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의 두번째 편지
집에 와서 몇달만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스마트 폰에 저장된 아기 사진도 저장할겸 들어왔다가
정다운 친구들이 저를 위해 보내준 편지를 올려 봅니다
몇개는 잃어 버렸는지 보이지 않네요
모처럼 키보드에 손을 올려 신 바람 나게 기록 해 봅니다
~~
TO . 은경언니
많이 힘드시지요
사진으로 봐도 수척해진 얼굴이며
애써 밝아지려 짓는 표정이 , 안쓰럽습니다
퇴근길에 언니 보려 가려고요
가만 생각하니 얼마나 아플까?
언니 마음은 또 어디까지 헤맸을까 ?
염려 됩니다
제가 글씨를 참 못써요
언니 얼굴 보러 가면서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준경이가 한두달을 음식 조심해야 한다기에 아무것도 사가지 않을거예요
지금까지 잘 버텨오신 것처럼 앞으로도
섭생에 신경 쓰시고 <옆에서 멋진 남편과 예쁜 따님이 >
두 분이 잘 챙겨 주시겠지만 , 언니도 잘 따르시길요
올 가을 즈음엔 언니가 금오산 둘레길 마음놓고
걸을 수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한번 내려가게요 .ㅋ
회사라서 참 성의없이 A4용지 놓고 몇자 적습니다
결론은 준경 당부가 있어 간호하시는 분을 위한 음료도 안가져 갈 겁니다
여기까지 썼는데 거래처 사장님 오셔서
차분하던 마음 날아갔네요
아무튼 기도 열심이시고, 치료 잘 받으시시
예후가 좋으리라 믿습니다
죽이라도 잘 드시기 바라오묘 두손 모아 기도는 못해도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하나님 은경 언니 지켜 주세요!"
언니 이따 뵈여!!!
2018년 5.11 현숙이
수술하고 사흘째 되던날에 여디디아랑, 제비꽃 자매 다녀가다
고맙게도 환자용 민머리에 쓰는 얇은 모자랑 목에 메는 미니 스카프를 주고 갔는데
이것이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중이다
나는 두번이나 병실을 찾아준 그 들이 고마워서 가고 난 뒤 한참을 울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