이 쓰인다는 남편과

~~좀 더 신경 쓰세요 하고 되 받는 나~~~

입맛 마저 변해 버려 예전에 즐기던 것이 지금은 맛이 없고

또 금해야 할 음식들도 참 많다 ~~주로  좋아라 하던 음식들만


중국음식, 생선회 , 튀김종류, 고구마, 떡 ,곶감, 찹쌀떡이나 매운 찜 요리

생야채도 에구 적다 보니 한도 없다


요즘은 인터넷 반찬 꾸러미라는 곳에서 택배로 국과 반찬을 시키고

또 교회 성도님의 식당에서 여러 반찬들을 사다 먹기도 한다

한주에 몇번이고 했던 외식도 내가 먹을수 있는 것이 한정이 되어 있고

나가서 먹다 보니 외식에 물리기도 하고 그 비용도  만만찮다   


또한 울 서방은 한끼라도 국이나, 째개 등 국물있는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국은 내가 한꺼번에 한 솥씩 끓여 나눠 냉동해 두고 하나씩 꺼내 먹는다

대부분 미역국이나, 시래기국, 무우 쇠고기국등 끓여서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와도

맛에 별 영향이 없는것을 만드는데, 가끔 냉장고에도 동이나  얼른  만들어야 할때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나는 말만 하고, 신랑이 씻고 다듬고 다 한다



항암 부작용으로 말초 신경이 마비가 되고 무딘 곳은 아주 천천히 낫는다고한다 

발의 힘듦은 아직도 여전하고 ,  손가락은 발에 견주면 아주 좋은 상태다

그래도 젓가락질을 하다 갑자기 손가락이 뻣뻣하기도 하여 멈추기도 하는데

그런것은 나이들면 누구라도 좀 그러지 않을까

 

요는 내가 천천히, 쉬엄쉬엄 해도 되는 가사일을 남편이 시키고 싶지 않는것이다

오로지 기도하는 심정으로 , 아내의 병이  절대 재발되지 않고

지금의 이 부작용도 다 완치되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내를  챙겨주고 사랑해 주는 맘에 나는 머리털이 길면 신발 삼아 줄꺼라고

까불고 눙치고 있다 ~~

울적한 분위기는 서로를 가라앉히기에 요즘 나는 전에 보다 더 좀 많이 까분다



*****

대보름이라고 , 내 친구 옥이가 퀵으로

또 이렇게 많은 음식을 보내왔다 ~~다섯 사람이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하다

오곡밥과

나물 종류가 열한가지, 배추전,우엉전,고구마전과 돼지고기 수육,깻잎김치,며칠전 담았다는 약고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