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러 가는 길에
추석을 한 주 앞둔 오늘 토요일은
많은 가정에서 ,.지역 어디나 벌초를 하러 가나보다
제때 하지 못해 풀이 무성한 산소로 둬서는 절대 안될 일이며
추석 성묘 전 가을이면 꼭 해야 될 후손의 의무 같은것이다
시부모님과 시조부모님을 모신 산소를 벌써 세해째 남편 혼자서 하고 있다
가까이 사시는 작은 아버님이 연로 하셔 체력이 떨어지기 전 까지 오랫동안 둘이서 했었다
멀리 있는 직장으로 바쁜 사촌 동생들은 한번도 부르지 않았고
자라던 아이들도 벌초한다고 데리고 가보지 않았으니 이다음엔 어떻게 될까 하는 염려도 없잖아 크다
올해도 남편이 지난주에 미리 가서 반 정도 해 놓았고 ㅡ난 교회 주방봉사 가느라, 빠졌는데 별 보탬 안된다-
또 수요일에 마무리 할 작정이다~~
선산이 가까운곳이니 다행이긴 하지만 장남이라고 남편 혼자만 다 해야한다는게 마음 쓰인다
우리 세대가 가고, 아이들 세대가 다 맡기 전에 윗 세대 분들과
우리들은 벌초를 하지 않아도 될 수목장등으로 확실하게 정리해 주어야 할것 같다
그러함에도 재작년 부터 울서방 친정부모님 벌초에도 자청하여 참석해준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가정에서 자란 남편이라서 벌초 같은 낫질,
조심해 다뤄야 할 예초기를 잘 다루고 일을 또 거의 완벽하게 해낸다
산소까지 가는 길이 좋으니 아내 가을 바람 쐬어 준다고 우스개로 말하지만
고마운 마음 이 크고, 또 형제 자매 만날 마음이 기다려 져서 그럴꺼디
나는 자꾸 이른다 ㅎㅎ 그냥 참석만 하고 일은 나서서 많이 하지 말라고 하며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친정 엄니 아부지 모신 선산에 다 도착한것은 정오 무렵이다
탕정사는 큰오래비 내외는 전날 잠오지 않는다고 밤 두시반에 출발하여
새벽에 도착하여 온천 갔다가 와 팔 걷어 부쳐서 제법 일 많이 해 놓은 상태라
제일 멀리서 서울서 오는 작은 오래비네도 이른 아침을 먹고 집 나섰다고.
온양에서 김밥을 말아온 여동생네랑 터미널에서 만나서 산골 길을 함께 왔고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나눠 먹을 점심 도시락을 요것조것 소박하게 싸가지고 갔다
남자들이 여럿이니 여자들은 감나무 잎 그늘에서 자리펴고 앉아 쉬며
풍성한 과일에,삶은 땅콩.케잌을 먹으며 ,먹는 점심은 참말로 맛있다
가을 소풍겸 ~~또 형제 자매 다 함께 모일 기회겸 ~~이야기 시간이 짧기만 하다
십이년,십일년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은 잠시 아련한 그리움으로 왔다가 사라진다
술을 따르고 절을 두번씩 몇번이나 하는 형제들 옆에서 우리부부는
힘든 세상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속으로 기도를 올린다
벌초는 생각 보다도 훨씬 빨리 끝났다
이곳까지 왔으니 이 곳의 볼꺼리 둘러 보고 가자고 하여 도란 도란 이야기하며
오늘 하루 참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아직 다 모이기 전이라서 산소 가기전 잠시 들렸다 간 곳 초간정 정자
이곳이 상수원 보호지역이라고 하나 지극한 가뭄 탓인가
초간정 정자 옆 으로 휘돌아 흐르는 계곡엔 물이 적고 ~~~
물 뱀 한마리가 유유히 헤험쳐 나와 물가로 오르는 것 보고 겁내어
정자 아래로 내려 갈 마음도 먹지 않았다
초간정
초간정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대동운부군옥』을 지은 초간 권문해(1534∼1591) 가 세운 것으로 심신을 수양하던 정자이다
경북 문화재 143호
용문사
용문사
신라 경문왕 10년(870)에 두운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보물과 국보로 지정된 윤장대등 있다
벌초를 마치고 인근의 유명한 유서 깊은 절 용문사에 들렀다
하늘은 맑고 도심속에 일교차로 다가오는 가을은 산사에 조금 더 일찍 찾아 왔나
단풍 색갈로 모든 잎새들이 물들기 시작 했다
터가 좋고 아름다운 깊은 산속엔 전부 사찰들이 있는가 보다
용문사를 담고 있는 제법 높을 산 속이 얼마나 아늑하고
숲과 나무들이 절 을 포근히 감싸고 있으며 깨끗한 공기
오래도록 , 자리 잡고 앉아 푹 쉬었다 오고 싶더라
그러나 다시 먼길 저물지 않게 가기위해 연신 시계를 보고
저녁을 먹기엔 너무 이르니 고만 용문사를 내려와 거기서 아쉬운 안녕을 했다
우리는 남쪽으로 나머지 세 가정은 또 북쪽을 향해 가야한다
우리는 아직도 시간은 널널하니 한군데 더 찍고 갑시다라고 의견이 모아지고
이차선 굽이굽이 돌아가는 한적한 도로 에서 승용차는 바쁠것 없이 느리게 달린다
길 양쪽 옆으로 어쩌다 집들이 보이고 들녁엔 벼들이 노랗게 여물어 가고 있다
병암정이 이곳에서 300미터 라는 이정표가 있고
영화 황진이의 촬영장소라는 추가설명도 겻들어 있다
영화를 보지도 않았지만 길에서도 멀지 않아 차른 오른쪽으로 돌려 가보니
세상에나 절벽위에 지은 오랜 정자가 참말로 고색스럽게 아름답다
영화 찍는 사람들은 시골 작은곳의 오래된 정자의
멋진곳들도 정말 잘도 찾아내는가 보다~~~~~사극을 찍으면
이 곳에서는 이 시대의 세월이 뵈지 않고 그 시대 속으로 빠져 갈 것이다
찾는이 적어 조용하고 한적한 병암정앞 벤취에 앉아 미지근해진 물에 탄 커피를 마신다
한여름 뜨거운 햇살 옅어져 계절 비껴간 정자 아래 작은 연못이 참 아기자기 하다
연꽃은 지고 말았고 누군가 꺾었는지 연밥 빈 대궁위에는
고추잠자리만 무수하게 앉았다가 날아다니드라
병암정
병암정 정자
경북 예천군 용문면 성현리 93
일제강점기에 예천지역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권원하(權元河)와 관련이 있는 건물이다.
특히 병암정은 19세기 후반의 구조양식과 평면 형식 등을 잘 지니고 있으며,
정자 건축의 기능에 적합한 입지 조건은 물론 바위,연못,석가산 등의 전
통 조경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있어 조경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이다