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 리폼
버리기엔 아깝고, 입자니 좀 무거울뿐 아니라 유행도 한참 지나간 옷이 있다
살면서 그런 옷들이 하나 둘이겠냐마는, 남들이 입을 수 있는
옷 재활용통에 넣기에도 너무 아까운 옷이다
몇해전부터는 아무리 추운 겨울이래도 한번도 안 입고 지나갔으며
옷 정리를 하면서 몇번이나 망설이다가 그냥 두곤 한지 벌써 여러해다
장롱에 소중히 자리 잡다가 어느 순간에,여행 캐리어나 보관하는
서재방 붙박이장에서 잊혀진째 보관 중
이 세상 어느 방한복 중에 최고로 따뜻한 무스탕이라 불리는 옷이다
처음엔 가지고 있는것만으로도 좋아라 했고, 결혼해서 살만 하나벼로 불릴
시시껄렁한 주부들의 단순 생각으로, 모임에도 입고 다녔다
구입할 당시에는 백화점 직원은 대를 이어 물려 입을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러니 고가라고 해도 장만해 두면 평생 입을꺼라고 했다
풍요로운 요즘 세상에서 택도 없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구입할 때는, 모든 유행의 정점에 있을때니
아끼고 바라만 봐도 좋던 시간이 지나고, 그러다 보니
정말 본전을 찾는다는 말을 듣기도 전에 땡하고 만것은 아닌지 ~~
그때부터 나는 알았다 ,뭐든지 새로 사면 아끼지 말고
무조건 많이 사용할것은 사용하고, 쓸것은 써야 한다는 진리를 말이다
이 옷을 우선 여우 털로 폭신한것을 따로 떼어 털 목도리를 만들까 한다
털을 떼어내고, 남은 몸통으로 조끼를 만들어 좀 추운 서재방에서 입고
손목에도 하나 상함없이 폭실한 여우털은 우째야 할까
아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지
혹 나중 입지 않을까 생각하여 보관하였지만 이제 입고 다니기에 무겁다
생각해 보라 요즘 얼마나 가볍고 따스한 구스 롱패딩이 쏟아져 나오잖는가
이 옷을 동네 리폼 하는 집에 가져가니
요즘 새롭게 유행이 돌아오는데 , 그냥 입으시지요 ~~~아까운데요라고
이제 내 무스탕은 새로운 다른 것으로 만들어져 나와
내 겨울을 따뜻하게 뎁혀 줄것이다
옷 하나가지고 오도방정을 떤다고 생각 할란가 몰라도
그런 하나하나의 것이 우리네 보통 삶의 역사가 아닐런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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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그리 오래전일수도 있고,아닐수도 있다
20년도 더 넘는 시간 전이니,90년대 중반으로 치면된다
그때도 겨울은 춥기 마련인데,동물 가죽과 털로 만든
겨울옷으로 나온 무스탕이 대 유행한적이 있었다
정말이지 이때껏 나온 겨울 옷 중에 최고로 따뜻했다
모피가 대중화되기 이전이고,모피 만큼은 비싸지 않아도
한벌 가격은 지금 돈으로도 꽤 큰 돈인 백만원이 훌쩍 넘고, 이백만원에 육박했다
무스탕이래도 브랜드에 따라 목둘레가 밍크냐,여우털이냐에 따라
가격차이도 꽤 났고, 시엄니들이 혼수품으로 받기도 했다
그때 주변에 새로 이사오면서 친하게 지낸 내 또래들도
결혼 기념일 선물이니, 생일 선물이니한,두명 사입기 시작했고
잘 나가는 누군가는 검은색, 보라색등 여러벌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때,우리집은 아파트 대출금이 꽤 많이 남아있을때라서
근검절약하며 사는 중이었다
또 나보다 , 함께 사시는 시엄니를 먼저 사드려야 할 군번이었기에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항상,말은 안그런척 하지만 나도 허영심은
남들보다 작지 않았고,무엇보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탔다
백화점에 친구중 누군가 산다고 하면,다 같이 봐 주러
우르르 다녔고,그다음은 누가 살 차례다 했다~~
그런 이야기를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이번에는 누가 샀는데
그 옷이 얼마나 되드라 하고 종알거렸는데 ``우리집 석달치 생활비는 되었다
초등학교 5 학년인 엄마도 누구네 엄마처럼 무스탕 사입어요라고
울 아들이 어릴적 부터 세뱃돈,용돈을 모아온 저금통장을 주었는데
나는 그것이 얼마나 흐뭇하고 기뻐 ,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다
아기때부터 모아둔것이라서 아이 기준으로 상당한 거금으로 느껴질
몇십만원이지만 무스탕을 사기엔 택도 없다
그리고,아무리 철없는 아내이고,못 말리는 엄마지만
그렇게 까지 해서 살 필요도 없는옷 인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 사건은 ,아들아이가 고맙고,더욱 사랑스러웠으며,아이에 대해 서운할때
생각을 가다듬어 떠 올려 위안이 되는 기쁜 자랑거리에 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난 뒤에 나도 멋진 무스탕을 사 입게 되었다
그때는 우리집 경제가 최고로 활짝 필때라서 나도 손만 내밀면
누구처럼 색깔별로 사 입을수 있을 정도 였으니, 내 마음도 넉넉했다
우리나라 경제 만큼 , 우리형제들 모두도 주머니가 넉넉해지면서
모두들 다 입고 다닐 정도가 되었으며
여동생이랑,올케가 사는 천안의 백화점에 가서,<직장 다니는 올케 , 여동생은 이미 구입>
최고로 좋고 이쁜것으로 ,고르고 골라 한벌을 샀다
한벌을 사면 평생을 입는다니,가장 기본의 디자인으로
유행에 얽매이지 않을 옷으로 희희낙락 골랐다
공사 직원으로 높은 연봉의 멋쟁이 동서는 시들해질 바로 그때임인데
나는 그런것 상관없이 좋아라 했고 평생 입을 옷이니 만치
초등학생인 딸내미에게 나중 엄마 늙으면 너 줄께라고 할만치 우리는 순박했다 ㅎ
매스컴에 떠 들던 옷 로비 사건을 우리는 기억 할것이다
고가의 옷들을 해마다 사 입는다는것은 대다수 국민들은 생각도 못할것이다
직장에 다니거나, 집안 큰 행사가 있어서야만 한벌씩 장만해 입는
그시대는 그랬다 ~~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선 세대보다 훨어씬 누리고 살았으니
함께 살던 시엄니 세대보다는 우리는 더 낫다
지금은 비싼 옷을 백화점에서 구입해 몇 달씩 할부로 사는 그런 경우는내 주변에 거의 없다
유행주기, 트랜드가 짧고,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참 쉽게 쉽게 옷을 잘 산다
그러다 보니 고가품 보다 그때 그때 잘 어울리는 것으로 말이다
나이 들수록, 비싼 옷이나, 백을 을 산다는것이 괜한 허영만 같다
차라리 그 돈으로 어디 먼 곳을 여행 다녀오는것이 낫다고 여겨질 생각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좋은것 걸쳐도 별 맵씨가 안 나는것이 최고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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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만들어 져 올 내 여우털 목도리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