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짧은 짬들,

천사하야니 2017. 1. 20. 11:29

 

이른 새벽의 시간에도 벌써 눈발이 좀 날렸나 보다

우리동 아파트 출입문에도 하얗게 눈이 깔려있어 조심 스럽다

 

 

새벽 이른 시간에 눈이 펄펄 내렸다

교회 봉고에서 내려 아직도 어둑한 시간 이지만

곧장 집에 오기 아쉬워 이웃 사는 집사님과

동네 한 바뀌만 걷자고 한바퀴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에 눈발은 꽃송이처럼 휘날리고

눈 이 내려 제법 포근하고,눈도 쌓이기 전이라

아직 길도 미끄럽지 않다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 받는다

참말로 오랫만에 걸어보는 눈 내리는 길이다

그것도 새벽 눈길은 첨 걷는지도 모르겠다

 

 

짬,짬

 

동네 한바퀴 돌고 오니 아침 여섯시 삼십분이다

집에 들어오니 제법 춥다

물을 끓여 차를 타서,책상을 앉으니 옆집 현관문 소리가 난다

옳다구나.

바로 옆집 살아도 몇 주씩 얼굴도 못보고 지나가기도하고

어쩌다 죽이 만나면 밤늦거나,아무때라도 ,만날수 있는 사이다

 

파자마를 입고서 만나 따끈한 차를 한잔 한다

어제 구워 놓은 고구마도 한개 자르고,옆집 성자씨는

작은 하나봉 두개를 가져오니 훌륭한 티 타임이 시작 되었다

건너쪽 내실에 신랑은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고

옆집 신랑은 몇년 째 해외근무 중이다

그래서 월드컵 축구 땐 새벽에 전화가 와 보러 간적도 있다

한 동안 밀린 이야기

친구중 누가 대장암으로 투병

설 연휴때 가족들이랑 홋가이도 여행 계획을

부럽게 듣기도

일곱시 사십분에 성자 씨는 옆집으로 갔고,

나는 아침 식사 준비 시작했다

울 서방 우리들 두런거리는 소리 다 들렸다나

 

 

짬짬짬

 

눈이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 강추위가 밀려오면서

길바닥이 얼어 붙으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관리실 방송이 연달아 나온다

 

그래도 하루치 만큼의 운동량이 있는데 싶어 나가니

응달진 길이 아니래도 길은 꽁꽁 얼어 미끄럽다

어쩔까 하는데 윗층 준범이 엄마가 볼이 빨개서 지나간다

강아지 산책 시키고 들어오는 중인데 길이 굉장히 미끄러우니 조심 하세요

가뜩이나 골감소증인데 ㅡ에라 말자 간단히 마음을 접고 온다

준범이 엄마 우리집에 가서 차 한잔 하자니

자기네 집으로 가잔다

반년전에 멀리서 이곳으로 온 준범이네는

이사오기 전 오랫동안 집 수리를 하여 뭘 어떻게 고칠까 궁금도 했다

생글생글 인사도 잘하는 준범이 가족은 웃는 모습이 이쁘다

어디 집 모델하우스가 저럴까

구석구석 예쁘게 실용적으로 리모델링 되었는데

다 같은 평수,같은 구조의 집들이 왜 이렇게 다르게 보이나

아기자기한 소품과,그림들,성모상과 꽃

어디 카페에 들어온듯 집이 예쁘다

 

솜씨 좋게 개인 찻상에 요모조모 담아온 커피와

곶감,밀감 ,캔디ㅡ 리치라 이름 지어진 푸들이 온 집을 휘돌아 다니니 정신이 산만해진다

미리 딱 30분만 이런저런 이야기 합시다라고

나보다 십오년은 더 젊을 준범엄마랑은 대화의 폭이 좁다만

 

이제 우리 아파트에서 23년째 접어드니

그땐 삼십대 초중반 젊은이 였으나 지금은,오십대도 후반

내 위치가 서열상삼사번은 될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