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불이야,불조심

천사하야니 2017. 9. 14. 06:34

 




 



잠귀 얇고,잠이 적은 나는

네시 십오분에 해 놓은 알람이 울기 전에도,잠은 수시로 깨곤 한다

오늘도 예외없이 네시가 채 안돼 눈이 떠져 새벽기도

셔틀버스 올 시간 체크하면서 십분만,오분만 하면서 밍그적 거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찌 밖이 좀 소란한듯 하다

주방에 있는 경비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같다

아니 그전부터 왕왕대는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는것 같다

또 무슨 오작동인가 싶어,무심히 있는데

발음도 정확치 않고 대피하시오,대피하시오 소리가 쉬지 않고 나온다

아, 이것이 뭔가 잘못 되었나 보다 장난이 아닌가 보다 ,싶어지고

안방에 혼자 곤한 잠에 빠진 신랑을 급히 깨우니,

사태 파악도 안된 비몽사몽간에 경비실을 호출해도 연락이 안 된다ㅡ

 

무슨 큰일인가 싶어 작은 주방 창을 통해 밖을 보니

제일 먼저 우리 동 앞에  불자동차가 두대나 와 있고

사람들이 여기저기 웅성이며 서 있는 것도 보인다

빨리 빨리 대피하라는 방송이 그때까지도 계속 소리친다

 

어디에서 어느층에서 났는지 냄새는 별로 나지 않으니

여유롭게 치솔칠도 하고, 옷을 챙겨 입고 현관문을 여니,

계단을 통해 코를 수건으로 감싼 위층 분들이 연신 내려온다

할머니를 부축하며 내려오는 분도 계시고,

나도 새벽기도용 가방을 들고 남편이랑 사람들에 섞여 계단을 정신없이 따라 내려갔다

이렇게 소방차가 오면 요란한 사이렌소리도 있었을텐데 ,

도로쪽 창이라 자주 듣다보니,안전불감증마냥 스쳐 들었는가 보다

 

 

소방관 아저씨  몇명이 계단을 올라오고 나는 내려오면서

뭘가 귀중품은 들고 나왔어야 하지 않는가ㅡ라는 마음이 연신 든다

냄새가 크지 않으니,어느 층 인줄은 모르지만

금방 끄겠지 하는 마음도  컸다

 

자다가,놀래서 내려온 사람들이 둘러서서 웅성거린다

입은옷 그대로 반팔옷으로 ,울서방처럼 잠옷위에 츄리닝 걸친채로

새벽 한기로 싸늘하고 ,불이난 12층 집 창 베란다로

제법 큰 불길이 보이며 연기는 밤인데도 시커먼 연기가 위로 치솟는것이 보인다

 

 

불 이로구나

위층에서 나서 불길이 위로 치솟으니

모를수도 있고,잠이 들어 모를수도

또 알았다고 해도 그땐 너무 늦을수도 있겠구나 싶어

그때사 두려운 마음도 생기고,피할길 주셔서  감사 하기도 하다

 

누군가 언니는 그래도 귀중품 들고 나왔네라고

내 성경가방을 보는데, 새벽용 가방이라  생각없이 들고 왔다고 웃고 말았지만,

귀중품, 귀중품하는 내마음은 다시 궁금해진다

 

우리집에 귀중품은 뭘까ㅡ타버리면 다 없어질것이니

남편이 몇년간 써서 제본했덧 성경필사책과

맨 먼저 쓰다남은 위안화 현금,내 금부치몇개

아이들 어릴적 사진들 등등이  떠오르는데 막상 시간을 쪼개 급히 나가야 할땐 

무거운 그런것들 챙겨 돌아볼 시간이나 될까

 

불은 순식간에 타오르는데,

큰불이 아니었기에,큰것이 아니라고 이렇게 늑장 부리지,

타워링이나,타워 영화에서도 봤지 않는가 ㅡ

자다가,모르고 질식하거나,아님 꾸물대며

챙기다가 그럴지도 모른다 ~~~

 

마지막 시대에 내가 들림 받는다면 내가 무엇을 가지고 와얄까

가지고 갈것이 아무것도 없고,가져갈수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카스에 올린글

새벽녁

급하게 울리는 화재 경보

 

대피하시라,대피하시라

무슨 오작동이 된줄 알고 느긋하게 있는데

가만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태평하게 아무것도 모른채 잠든 남편을 깨우고

주방 창문으로 밖을 보니 불자동차에 사람들로. 어수선하다

사이렌소리도 많이 울렸을텐데

문을 열어도,닫아도 바깥 세상에 무심하니

바로 우리 아파트 우리동,우리라인의 위층에서

불이 났더라

 

자다가 목이 말라 깬 고등학생 아들이

스파크가 일면서 불이나기 시작한 김치 냉장고를 보고

물을 부을까 하다가 ,얼른 119에 신고했단다

 

불은 순간적이고,

삽시간에 붙는다

 

그래도 빨리 달려와준 소방차로

불을 일찍 꺼 다행

 

 

지난주,손님 계실때 이런일 일어나지 않음이

어린아이가 있을때 일서나지 않음이 감사하다

연기가 위층으로 올라가 , 불이 난 1205호는 말할것도 없고

그 위층으로도 아직은 창문을 열고 사니~~집안에 그을림이 참 크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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