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여인들 밤에 만나다
수선화 여인들이 어스름 저녁에 만나
맛난 저녁 식사를 화기애애한 가운데 했다
가족들 저녁밥 챙길 시간에도,집에 갈 생각 않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느라 늦은 시간까지
노닥거렸다ㅡ표현이 좀 그렇긴 하다
모임을 저녁식사로 한것은,조직이 만들어지고도 아마 처음 이리라
긴긴 날 두고도 주부들이 가정 팽개치고,
또
수요예배도 안 가고 다 같이 모인것은
일년도 넘게 못 만난 속초댁이 내려온단다
왔다가 금새 올라가야 할 처지라 만날수 있는 시간도 사실상 오늘뿐이라
내일은 내일의 선약이 있는 분들 있기에
저녁시간에 모처럼 다섯명이 다 만나게 되어 흐뭇하다
다섯명이 나뉘는 대화는 넷보다
다섯인 만큼 풍성하고 그간의 밀린 안부와 이야기로 웃음꽃은 더욱 다채롭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바로 오늘이 돌산댁 영수기님의 생일이다
생일이래도 그냥 생일인가
60 번째니 회갑이다
가족들과 보낼 회갑 생일도 미루고
일년도 넘게 못보다가,모처럼 시간내어 보게된
속초댁과 함께 하는 시간에 기꺼이 시간내어 주니 고맙다
카페로 옮기는중에 예쁜
케익도 사서,커피와 캐모마일 차를 시켜
조그마한 소리도 축하송을 불러주고
이때껏 건강함에 축하를 했다
몇해를 이어 해외로,
수시로 하룻밤을 묵었다 오는 나들이를 함께 하던중에
나의 질병과,또 이삼년 속초에 살므로, 속초댁으로 불리워야 하는 그레이스로 ㅡ
올 한해 우리 수선화 끼리는 어느곳도 함께 가보진 못했다
구미에 본거지를 두고 동해시와 속초에서
살고 있는 그레이스
유럽 주재원으로 5 년간 체코 프라다에서 살았던 영수기씨
또 창원으로 발령받아 5 년과,중국 장사에서 또 몇년을 살았던 루치아언니
마르가르타와,나는 이 도시에서만 오래오래 살았기에 살면서 다른 곳에 이사할 기회가 없었기에,앞으로도 그러하다
긴 인생 살면서 해외에서 살아보는것도
또 다른 도시에 잠시 살다 다시 이곳
구미로 돌아와 사는것이 때론 부럽기도 하다
내가 계획하는 제주도에 한달살기에
수선화 팀도 한주는 내려와서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반응이 좋다
팀당 한 주간씩 와야 한다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꺼내는 이 이야기는 해도 그저 즐겁다
백령도에서 미역을 주문해 친구들과 나눠먹는다고 쪼개온
루치아 언니는
내것은 아예 미역국을 끓여 냉동실에 두고 먹으라고 이인분씩 싸서 나뉘어 가지고 왔다ㅡ다섯개나
속초 그레이스가 국 끓여 먹으라고
용대리 황태포를 또 내게 주었다
요즘 내가 발의 부작용으로 운전을 못하니
마르가르타가 집까지 태우러 오고 간다
무거운 짐은 엘리베이터 앞까지 들어다 주기도 한다
저녁 여섯시에 만나
집에 오니 아홉시 사십분,근래에 남편도 없이
가장 긴 외출시간이라선지,밤바람
집에 오니 열시가 다 되어가고,나는 피로감에
발저림에 힘들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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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몇번에 걸쳐 나뉘어 쓴 글
영숙님이 반찬 여러가지를 해다 주었다
꼬막무침,닭가슴살 샐러드,계란말이,파김치
이름을 절대 밝히지 말라는 누군가의 열무 물김치
이름을 밝히지 말으래도 그 뛰어난 맛은 영수기님의 또다른 절친 누군지 짐작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