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오래비네 집으로 ~~
주일 오후
날씨가 궂고 비가 질금 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네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 하늘은 어둑하고 금방이라도 컴컴한 밤이 될듯 하다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에 아침나절에도, 아니 점심 먹을때도 생각지 않던
먼길을 재촉해 나서게 되었다 ~~이른바 삶속에 돌발 나들이
전에 내 한번 가보니 비도 오는 날 휴일 오후에는 고속도로 상행선은 엄청 밀리더라는 말에
어느 도로가 덜 붐비고, 어느 길이 빠른지를 검색할 생각도 않고 나선다
무작정 떠나게 되고 ,이번에도 국도를 이용해서 가자고 하니
어느 길로 가게 되는지, 대충 머릿속에 생각만 하고 집을 나선다
내 차에서는 별 문제 없는 네비게이션을 신랑차에 옮겨 달기만 하면
가는 길 내내,몇 시간후에나 겨우 신호가 잡히니, 네비보다 길 이정표를 의지해야 한다
간혹 길을 잘못 들거나, 이정표가 여러 갈래로 어느 길이 가장 빠른길인지 몰라
돌아가거나, 다시 돌아가게 되더라도 나는 절대 쫑알 거리거나, 비아냥 거리면 안됀다
그것은 장거리, 먼거리를 운전할때면 절대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 아내 사랑큰
신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무엇보다 신랑이랑 함께 가는 길은 그저 즐겁지 않는가 말이다 ㅎ
구미에서 아산시 탕정 까지 ~~~십년 가까운 세월 ~그 다녀온 횟수가 스무번은 될터인데
가는 길이 자꾸만 더 생기고, 새로운 도로가 나며 도로가 좋아지니 거리는 갈때마다 가까워 지는듯 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상주, 문경을 거쳐 괴산으로 가는 국도를 가는데
나는 이렇게 가는 것이 더 먼거리 아닐까요 라니 ~~쉬엄쉬엄 가을 들길을 즐기라는 소리에
입을 다문다
황금 빛 너른 들녁은 가을 걷이가 끝난 곳도 있고, 스쳐가는 시골 집 사이로
가지가 휘도록 주홍빛 감들이 달린 감나무도 여럿 지나쳤다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차선 좁은 굽이 굽이 도로는 밝은 날이면, 참 아름 다웠을
가을의 정경이 펼쳐 질란지 몰라도 비 내리는 어두운 길은 볼곳도 없다
이 가을에,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서 고운 길이 아님이 되려 다행이라고도
어느틈에 승용차 안은 냉방에서 난방으로 바뀌고 따스한데
그제사 깨어난 네비게이션에서 남은 거리는 오륙십 킬로에 불과한데
가야 될 시간은 아직도 한시간 반이나 된다고 네비 여사의 소리가 들린다
차라리 대전정도까지는 고속도로로 오다가 유성쯤에서 내려 국도로 갔음
벌써 다가지는 않았을려나 ~~~
그러나 갔던 길 보다는, 가보지 않았던 길이 좋고 시간 급하게 쫒겨 가지 않아도 된다~~
간다고 미리 전화로 알렸고 비가 오니 조심해 오라고 ``저녁이야 늦게 먹어도 되니까 말이다
중간에 큰 올케에게서,또 여동생에게서 어디쯤이냐는 소리에
그래도 고속도로가 빠를텐데 `~~하는 말도 귓 등으로 들으며 우리는 이렇게
국도로 무조건 가는 길이 ~~`재미나기도 한다
괴산을 지나 오창 , 병천쪽으로 직진으로 가는 곳과 , 청주 죄회전 길이
비도 오고 어두워 보이질 않길래, 승용차 안에 두는 망원경을 꺼내
먼 거리 이정표를 보고 신랑에게 길을 지시하고~~우린 그것이 너무 재미있어 배를 잡고 웃었다
그렇게 그렇게 목천 아이씨까지 도착해서 ~~이곳은 이제 훤하게 잘 아는 동네지만
천안 외곽지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꾸 길이 바뀌니,네비가 그래도 젤 빠른 길을 알려줄꺼라고
아는 길 보다 네비게이션이 안내길을 가다보니 `얼씨구 빠른길이 아니고,
큰 도로 위주로 길을 안내 해 주어 ~~~되려 먼길 돌아 돌아 도착하게 되었다
소요시간 ``중간 휴게서 한번 쉬지 않고 왔음에도 세시간 15분
평소 고속도로 이용하여 휴게소서 커피 한잔 하고 와도 ```세시간도 안걸리는데
네게이션이 처음 알려주는 거리보다 40킬로나 더 돌아 온~`우리는 대체
어디에서 빙빙 돌다 왔을까나 ~~`*
**나중 집에서 보니``상주 보은을 거쳐 세종시에서 천안으로 가는 멋지고 좋은 국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는 그쪽 길로 가 봐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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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올케 언니 발목이 또 심상 찮다
전에도 몇번 다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다른 곳에
염증이 있어 까딱하면 아킬레스 건으로 옮겨 가면 더 힘들지 지니
운동 요법만으로 나을수 없길래 , 수술을 받아야 하고 한 주일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형제들 간의 여러 일들은 결정 되기전에, 우리 여자들이 다 금방 공유가 되고 만다
수술 날짜를 ,아버지 기일을 지나고 봉사 활동만 많이 하던 언니가
그 봉사 활동을 바탕이 되는 직장의 일을 휴가를 낼 시기에 맞춰 잡는다고 했다
수술은 작은 것이래도 그 당사자는 마취를 하고 , 수술을 받는것은 힘들터~`
형제자매들간의 위로가 크리란걸 알기에, 한번 가봐야 하지는 않을까 망설이는 중이었다
그러나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매일 오전 시간을 월, 수 요가,화요 중보 기도회, 목요 도서봉사,
금요일 저녁은 예배를 위해 집을 비울수 없고,그나마 토요일은 토요일대로, 이리저리 바쁘니
마음만 망설이는 중인데 , 아
큰 오래비 대학에서 사무처장으로 정년을 마친뒤 ~`제 3 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지역의 충남학 강사로, 또 대학에도 강의를 나가는
자랑스런 울 박사 오래비가 사는 곳의 복지관장으로 취임을 이미 했지만 ,
멋진 건물의 복지관으로 이전을 한 뒤 개관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이미 잡혀 있는 언니 수술은 개관식 오후로 미루었다고 한다
언니 수술도 위로할겸 , 겸사 겸사 오래비 집으로 한번 가 볼까요라고
신랑과 의논을 하니 당췌 시간 맞추기 어렵네
월요일에 교회 대 청소가 있고, 또 화요일엔 중보 기도회와 도서관 나들이가 겹쳤는데
수요일엔 남편의 동아리 연주가 두 곳이나 잡혀 있는데 ~~그러니 차라리 일요일 오후지만 갔다가
월요일에 내려오자 ~~~~요가도, 교회 청소도 다 빠지면 됀다 ``그러자
그렇게 해서 무작정, 돌발로 나서게 된 길이었다
다음날~
두 내외 너무 바빠 제대로 손 볼 사이 없어
잡초 풀들이 뒤 엉킨 사백여평 큰 오래비네 텃밭에는 한 골 남긴 고구마를
캐 가라고 하는데 잡초가 넘쳐 고구마 순이 자라지도 못해 한 포기에 한개도 없는것도 있고
또 한두개의 고구마만 달랑, 예전 같음 서너 바케스가 나올 수확량이 반 바케스 뿐이다
제법 많이 심어 놓은 들깻나무도 벨 시기가 이미 지나버려, 그냥 저렇게 두고만 있는 것을
시골 출신이라 낫질에 능한 울 서방이 나섰다~~~신랑이 대견하다
들깨를 베어 자리를 펴 나보고 막대기를 두드려 털어 보라고 한다
아 ~`이것은 내 평생 처음으로 해 보는 일이다 ~`나는 생소한 문장으로 이것은 깨를 찐다고 하네
마누라 들깨떨이를 울 서방이 재미삼아 인증샷을 남겼고~~이것을 바로 단체 카톡방으로 실시간으로 쏘다
내일 , 모레면 입원을 해야할것이고, 오래비도 개관 준비로 이르게 나가, 밤늦게 오니
일손 바쁠터 우리가 다 해 놓으려는데, 햇빛에 말린후에 털면 금방 잘 털어진다고 아침 먹으라고 부른다
큰 오래비네 집에 오면 정말이지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다
항상 맛난 먹꺼리로 대접해주고, 이것저것 또 챙겨 싸 주는것 좋아라 함은 따스한 사랑이다
맛 호박에, 다른 형제 반 밖에 못 주어 미안하다는 참깨에~`고구마에, 유정란 한판에 그러고도 이것저것에
텃밭이래도, 조금 짓는 농사래도 대 부분 형제자매들과 나눠 주는 것이 더 많고
그래도 자주 들락거리며 돕는것과 식구 많은 형제자매들을 더 많이 나눠주는 것이 당연할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